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효정 사진. 이승헌
벌은 꿀 1kg을 얻기 위해 560만 개의 꽃을 찾아다닌다. 파도는 하루에 70만 번 뭍으로 향한다고 한다. 하나의 결과물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처럼 반복되는 행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쌓고 쌓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영월빛드림본부 최경 본부장은 끊임없이 노력해 공부라는 습관을 만들었다.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최경 본부장을 만나봤다.
반갑습니다. 제가 1991년에 전력사로 입사했으니 벌써 30년이 넘도록 회사 생활을 했네요. 지금은 폐지된 부평내연발전소를 시작으로 태안·삼천포·하동화력, 베트남 몽중 프로젝트 시운전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하고 지난해 11월 영월빛드림본부에 본부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영월빛드림본부의 모태인 영월발전소는 우리나라 최초 무연탄 발전소입니다. 이곳에 무연탄 발전소가 최초로 생긴 이유는 지리적 효용성 때문이었죠. 발전소는 물과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데 우리 본부가 위치한 지역은 동강, 서강 그리고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마치 경기도 양평의 두물머리와 비슷한 장소죠. 더불어 인근에 석탄 생산지가 있으니 구조적으로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1943년에 본격적으로 전력 생산을 시작하고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전력공급의 근간을 담당해 경제 도약의 모태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수도권과 중부내륙의 전력부하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첨두부하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발전소는 산악지역에 인접해 있어 화재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작년과 재작년의 강원도를 보더라도 많은 곳에서 화재가 일어나기도 했죠. 그래서 영월빛드림본부는 늘 화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22년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에서 309개 평가 기관 중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발전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고장정지(트립, Trip)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월빛드림본부는 한 번도 고장정지가 된 적이 없습니다. 전 사업소의 유일한 성과죠. 이런 결과는 직원들이 유지 정비, 점검, 운전 등에서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결국 영월빛드림본부의 자랑거리는 직원들이죠.
우리 직원과 협력사 직원이 다 합쳐 200명 정도인데 모두 인사를 정말 잘합니다. 이곳에 오시면 누구나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인사뿐 아니라 부서 간 협업도 잘됩니다. 다툼이 일어나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화합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좋은 성과가 많이 나왔습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다양한 상을 수상했습니다. 전국품질분임조경진대회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 연간 24톤을 저감해 대통령상 금상을 받았고, 재무개선 경진대회에서는 전사에서 1위를 차지했죠. 발전사 최초로 강원도 사회공헌장도 받았습니다. 또 로봇을 이용한 고소·밀폐 공간 직업으로 추락·질식을 방지해 독일 국제 발명전시회에서 동상을 획득했습니다. 이 상들은 영월빛드림본부와 임직원들이 단합해서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삼척에서 일한 8년간을 잊을 수 없네요. 건설부터 시운전, 운영까지 모두 진행했는데, 건설 당시 삼척은 불가능한 발전소라고 내외부에서 말을 많이 했습니다. 다양한 사건·사고로 어려움이 많아서 지금 정상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 그간의 고생을 보상받은 느낌이 듭니다. 또 그때 제가 힘쓴 부분이 회사에 일조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사장님 이하 모든 사람이 제일 신경 쓰는 것은 안전이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안전하지 못하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룰 수가 없습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자기계발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발전소는 전기, 기계, 화학 등 모든 공학이 집대성한 곳입니다. 한 분야만 이해한다면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와 같습니다. 자기 전공을 넘어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만 본부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공학 분야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 공학 공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막연하게 느낄 수 있죠. 공학 공부를 위해서 가장 쉬운 접근은 자격증 제도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우리나라의 자격증에 집대성되어 있습니다. 기술사나 기사 등을 공부해 보는 거죠. 자기 전공 분야의 자격증을 기본으로 하고, 다른 공학 분야를 공부하면 방향이 쉽게 잡힐 것입니다. 어떤 곳에서 공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회사 인트라넷에 올라온 이러닝을 이용해 보세요. 강의를 신청하면 관련 책과 강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격증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 교양에 대한 강의도 있습니다. 회사 내에 시스템이 갖춰졌으니 본인의 노력만 있다면 이뤄낼 수 있습니다.
한국남부발전 직원이라면 각자의 전공과 직무뿐 아니라 전반적인 발전시스템을 이해해야 시야가 넓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술소통 간담회를 종종 진행하는 편입니다. 최근에는 발전연료의 특성 이해, 가스터빈 화학식 전개를 통한 문제점, 개선방안 도출 방법 등 다양한 기계공학적인 내용도 직원들과 공유했습니다.
하하하. 부끄럽게도 직원들이 생각보다 좋은 호응을 해주었습니다. 인트라넷에 관련한 댓글들이 많이 달려서 놀라긴 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긴 하네요(웃음). 현장에서 쓰는 단위의 유래와 검증, 유체역학, 열역학, 단위조작, 연소공학을 아울렀다는 글이나 실무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학 분야의 복합체인 발전시스템을 현장맞춤형으로 교육해 이해도가 높았다는 댓글이 퍼뜩 떠오르네요. 다행히도 직원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이런 교육을 기회 삼아 모든 한국남부발전 직원이 자기 분야를 넘어 융복합적인 인재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순천 남승룡마라톤대회, 진주 MBC마라톤 대회 등 다양한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참여했습니다. 최근에는 관절이 좋지 않아 조깅을 즐깁니다. 1년에 조깅으로만 12,000km 정도를 뛰고 있습니다. 이외에 등산도 많이 즐기는데 운동을 좋아해서 예전부터 축구, 농구, 배구, 핸드볼, 탁구, 테니스, 골프 등도 골고루 즐겼습니다. 특히 달리기를 좋아하는데 달리다 보면 스트레스를 털어버릴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발전소는 공학이 집대성된 곳입니다. 자신의 분야 외에도 다양한 공학 분야를 공부하면 발전소 시스템에 대한 이해력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자기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다양한 배움으로 성장해 한국남부발전의 인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