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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렸다

안동 봄맞이 여행
겨울은 여러 곳에 숨어 있다. 마음속에 계절 속에 그리고 또 다른 곳에도…
누군가 내 곁에 와서 등을 쓰담쓰담 하자 마음에 봄이 깃든다.
삭막한 겨울 대지에 새소리 들리자 계절에 봄이 기댄다.
봄을 기다렸다. 안동에 기다리던 봄이 왔다.

글.사진 임운석(여행작가)


서원 건축의 정수를 만나다

안동을 정신문화의 수도라 일컫는다. 조선 건국과 통치의 근간이었던 성리학을 꽃피웠기 때문이다. 안동에는 조선시대 영남학파의 거목 퇴계 이황(1501~1570)과 제자 서애 류성룡 (1542~1607)을 배향하는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이 있다. 그중 병산서원은 서원 건축의 정수로 꼽힌다.

원래 풍악 서당으로 문을 연 병산서원은 서당이 있던 자리가 풍산 읍내 길가였던 터라 공부하기에 적당하지 않았다. 이런 연유로 1572년(선조 5)에 서애 류성룡에 의해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이후 임진왜란 통에 완전히 소실됐다가 1614년(광 해군 6)에 서애 류성룡의 위패를 모시면서 병산서원으로 거듭났다. 조정으로부터 위패를 받은 것은 1863년(철종 14)에 이르러서다.
병산서원을 서원 건축의 으뜸으로 꼽는 이유는 자연과 어우 러진 건축미에 있다. 서원의 정문인 복례문을 지나면 작은 연못이 있고 그 뒤로 7칸의 만대루가 위엄 있게 서 있다. 채색하지 않은 나무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만대루 아래 통로 에서 시선을 들면 화산을 등지고 있는 입교당과 서재, 동재가 보인다. 통로가 낮은 탓에 자연스럽게 머리를 숙여 들게 된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점검하라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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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서원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병산서원의 경내 절경
‘가르침을 바로 세운다’라는 뜻을 가진 입교당은 서원의 핵심 건물로서 강당 역할을 한다. 서원의 전체 규모를 고려해 아담 하게 지어졌다. 서재와 동재는 유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 건물이다. 좌우에 자리해 안정감을 더했다.

병산서원에서 꼭 챙겨 봐야 할 게 있다면 만대루와 입교당에서 보는 풍경일 것이다. 우선 만대루는 정갈하다 못해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정제미가 으뜸이고, 입교당에서 보는 만대루의 풍경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뤄 걸작으로 평가한 다. 특히 만대루 누마루에 반듯하게 서 있는 기둥들은 선비들이 꿈꾸던 이상 세계를 표현한 듯 맑고 깨끗하기 그지없 다. 7칸 기둥 사이로 드러난 풍경은 산수화를 그려놓은 병풍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음에 흡족히 담기는 까닭도 그에 있다. 유구한 강물과 너른 백사장, 그리고 시원스레 펼쳐진 병산이라니, 마치 작가의 의도가 철저히 계산된 작품을 보는 것 같다.

