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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에너지 이야기

화성,
인류의 제2의 고향이
될 수 있을까?

영화 ‘마션’을 통해 보는 화성 개척
지난해 11월 26일 오후 3시, 미항공우주국 NASA 의제트추진연구소 JPL 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막 화성 지표에 안착한 인사이트 InSight 가 ‘삐~’ 하는 신호음을 보내왔던 것이다.
화성 지표를 향한 하강을 시작해 착륙하기까지 통신이 두절되는 ‘공포의 7분’을 무사히 넘기고 착륙에 성공했다는 신호음이었다.

이광식(과학 칼럼니스트)

감독 : 리들리 스콧
주연 :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개봉 : 2015년 10월
장르 : 모험, 드라마, SF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인사이트는 이전의 화성 착륙선들과는 달리 화성의 지표가 아니라 지각 구조 및 열분포 등 화성의 ‘내부’ 탐사에 주력하도록 제작된 것으로, 지구 외의 행성으로서는 최초로 화성 지하의 핵과 맨틀, 지각을 측정하며 태양계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실마 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2년간 실행될 인사이트 미션은 화성이 과연 인류가 살 만한 새 터전이 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화성 탐사의 최대 화두는?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나라는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 유럽 우주국, 인도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지금까지 화성 표면에 내려앉은 탐사 로봇만 하더라도 10여 기가 훌쩍 넘는다. 세계는 왜 이처럼 화성 탐사에 열을 올리는 걸까? 그것은 태양계 내에서 인류가 개척할 수 있는 천체로 화성이 가장 유력하기 때문이다. 지구처럼 암석형 행성인 화성은 바로 이웃 행성인데다 자전축 기울기가 25.2도로 지구의 23.5도와 비슷해 지구처럼 사계절이 있다. 화성의 1년 길이, 곧 공전주기는 687일이며, 화성의 태양일(sol)은 지구보다 약간 길어서 24시간 40분이다. 이처럼 화성은 여러 모로 지구와 많이 닮았지만, 지름이 지구의 반 남짓해서 중력이 지구의 40%밖에 안된다.
이 곳 에 선 모 든 것 이 내 가 최 초 이 다 .
내 발 길 이 닿 는 모 든 곳 이 최 초 가 된 다 .
4 5 억 년 동 안 에 이 곳 은 아 무 도 없 었 지 만 , 지 금 은 내 가 있 다 .
화성 지표에 물이 없이 건조하고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에 불과한 것은 대체로 약한 중력 때문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고대로부터 현대에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20세기 초에는 화성에 지성체가 살고 있다는 믿음이 광범하게 퍼져 화성인 색출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며, 그 열풍이 허망하게 스러지자 이번에는 미생물이 살고 있을 거라고 믿는 일군의 과학자들이 화성 미생물 찾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열기는 아직까지 이어져, 화성 프로젝트의 최대 목적이 화성 미생물 찾기가 되고 있다. 과연 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거나 과거 살았 을까? 이는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지만,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들고자 하는 인류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로, 누군가 화성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과학사 최대의 발견이될 것은 명백하다. 반대로 그 부재가 증명되더라도 마찬가지 다. 어느 쪽이든 인류의 지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영화 <마션>, ‘화성 개척’의 프롤로그일까?

