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Jul. Aug Vol.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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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Jul. Aug Vol.118

남제주빛드림본부가 있는 곳, 제주 서귀포 안덕면 화순리. 화순리는 금모래해변을 품고 산방산 인근에 자리해 ‘제주스러움’이 배가되는 동네다. 조용하지만 제주만의 멋이 묻어나는 그래서 더 정겨운 화순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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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되 정겨운 마을

제주 화순리

Write. 최선주 Photograph. 정우철
Video. 고인순 Illust. 청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후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남제주빛드림본부가 있는 곳, 제주 서귀포 안덕면 화순리. 화순리는 금모래해변을 품고 산방산 인근에 자리해 ‘제주스러움’이 배가되는 동네다. 조용하지만 제주만의 멋이 묻어나는 그래서 더 정겨운 화순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서귀포의 작은 마을

제주시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화순리. 서쪽에는 사계리와 덕수리, 동쪽에는 감산리, 북쪽으로는 상창리, 서광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남쪽은 남해와 접하고 있다.

특히 화순리는 서쪽으로 산방산, 동쪽으로 월라봉 사이 해발 10~80m에 있어 북쪽은 높고 남쪽은 낮은 남북고형(南北固形)을 이룬다. 또한 북쪽은 잡목이 우거진 ‘곶’으로 되어 있고, 동서는 폭이 좁고 남북이 긴 형태로 마을에는 처남동산, 신산동산, 썩은다리동산 등 크고 작은 동산이 많아 굴곡을 형성한다.

곳곳에 솟는 용천수 덕분에 그 주변으로 취락이 형성되었고, 서쪽에 자리한 산방산은 마을을 수호신처럼 감싸고 있다. 이렇듯 화순리는 낮은 돌담과 구옥들이 금모래해변, 산방산과 어우러져 제주스러움이 더욱 묻어난다.

식당을 비롯한 상가들 역시 튀지 않고 화순리스럽다. 특히 화순리 사거리를 기준으로 드문드문 있는 식당에서는 보말국, 갈치조림 등 제주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제주의 밥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다. 외관은 소박해보여도 대부분이 이 동네에 터를 잡고 오래도록 장사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역사 깊은 화순리

화순리 돌담은 제주스러움을 배가시킨다.

화순리는 지리적으로는 제주를 느끼기에 좋으면서도 역사 또한 깊어 마을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 꽤나 흥미롭다. 이 동네의 옛 이름은 벗내와 골물. 즉 골물과 벗내 지역에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광해군 원년(1609)에 창녕 성씨 성은진이 처음 이 마을에 들어와 살았다. 세월이 흘러 1715년, 3월. 본관이 충주인 지웅해가 서동 만주왓, 지금의 화순리 1854번지에 입촌했고 강씨, 고씨, 이씨, 김씨 등이 들어와 살면서 마을은 커지게 되었다.

1840년대 들어서는 옛 이름인 벗내와 골물을 통합해 화순리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현재 화순리는 본동과 곤물동 2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본동은 알동네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서쪽에는 녹남물과 서약물이 있으며 남쪽에는 하강물과 소금고랑모살(소금막)이 있다. 곤물동의 이름은 두 가지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동네 가운데에 샘물이 흐른다 하여 ‘고을물동네’로 불렀다는 설과 동네가 형성되기 전, 곶자왈 가운데서 샘물이 흘렀기 때문에 ‘곶물동네’라 하였다는 설이다.

산방산 인근에 있는 화순리의 모습

화순리의 풍경은 꽤나 정겹다.

정겨운 구옥이 있는 화순리. 초록의 자연과 바다의 조화가 아름답다.

화순리 바다와 어우러진 남제주빛드림본부

옛 이름인 벗내와 골물을 통합해 화순리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현재 화순리는 본동과 곤물동 2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올레9코스의 종점, 화순금모래해변 올레10코스의 시작, 화순항

남제주빛드림본부에서도 멀지않은 화순금모래해변은 용천수와 바닷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보통의 바다 모래와는 다르게 금빛 모래가 많다고해서 화순금모래해변으로 이름 붙여졌다. 더욱이 올레9코스의 종점이어서 이용객들이 많고, 바닷가에서 샘솟는 용천수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드물게 담수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화순금모래해변과 이웃으로 있는 화순항은 올레10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수심이 깊고 바다가 잔잔한 편이어서 옛날부터 항만적인 여건이 좋기로 소문이 났다.