봄이 깃든 안동 하회마을

‘강물이 휘감아 돈다’라는 뜻의 하회 마을은 병산서원을 감싼 화산 자락에 위치한다. 조선시대 유학자인 겸암 류운룡 (1539~1601)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이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마을에 들면 정겨운 초가 뒤로 단아한 귀부인과 같은 기와집들이 자리한다. 테마파크처럼 꾸며진 민속촌이 아니라 실제로 후손들이 거주하는 마을이어서 온기가 느껴진다. 조붓한 마을 길을 걷노라면 고택에서 옛이야 기가 흘러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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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만송정에서 바라본 부용대
고택들 가운데 풍산 류 씨의 대종가인 ‘양진당(보물 제306 호)’은 조선 명종 때 관찰사를 지낸 입암 류중영(1515~1573)과 그의 맏아들 겸암 류운룡이 살던 집이다. 류중영의 호를 따서 입암 고택이라 부르기도 한다. 원래는 99칸의 저택이었으나 현재는 53칸만 남아 있다. 서애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 (보물 제414호)’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 문하생과 자손들이 지은 집이다. 충효당 내에는 서애의 저서와 유품을 전시한 영모각이 있다. 임진왜란의 상황을 기록한 《징비록》이 볼만 하다. 바깥마당에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방문을 기념해 심은 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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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봄을 맞아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만송정 숲(천연기념물 제473호)은 깎아지른 절벽인 부용대와 마주한다. 숲을 조성한 이는 겸암 류운용으로 소나무 1만 그루를 심었다고 전한다. 현재의 숲은 1906년에 다시 심은 것이다. 만송정 맞은편에 있는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강물이 마을을 휘감아 도는 모습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초가와 기와집들이 조선시대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부용대 가는 길목에 옥연정사가 있다. 서애가 노후에 한가로이 지내면서 학문을 익히기 위해 세우려 했으나 재력이 부족해 지인의 도움으로 완성한 곳이다. 산 중턱에 자리하지만 터가 넓고 평탄해 한옥의 멋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늦은 밤 시간의 운치도 좋지만 이른 아침에 맞이하는 하회 마을 풍광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평안함을 선사한다. 그러니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예약부터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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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만송정 숲은 하회 마을에서 으뜸가는 풍경이다.

달빛을 친구삼아 걷고 싶은 곳

안동호에 담겼던 물이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물길에 월영교가 있다. 387m의 이 다리는 ‘달이 비치는 다리’라는 뜻을 가졌다.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교로도 유명하다. 다리 한가운데에 있는 월영정은 무더운 여름날 쉬어가기도 좋지만 사진 마니아들에게는 야경 사진을 촬영하는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다리를 건너면 안동댐 민속 경관지로 연결된다. 교각에 분수를 설치해 여름에 더위를 식혀준다. 월영교는 원래 주간에는 외지인들이, 야간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았다. 그러던 것이 월영교 야경이 SNS를 통해 소개되면서 야간에도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특히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달 구경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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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옥연정사의 운치있는 한옥의 미
    06 물이 있어 더욱 시원한 월영교의 낮풍경

이맘때 월영교 주변에는 벚꽃이 만발해 꽃 대궐을 이룬다. 연초록색의 새순과 하양과 연분홍의 꽃들이 팝콘처럼 톡톡 터지는데 강물과 어우러져 환상적이다.

월영교 건너 민속 경관지에는 안동댐이 건설되면서 수몰 위기에 놓였던 민속자료와 문화재 등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월영교 가까운 곳에 안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헛제사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과 안동시립민속박물관, 이육사 시비, 안동공예문화전시관, 안동물문화관, 석빙고 등이 있고, 2km 못미처 안동고성 이씨 탑동피종택과 법흥사지 칠층석탑, 임청각과 군자정이 있다.


Travel Information 여 행 정 보
내비게이션 정보
병산서원(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길 386) → 하회 마을(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 월영교(경북 안동시 상아동 569)
여행 팁
안동 낙동강변 벚꽃축제가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10일간 열린다.
낙동강변 벚꽃길은 매년 봄이 되면 수령 50년이 넘는 우리나라 고유 품종인 왕벚꽃나무 290여 그루가 만개해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문의
안동관광정보센터 054-856-3013
경북종합관광안내소 054-852-6800
한국남부발전 안동발전본부
사우가 추천하는 맛집
옥동에 위치한 청포도는 안동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안동간고등어를 맛볼수 있는 곳이다. 보리밥 한 숟갈에 노릇노릇 고소하게 구워진 간고등어 하나 올리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와 나물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전과 수육도 이 집의 자랑거리. 막걸리 안주로 딱 맞다. 간고등 어정식 10,000원, 보리밥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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