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하루드림 동호회 만끽

신인천빛드림본부 음악동호회 ZadRock

! 이제 시작이야
넓은
의 세계로 출발!

글. 이효정  사진. 이승헌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쉼표가 필요하다. 그 쉼표로 음악을 선택한 신인천빛드림본부 직원들이 ZadRock(자드락)에 모였다. 듣는 행위를 넘어 적극적으로 개입해 음악을 향유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신바람이 가득하다.

갈고닦으며 성장하는 뻐근한 매력

뚬바뚬바, 딴딴, 딩딩딩딩~♬. 자재동에 악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리를 따라 들어간 밴드실에서 자드락의 회원들이 악기를 조율하고 있다. 오락가락 내리던 비와 높은 기온으로 무덥고 습했던 날, 하필 에어컨마저 고장나 땀이 등줄기를 타고 주르륵 흘렀지만 이들의 연주를 듣노라면 더위를 잊기 충분했다.

2013년 결성되어 10년의 역사를 지닌 밴드명 ZadRock(자드락)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한글인 자드락은 순수 우리말로, ‘완만하게 비탈진 산기슭’이란 뜻을 지녔다. 그 속에는 땀 흘리며 황무지를 개간하면 좋은 밭을 일굴 수 있듯이 음악을 갈고닦으면 좋은 소리를 만든다는 희망이 담겨 있다. 영문 ZadRock은 루마니아어 Zadar(쓸모없는)와 영어 Rock(암석)의 합성어다. 쓸모없는 암석도 갈고 닦으면 예술적인 보석이 될 수 있다는 중의적 의미가 있다.

그동안 자드락은 사내외 공연에 꾸준히 참여하며 실력을 단련해 왔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2018년 제39회 KBS 근로자가요제 참가다. 전국 1,000여 개 팀 중 본선으로 진출한 16개 팀에 선정된 것. 여의도 KBS 공개홀 무대에 올랐던 그날의 함성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이런 역사 속에서 5명의 회원이 20대인 점이 의아했는데 이번 기수가 자드락 2기란다. “2018년 근로자가요제 이후 기존 회원들의 결혼과 육아, 진급, 발령, 코로나19 등 활동에 제약이 생겼어요. 그래서 잠시 휴지기를 가진 후 작년부터 새로운 신·전입 프로들이 동호회에 가입해 자드락 2기로 차근차근 맞춰가고 있습니다.”

유일한 자드락 1기이며 키보드를 맡은 나슬기 프로는 2기가 결성된 지 1년 정도 되었지만 단합력은 여느 동호회보다 높다고 자부했다. “서로 의지하고 친근한 분위기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저희의 매력은 구성원 한명 한명이 전부 잘생기고 예쁜 것입니다(웃음). 처음에는 살짝 부족한 실력으로 삐거덕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합이 맞아 짜릿해요. 그래서 퇴근 후 발길이 자연스럽게 연습실로 향해요.”

일상에 찾아든 기분 좋은 변화

무엇보다 큰 자드락의 매력은 바로 동료가 곁에 있다는 것이다. 음악을 즐기는 마음 맞는 동료와 함께 연주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것의 짜릿함을 이들은 이미 경험하고 있다.

서효준 프로는 “첫 합주곡인 Oasis의 ‘Don’t Look Back In Anger’를 완곡했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사실 작년 말까지 드러머가 없었어요. 이대로 밴드 활동은 어렵겠다고 생각할 때 우연히 백소현 프로의 드럼 연주를 듣게 되었고, 열렬한 구애(?)로 영입에 성공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합주곡을 완곡했을 때는 정말 너무 기뻤습니다”라며 그때의 순간을 되짚었다. 허태영 프로 역시 마찬가지다. 혜성처럼 등장한 백소현 프로 덕에 완전체 합주할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나슬기 프로는 “서로 바쁘거나 상황이 되지 않을 때 자주 모일 수 없더라도 개인 연습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함께 할 수 없더라도 같은 목표를 정하고 각자 연습하는 시간도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이제는 자주 모일 수 있기 때문에 함께 맞추며 더 완성도 있는 곡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라며 힘줘 말했다.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유독 돋보이는 건 송기인 본부장이다. 드러머로 활약하는 송기인 본부장은 자드락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드럼을 배우고 있기에 자드락 회원들과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 종종 있다는 송기인 본부장은 객원회원으로서 든든히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고의 순간을 위해

밴드라 하면 관객을 휘어잡을 무기라 할 수 있는 곡이 있어야 한다. 이들에게 필살기 곡은 무엇일까? 허태영 프로는 필살기 곡보다는 정이 가는 곡이 있다고 말했다. “1기 선배님들께서 KBS 근로자가요제에서 불렀던 ‘비와 당신’만큼은 자드락의 상징과도 같아요. 그래서 자드락 2기 버전의 필살기 곡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구성원이 부족할 때부터 연습해서인지 정이 많이 가는 곡이에요.” 백소현 프로는 “각자의 취향과 개성이 가지각색이라 다양한 장르의 곡을 듣고 연습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신들만의 개성을 더할 곡을 하나둘 찾아가는 중이라고 한다.

자드락 맴버들은 밴드가 하고자 하는 방향, 장르에 대해서도 늘 소통하고 필요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모여 연습하고 있다. 함께 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아 방향을 맞추기에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한 곡 한 곡 쌓일 때마다 팀워크도 하나둘 쌓여 단단해지고 있다.

음악은 국적불문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소통의 매개체라고 생각하는 자드락 회원들. 앞으로 도전해야 하는 과제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 현재는 젊은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OB밴드도 결성해 음악으로 세대 간 화합과 직장 내 활력을 전파하고 싶어 한다. 또한 1기 선배들의 KBS 근로자가요제 영상 속 멋지고 부러웠던 모습을 기억하며 선배들의 명맥과 전통을 이어 훗날 자신들도 큰 무대에 서보겠다는 꿈도 품고 있다.

서효준 프로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 전했다. “새로운 신입 회원들을 모집하여 더 재밌고 활기찬 동호회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가까운 시일 내에 본부 내 행사에서 작은 공연을 하려고 합니다. 자드락 밴드 2기, 많이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