특히 제주 인근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되면 조업을 하던 어선들이 화순항으로 피항을 오기도 하는데, 태풍 부는 날 화순항 앞바다는 피항 온 여러 척의 배들로 장관을 이룬다.

올레길의 표식

화순금모래해변의 모래는 금빛이다.

소금을 만들었던 동네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은 바닷물을 이용해 소금을 만들어 자급자족하며 살았다. 화순리에도 소금을 만들었던 곳이 있다. 바로 화순리 소금막이다. 찾는 게 조금 헷갈리지만 조금만 세심히 바라본다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화순금모래해변 인근에 바위로 둘러싸인 지형이 소금막이다. 화순리 사람들은 이 바위 사이 움푹 들어간 부분에 막을 쳐서 바닷물을 이용해 소금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소금을 만들지는 않지만 소금막은 화순금모래해변, 산방산, 화순항과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워 화순리의 숨은 비경으로 손꼽힌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비경 덕분인지 소금막 인근에서 캠핑을 하며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다. 한적한 곳을 찾아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라고 한다.

소금막터가 보이는 화순금모래해변

화순항으로 들어오는 배

화순리 사람들

부키니스트북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로 67

서점을 소개해주세요. 더리트리브라는 카페 안에 빈티지숍, 사진관, 식당, 서점이 있습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에요. 그 안의 서점이 부키니스트북스인데요. 도서, 헌책, 포스터를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서점을 시작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부산에서 회사생활을 오래하다가 친하게 지내던 카페 사장님의 권유로 내려오게 되었는데요. 스트레스 덜 받고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자 시작했습니다. 오픈한지는 2년 되었어요. 화순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조용하면서도 인프라도 적당히 있어요. 너무 관광지 같지도 않고, 복잡하지 않은 매력이 좋더라고요. 앞으로의 바람은요? 서점의 책을 제 취향으로 바꾸는 중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책을 많이 들여다 놓고 재미있게 운영하고 싶어요.

초밥충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로 65

식당을 소개해주세요. 오시는 분들이 음식만 드시고 가시는 게 아니라 힐링하면서 충전을 하고 가는 곳이었으면 해서 가게 이름을 초밥충전이라고 지었습니다. 대표메뉴는 무엇인가요? 대표메뉴는 오마카세, 숙성회, 롤입니다. 미국에서 20년 넘게 초밥만 하다가 한국에 오니 롤이 ‘싼 김밥’이라는 인식이 강하더라고요. 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화순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주변 게스트하우스, 식당, 커피숍 사장님들이 가게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손님들도 한 번 오시면 꾸준히 들러주세요. 정겨운 동네입니다. 앞으로의 바람은요? 초밥충전에 오시는 손님들을 가족처럼 언제나 웃으며 맞이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화순별곡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해안로 62

카페를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브루잉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입니다. 구옥을 개조해서 카페를 오픈했는데요. 제주 분들은 할머니 집 같다고 좋아하시고, 여행오시는 분들은 편안하고 독특한 느낌을 좋아하시더라고요. 카페를 오픈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 커피 일만 10년 정도했는데요.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었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작년 12월 말에 오픈을 했습니다. 화순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화순리에 쭉 살았어요. 마을 자체가 아늑하고 아름답죠. 살고 계신 분들도 마음씨가 정말 좋으세요. 항상 응원해주시고, 정이 느껴져요. 앞으로의 바람은요? 찾는 분들이 ‘나만의 아지트’라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손님들, 이웃들, 소상공인 여러분들…. 이 관계 속에서 선순환의 지점이 되는 공간이길 바랍니다. 꾸준히 말이죠.

란나선물가게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로 230

가게를 소개해주세요. 여행을 다니면서 소품을 보는 걸 좋아했어요. 1년 동안 치앙마이에 살았었는데 다닌 곳이 다 소품가게 더라고요. 그래서 오픈했습니다. 소품을 직접 만드시나요? 마크라메나 실뜨기를 좋아해서 많이 했는데,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 좋은 기회로 핸드메이드 하시는 작가 분들과 연결이 되었어요. 그때부터 제 스타일로 소품을 만드는 작가님들이랑 인연을 맺어 소품을 들여오고 있습니다. 화순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주변에 산방산도 있고 화순금모래해변도 너무 예뻐요. 살고 있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곳이에요. 앞으로의 바람은요? 선물가게를 운영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껴요. 앞으로는 손님들이 원하시는 걸로 많이 채우려고 합니다. 꾸준히 오는 분들과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며 행복하게 운영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