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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있는 게임기와
개편한 클라우드 사이에서

CLOUD GAME
백미러에 스마트폰 게임에 정신없는 아이의 모습이 잡힌다. 밥상머리에서도 게임만 하던 게 생각나자 한숨이 나온다.
그렇다고 무조건 하지 말라면 반발할게 뻔하니 돌려 말해 본다. “그렇게 게임만 하면 데이터 금방 닳지 않아?
요금 많이 나오면 네 용돈에서 제할 거야!” 아이는 별다른 동요 없이 답한다.
“뭐 그러시던가요. 근데 게임은 데이터 별로 안 닳는 거 같던데...”

박종훈(칼럼니스트)


어느 쪽이 맞을까? 아이의 느낌이 맞다. 아무리 그래픽이 화려하고 복잡해 보이는 게임이라도 데이터 소모량은 많지 않다.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 게임이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PC로 리그오브레전드 LOL 나 오버워치 같은 게임을 해도 데이터 소모량은 많지 않다. 대신 게임은 설치 파일, 혹은 클라이언트 파일의 용량이 크다. PC로 리니지 게임을 하려면 11기가바이트 GB 가 넘는 파일을 설치하고, 업데이트 때마다 추가 파일을 설치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리지니M을 하려면 2GB의 설치 파일을 다운받아야 한다. 이렇게 큰 파일이 나의 PC와 스마트폰에서 돌아가니 실제 인터넷을 통해 오가는 데이터의 양은 많지 않다. 내 캐릭터의 좌표 변화 값과 동작 입력값을 게임회사의 서버에 전달하고, 그 결괏값을 받아 다시 PC와 스마트폰이 보여주면 되기 때문이다.

데이터 소모가 적은 대신 게임을 돌리느라 열심히 일하는 PC와 스마트폰은 금세 뜨거워지고 배터리는 빠르게 소진된다. 우리가 PC나 스마트폰 혹은 다른 형태의 컴퓨팅 기기를 통해 이용하는 서비스와 콘텐츠가 구동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다. ①모든 것이 내가 소유한 기기 안에서 구동되는 방식, 반대로 ②다른 곳에 있는 기기에서 모든 것이 구동되고 나의 기기는 결과만 전달받는 방식, 그리고 ③나의 기기와 다른 곳에 있는 기기가 컴퓨팅 자원을 적절히 분배하여 구동하는 방식이 있다.


스탠드얼론과 클라우드

①의 방식을 ‘스탠드얼론 standalone ’이라 하는데, 외부와 연결 없이 독립적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②와 ③은 내 기기와 네트워크로 연결된 외부의 기기를 상정하는데, 외부의 기기가 일을 더 많이 하는 점은 동일하지만, 나의 기기가 얼마나 많이 도와주느냐로 구분하는 것이다. ②와 ③의 방식을 통상 ‘서버-클라이언트 server-client ’ 또는 ‘마스터-슬레이브 master-slave ’ 환경이라고 한다. 여기서 나의 기기는 ‘클라이언트’ 혹은 ‘슬레이브’가 된다.

모순되는 것 같지만, 클라이언트는 원격지의 하인이 보내준 걸 받는 손님으로 본 표현이고, 슬레이브는 원격지의 주인님이 하사하신 걸 받는 노예로 본 표현이다.
클라이언트는 터미널 terminal (단말기) 혹은 엣지 edge (가장자리)라고도 부른다. 거미줄처럼 생긴 통신망의 중앙에 서버가 있고, 그망의 끝 혹은 가장자리에 수많은 단말기가 붙어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가 갈 것이다. 수년 전부터 친숙해진 클라우드 cloud 란 말은 원격지, 특히 내부망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연결된 컴퓨터가 대부분의 일을 하는 ②의 방식이다. 우리는 앱을 통해 클라우드에서 보내주는 데이터를 보기만 하면 된다. 한편 최근 등장한 ‘엣지 컴퓨팅’이라는 말은 고생하는 클라우드의 힘을 덜어주자는 ③의 방식이다. 가령 스마트폰이 PC 뺨칠 만큼 사양이 좋아지고 있으니, 스마트폰으로 더 많은 것을 처리하려는 시도다.