NASA를 비롯한 각국의 우주기구들이 제2의 지구, 곧 슈퍼 지구를 찾기 위해 나선 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났으며, 지금까지 3,800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등 나름의 성과도 올리고 있다. 인류가 지구에서 영원히 살 수 없으리란 사실은 명백하며, 언젠가 지구를 떠나 제2의 고향에 삶의 뿌리를 내릴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지금도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지구 환경이 급격히 파괴되고 있으며, 지구 종말론이 수시로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2의 지구 찾기 역시 인류의 이러한 위기의식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션 Martian ’ 같은 SF 영화가 크게 관심을 끄는 것은 ‘제2의 지구’ 찾기와 무관하지 않다. NASA의 자문을 받아 만들어진 이 영화는 모래 폭풍으로 인해 화성에 홀로 남겨진 한 괴짜 과학자의 화성 생존 분투기를 그린 것이다. NASA 아레스 3탐사대에 속한 마크 와트니(맷 데이 먼)는 동료들과 함께 화성 탐사의 임무를 띠고 화성에 착륙하지만, 탐사 도중 모래 폭풍으로 인해 팀원들과 떨어져 고립되고 만다. 마크와의 통신이 끊기자 동료들은 그가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화성을 떠난다. 그러나 지구로 돌아오는 도중 마크가 극적으로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크를 구조하기 위해 우주선은 지구를 도는 중력도움 항법 fly by 으로 다시 화성으로 향하는 절체절명의 어드벤처를 감행한다. 한편, 마크는 산소 호흡기와 기지 둘 중 하나라도 고장나면 죽음에 이르는 극한상황에서 남은 식량이라곤 한 달치뿐이다. 마크는 식물학자로서의 전공을 살려 화성 땅에 감자를 재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며 지구 귀환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생환한다는 얘기다. 화성에서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과학적인 사실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는 이영화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이 식물재배와 물의 재활용이다.
마크는 화성의 소금물 얼음을 녹여 여과장치를 통해 물을 얻고, 온실을 만든 후 화성의 흙, 배설물 등을 이용해 감자를 키운다. 이런 경작 방식으로 그는 감자를 먹으며 1년 이상 화성에 머무를 수 있었다. 마크가 화성의 토양을 농사짓기에 적합한 토질로 개량하는 것은 일종의 테라포밍이라 할 수 있다.
어 디 서 든 농 작 물 을 재 배 하 면
공 식 적 으 로 그 곳 을 ‘ 점 령 하 게 ’ 되 는 것 이 다 .
그 러 니 엄 밀 히 말 해
나 는 화 성 을 점 령 했 다

지구를 뜻하는 단어인 ‘테라 terra ’에 ‘만들다’라는 의미의 ‘포밍 forming ’이 합쳐진 신조어인 테라포밍은 다른 천체 환경을 지구의 대기 및 온도, 생태계와 비슷하게 바꾸어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말하는데, 지구화 地球化 또는 행성 개조라 하기도 한다. 인류가 화성에 정착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산소가 거의 없는 화성 대기에 산소를 공급해 숨쉴 수 있는 공기를 만드는 것, 암을 유발하는 강력한 우주선 宇宙線 을 막아줄 기지 건설, 에너지와 물의 확보 등을 들 수있다. 다행히 화성은 물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물은 액체 상태가 아니라 지하나 지표에 얼음상태로 존재한 다. 현재 화성의 지표는 춥고 건조하지만, 수십억 년 전 많은 강과 호수, 그리고 바다가 존재했던 증거를 수없이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45억 년 전 화성은 지표를 20% 뒤덮을 만큼 많은 물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며, 그 87%는 우주로 증발했지만, 아직도 화성 지각 아래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물을 이용해 산소와 수소를 얻고, 미생물과 식물을 키워 화성의 환경을 바꾼다는 테라포밍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수백 년 내지 1천년의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있다.

인간- ‘다행성 종족’이 될 수 있을까?

에너지 문제 역시 극복하기 힘든 난관이다. 화성에서 식물 재배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빛을 얻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화성이 지구보다 태양에서 1.5배나 더 멀고, 표면의 빛의 세기가 지구의 6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균기온 영하 63°C인 화성에서 절대 부족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구로부터 많은 소형 원자로를 가져갈 뿐 아니라, 대형 솔라 세일 solar sail 을 설치해 태양 에너지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이 솔라 세일은 극도로 얇은 알루미늄 막으로, 대각선 길이가 약 240km 에 이르는 초대형 거울 같은 것이다. 이런 것을 제작해 화성의 정지 궤도에 띄우고 태양빛을 반사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단계에서는 거의 SF 공상소설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인류의 과학이 앞으로 발달하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어쨌든 화성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으 며,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사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같은 CEO는 “인간을 다행성 종족 multi-planetary species 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2024년까지 화성에 지구인 정착촌을 세운다는 당찬 야심을 공표했다. 이 회사는 최근 야심차게 발표했던 우주 여행선 ‘스타십 Starship ’의 시제기를 내달 안에 발사대에 올릴 계획이다. NASA 역시 2035년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낼 계획으로 2021년 승무원을 태운 우주선 오리온을 시험비행해본 뒤, 오는 2030년쯤에 본격적인 화성 탐사에 투입할 예정이다.
인류의 화성 정착촌은 이제 공상을 넘어 현실로 성큼 다가선 단계이며, 머지않아 우리는 화성과 지구 행성을 오가는 우주선 행렬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화성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다음과 같은 당부일 것이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화성은 화성인의 것이다.
그것이 비록 미생물에 불과한 것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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