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Nov. Dec Vol.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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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Nov. Dec Vol.120

유구한 역사가 깃든 길 위에 예술과 문화가 구석구석 깃들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온기가 더해져 활력 넘치는 풍경을 자아낸다. 안동빛드림본부의 이웃 동네, ‘중앙문화의거리’는 시대와 역사 위에 새로운 소통을 피워내고 있다. 다채로운 휴식과 멋을 품은 이곳에서는 한없이 걸음을 늦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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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인 시간의 지층 예술과 문화, 온기가 더해지다

안동 중앙문화의거리

Write. 김주희  Photograph. 정우철
Video. 고인순  Illust. 청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후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유구한 역사가 깃든 길 위에 예술과 문화가 구석구석 깃들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온기가 더해져 활력 넘치는 풍경을 자아낸다. 안동빛드림본부의 이웃 동네, ‘중앙문화의거리’는 시대와 역사 위에 새로운 소통을 피워내고 있다. 다채로운 휴식과 멋을 품은 이곳에서는 한없이 걸음을 늦춰도 좋다.

과거와 오늘의 공존, 새로운 생명력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라지만, 동네는 ‘속도’로 결코 만들 수 없는 역사와 문화, 삶을 품고 있다. 안동 남부동 일대에 조성된 중앙문화의거리 또한 그렇다. 2013년 지역 활성화 사업으로 조성된 테마거리로 본래 터에는 아득한 역사와 의미가 깃들어 있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성곽을 쌓고 마을과 도읍을 지켜왔다. 하여 산성과 읍성은 곧 호국의 표상이었다. 산성과 달리 읍성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고을에 축성된 덕에 행정 기능과 군사적 기능을 동시에 지녔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지닌 고유한 성의 형태다. 경상북도 안동에도 안동 읍성이 존재했다. 1380년에 축성되어 530여 년 동안 안동의 역사, 문화, 지역의 정체성을 지켜왔던 곳이다. 안동읍성 네 곳의 성문터 중 남문에 있는 지역이 바로 안동 중앙문화의거리이다.

중앙문화의거리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유명 상점들이 밀집되어 있던 안동의 대표 중심가였다. 10여 년 전 인근에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상권이 이동했고, 이곳을 찾는 발길이 뜸해졌다. 안동시는 이곳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510m에 이르는 구간을 정비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마련했다. 거리 양옆으로 유명 브랜드나 프랜차이즈 숍 등이 밀집되면서 사람들의 온기와 활기가 더해졌다. 과거로부터 이어진 길 위에 새로운 생명력이 움튼 풍경.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인 셈이다.


다양한 상점과 쉼터, 예술 작품이 즐비한 안동 중앙문화의거리

거리의 시작점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길게 이어진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예술 작품들이 풍성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누구든 여유롭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해 ‘차 없는 거리’로 조성했는데, 곳곳에 소담스러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도심 속 망중한, 보행의 즐거움

동네는 저마다 특유의 분위기를 지닌다. 중앙문화의거리만의 분위기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자세히 들여다보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누구든 여유롭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해 ‘차 없는 거리’로 조성했는데, 곳곳에 소담스러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거리의 시작점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길게 트인 물길을 따라 걷노라면 도심 속에서 힐링과 여유를 한껏 누릴 수 있다. 길목 중간중간에 다양한 조각 작품 또한 무심코 지나칠 수 없다. 물길 주변에 벤치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도심 한가운데서 망중한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하는 중앙교차점에는 전통 건축 양식의 갓 모양의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작은 폭포가 운치를 더하고, 안동 선비의 정신을 상징하는 소나무가 자리한다. 그 안쪽에는 소공연장도 마련되어 있는데 봄과 여름, 가을 시즌마다 버스킹이나 소규모 공연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낭만적인 음악 선율과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면 거리의 분위기는 한층 근사해진다.

지역 주민과 여행객들에게 힐링과 여유를 선사한다.

안동 중앙문화의거리는 유서 깊은 안동읍성 남문터에 자리했다.

골목의 미학, 풍성한 식도락

사부작사부작 거리 풍경을 즐겼다면 미식의 즐거움을 누릴 차례. 중앙문화의거리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 디저트숍들이 즐비해 있다. 무엇보다 ‘안동스러운’ 식도락을 놓치지 말 것. 안동찜닭, 안동갈비, 안동간고등어, 헛제삿밥 등과 같은 명물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안동갈비골목에는 노포를 비롯해 매스컴에서 이름값을 떨친 갈빗집들이 자리한다. 모든 식당이 한우만 취급하며 생갈비와 양념갈비를 선보인다. 여행자가 자주 찾는 안동찜닭골목은 안동구시장에 자리한다. 중앙문화의거리를 관통해 서쪽으로 향하면 시장통을 만날 수 있다. 안동찜닭의 역사에 대한 다양한 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조선시대 사대부나 양반 같은 부유한 계층이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닭고기에 감자와 당근, 파, 양파 등의 채소를 담뿍 담아 끓여내는데, 단짠단짠의 자작한 국물, 양념이 짙게 밴 당면의 맛과 식감이 으뜸이다.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맘모스 베이커리도 인기다. 1974년에 오픈한 곳으로 빵지순례의 대표적인 명소로 통한다. 스테디셀러인 크림치즈빵. 유자파운드, 포테이토빵을 맛보길 추천한다.