차세대 게임 콘솔과 클라우드 게임

지난 6월 중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E3’가 열렸다. 올해 E3의 키워드는 ‘차세대 콘솔’과 ‘클라우드 게임’이었다. 차세대 콘솔이란 2020년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발매 예정인 ‘9세대’ 콘솔을 말한다. 콘솔은 오직 게임을 위해 기능을 최적화한 컴퓨터를 말한다. 그래서 모양이 PC와 달리 좀 엣지있게 생겼다. 콘솔은 혁신적 기술이 수용될 때마다 세대 구분을 한다. 1972년 최초의 콘솔인 ‘마그나복스 오디세이’가 등장한 이래 2세대 콘솔 ‘아타리 2600’, 3세대 ‘NES’, 4세대 ‘게임보이’를 거쳐 1994년 5세대 콘솔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PS ’이, 2001년에 6세대 콘솔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Xbox ’가 등장했다. PS와 엑박의 최근 버전이 8세대 콘솔이다. 콘솔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수입 관세가 높아 우리나라에서는 있는 집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신기한 게임기였지만,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지금껏 가장 대중적인 게임 기기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을 원격지의 서버에 저장해 두고, 게임 이용을 요구하는 단말기에 즉각적으로 스트리밍해주는 게임 서비스를 말한다. 여기서 키워드는 ‘스트리밍’이다. 기본 작동방식은 이렇다. 게이머가 서비스에 접속하면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이 돌아가고, 이 게임 화면을 ‘촬영하여’ 인코딩 과정을 거친 후 인터넷으로 전송하면, 게이머의 단말기가 이를 받아 디코딩하여 ‘재생’한다. 게이머가 단말기에 연결된 입력장치(조이스틱, 키보드 등)로 게임 조작 신호를 입력하면 인터넷을 통해 서버에 전달되고, 클라우드에서는 입력 신호가 반영된 게임 화면을 다시 촬영하여 단말기로 스트리밍해준다. 게임을 하는 것 같지만, 기술적으로는 실시간 게임 중계방송을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클라우드 게임의 장점은 게임 연산을 모두 서버가 처리하므로 단말기의 성능이 낮아도 된다는 것이다. 가령 배틀그라운드(배그) 게임을 콘솔로 하려면 8세대 콘솔이 필요하다. PC로 하려면 소위 ‘배그 권장 사양’의 PC, 쉽게 말해 꽤 비싼 PC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배그가 클라우드 게임으로 서비스된다면, 그저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고 스트리밍 비디오를 재생할 수 있을 정도의 콘솔, PC, 스마트폰, 스마트 TV만 있으면 된다. 클라우드 게임의 단점은 ‘표시지연’이다. 게임 플레이를 촬영하여 스트리밍하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게이머가 입력한 조작 신호가 화면에 바로 반영되지 않고 ‘지연시간’이 생긴다. 이는 빠른 반응속도가 중요한 대전형 격투 게임이나 1인칭 슈팅 FPS 게임에서 특히 치명적인 문제다. ‘표시지연’은 네트워크의 ‘전송지연’, 서버의 ‘처리 지연’ 등 여러 요소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복잡한 조작과 화려한 그래픽을 선호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그래서 클라우드 게임에 부정적이다.


엣지 있게 즐길까, 편하게 즐길까

클 라 우 드   게 임 의   장 점 은   게 임   연 산 을
모 두   서 버 가   처 리 하 므 로   단 말 기 의
성 능 이   낮 아 도   된 다 는   것 이 다 .

클라우드 게임은 올해 3월 구글이 ‘게임개발자컨퍼런스 GDC ’ 행사에서 ‘스태디아 Stadia ’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공개하며 갑자기 화제가 되었다. 사실 클라우드 게임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일찍이 2001년 E3에서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이 발표되었고, 본격 개발은 2000년대 후반에 시작되었으며, 현재 약 20개 안팎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운영 중이다.

서비스 시작 10여 년이 넘도록 아직 성과를 거둔 곳이 없음에도 새삼 클라우드 게임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기술적 면에선 구글이 한다는 점, 그리고 5G라는 새로운 통신환경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표시지연의 원인 중 하나인 전송지연의 문제는 초고속 5G 통신망이 보편화되면 이론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 구글은 오랫동안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왔기 때문에 서버의 스트리밍 처리지연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업계의 입장변화도 있다. 업계는 그간 클라우드 게임에 회의적이었으나 모바일 게임의 비중이 점점 커지며 상황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100만 원이 넘는 스마트폰은 구매하고 싶어 하고 매달 몇 만원의 통신요금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혹은 그래서) 고사양 PC나 콘솔의 구매는 주저한다(혹은 살 돈이 없다). 콘솔과 PC용으로 화려한 게임을 제작하던 업체들의 대응 전략은 우선 모바일 버전을 만드는 것이다. 다음은 오래된 콘솔과 PC, 구식 스마트폰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클라우드 게임이다.

마이크로소프트 MS 는 올해 E3에서 ‘x클라우드’라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와 9세대 콘솔인 ‘스칼렛 Scarlett ’을 함께 공개 했다. 스칼렛은 8세대 콘솔보다 성능이 4배 뛰어나고, 스칼렛용 게임의 제작비는 지금보다 3배가 더 들 것이라 한다. MS는 하드코어 게이머를 위해선 엣지 있는 차세대 콘솔을, 그저 동영상을 보듯 아무 때나 게임을 즐기고 싶은 소프트 게이머를 위해선 클라우드 게임을 준비한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만약 자녀가 스트리밍 게임에 여념이 없다면? 그땐 ‘너, 그러다 데이터 요금 많이 나온다’고 협박해도 된다. 지금은 틀리지만, 그때는 맞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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