메인 거리를 살짝 벗어나면 별책부록 같은 뜻밖의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뒷골목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벽화 골목인 미담의 거리가 시작된다. 우범지역 환경개선 사업으로 조성된 곳으로 밝고 정겨운 그림의 벽화가 몽글몽글한 감성을 자아낸다. 골목 풍경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기에도 좋은 장소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상점가를 품은 안동 중앙문화의거리에서는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걷는 것만으로도 멋과 맛을 누릴 수 있다.

정겨운 벽화로 시선을 사로잡는 안동갈비골목

100% 양질의 한우로 완성한 갈비찜

메인 거리를 벗어나면 알록달록 벽화골목인 미담의 거리가 시작된다.

전국 3대 빵집으로 손꼽히는 맘모스 베이커리. 빵지순례의 대표적인 명소로 손님들이 북적인다.

중앙문화의거리에서 이어지는 찜닭골목에서 식도락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안동 중앙문화의거리

경북 안동시 경동로 677-10

동부숯불갈비를 소개해주세요. 2011년에 오픈해 10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본래 손님으로 자주 가던 갈빗집을 직접 도맡아 운영하게 되었어요. 100% 한우 생갈비와 마늘양념갈비, 갈비찜을 선보입니다. 이곳 갈비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음식의 맛은 재료가 기본입니다. 식재료 하나하나 정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아들이 운영하는 식육점에서 질 좋은 고기를 공수하고, 남편이 직접 재배한 질 좋은 채소를 사용하지요. 양념 또한 수제로 만들어 더욱 깊은 맛을 우려냅니다. 중앙문화의거리를 자랑해주세요. 음식의 거리 모든 집집마다 최상의 맛을 자랑합니다.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인가요? 건강하고 질 좋은 안동갈비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한 자리에서 오래오래 ‘맛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잘 운영하겠습니다.

경북 안동시 음식의길 36

디유를 소개해주세요. 2016년에 오픈한 헤어&메이크업 숍입니다. TPO에 최적화된 맞춤 헤어와 메이크업 스타일링을 선보입니다. 고객들 사이에서 ‘탈색맛집’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고객의 요구 사항에 맞춰 스타일링을 끝마쳤을 때 ‘맘에 든다’는 한 마디에 힘을 많이 얻곤 합니다. 중앙문화의거리를 자랑해주세요. 일대가 구도심인만큼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같은 특유의 감성이 녹아 있어요. 역사를 간직한 상점이나 지역 특화 골목 등 정겹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답니다.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이웃 같은 헤어 숍이 되었으면 해요. 고객들이 나갈 때 즐겁게 웃으며 나설 수 있는 숍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경북 안동시 문화광장길 40-5

아차가를 소개해주세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수제 젤라토를 선보입니다. 2017년에 문을 열었어요.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아 건강한 맛을 선사합니다. 또한 칼로리가 낮고 많이 달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요. 대표 메뉴는 무엇인가요? 쌀을 활용해 만든 쌀젤라토나 막걸리젤라토 그리고 안동에서만 재배되는 대마를 활용한 젤라토가 있어요. 안동 지역에서 생산한 신선한 과일을 활용한 상큼한 젤라토도 인기가 좋아요. 중앙문화의거리를 자랑해주세요. 갈비골목, 찜닭골목, 떡볶이골목 그리고 오래된 제과점까지, 식도락 여행을 즐기기에 좋답니다.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인가요? 안동을 대표하는 맘모스 베이커리처럼 아차가 또한 로컬 브랜드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경북 안동시 중앙로 56

카페라이프를 소개해주세요. 10년 전 문을 연 곳으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와 커피, 디저트를 선보입니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도 운영하고 있어요. 대표 메뉴는 무엇인가요? 식품공학을 전공해 식재료에 관심이 많아요. 마와 생강을 활용한 우유와 즉석 착즙 사과주스 그리고 우리밀, 쌀가루, 유기농원당을 사용한 건강한 디저트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어요. 중앙문화의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즐기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근거리에 자리한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인가요? 언제 찾아도 생명력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해요. 식물과 꽃, 전시, 메뉴에 변화를 주며 고객의 일상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