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Jul. Aug Vol.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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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Jul. Aug Vol.118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게 된 요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전국 각지의 다이빙 포인트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해외 못지않은 좋은 다이빙 포인트들이 많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래도 코로나19가 없던 시절, 해외에서의 다이빙은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다. 그때의 추억이 깃든 다이빙 여행기를 선후배 동료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 해외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다이빙을 즐기는 기회가 다시 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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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70%는 바다로 이뤄져 있고, 그 바다를 즐기는 사람은 1%가 되지 않는다

Write·Photograph. 신인천빛드림본부 보안정보팀 정운호 대리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갈 수 없게 된 요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전국 각지의 다이빙 포인트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해외 못지않은 좋은 다이빙 포인트들이 많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래도 코로나19가 없던 시절, 해외에서의 다이빙은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다. 그때의 추억이 깃든 다이빙 여행기를 선후배 동료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 해외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다이빙을 즐기는 기회가 다시 오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해 그 바닷가의 추억

2019년 5월, 필리핀에서 1년 중 3개월만 열리는 투바타하 리프(Tubbataha Reef)로 여행을 하게 됐다. 필리핀에서 다섯 번째로 큰 팔라완섬. 팔라완의 주요 도시인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남동쪽으로 약 160km 떨어져 ‘리브어보드’라 불리는 배를 타고 밤새도록 항해를 해야 갈 수 있는 이 신비의 장소는 필리핀 술루해(Sulu Sea) 한 가운데 위치한 해양국립공원으로, 사람들이 쉽게 갈 수 없는 곳인 만큼 바닷속 환경이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고 다양한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어 다이버들의 로망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썰물에 노출된 긴 암초’라는 현지 언어(Samal)에서 유래한 투바타하 리프는 이름처럼 섬이 아니라 수면에 잠길 듯 말 듯한 산호암초다. 필리핀은 지폐(1000페소)에 투바타하 리프를 담을 만큼 이 아름다운 곳을 보호하고 있다.

투바타하 리프는 다이버들의 로망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다이빙 여행의 시작

내가 탑승했던 Infiniti호라는 리브어보드는 약 40m 정도 크기로, 11개의 객실을 갖춘 나름 규모가 큰 보트였다. 긴 시간 항해에 지루하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었으며, 특히, 모든 음료(주류 포함)가 무제한 제공이었던 점이 매력이었다.

이곳에서의 일정은 매우 단순했다. 눈 뜨면 다이빙하고, 먹고 다이빙하고. 5박 6일간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망망대해 위에서 새벽 5시면 일어나 오전 2회, 오후 2회 이렇게 하루 4번씩 물로 뛰어들었다. 먹고, 자고, 다이빙만 한다는 점에서 때때로는 사육당하는 느낌을 받기도, 물개의 삶이 이럴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다이빙은 리브어보드에서 딩기라 불리는 작은 배로 갈아탄 후 투바타하의 여러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로 이동, 다이빙을 마치면 역순으로 다시 딩기를 타고 리브어보드로 돌아오는 시스템으로 진행됐다. 바닷속에서도 수중지형 특성상 대부분 절벽을 따라 이동해야 했다.

다이버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곳

여행 첫날, 가볍게 몸도 풀어볼 겸 투바타하 리프에 적응하는 체크 다이빙을 진행했다.

바닷속에 들어갔을 때 왜 이 곳이 다이버의 로망인지를 알게 됐다. 마치 수족관 안에 들어온 것처럼 다양한 어종이 옆을 스쳐 갔고, 전 세계 모든 산호종의 절반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매력적인 산호들이 각자 제 멋을 뽐내는 등 바닷속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또 하나 감탄한 것은 물 속 시야가 30m에 달할 만큼 굉장히 좋아 다이빙의 즐거움을 더해줬다는 점이다.

다이빙을 마친 후에는 North Atoll이란 곳에 레인저 스테이션으로 가 함께 배를 탔던 사람들과 석양을 보며 맥주파티를 즐겼다. 석양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 석양 중 가장 멋있는 석양이었던 것 같다.

둘째 날부터는 본격적인 다이빙이 시작됐다. 국내에선 보기 힘든 상어지만, 이곳에선 다이빙 때마다 반겨주었고, 특히 고래상어는 정말 원 없이 보게 됐다. ‘니모’란 이름으로 더 친숙한 아네모네피쉬(흰동가리)가 산호 사이를 가볍게 유영하고, 무리 지어 다니는 잭피쉬(패러갈전갱이)는 은빛 행렬로 감탄을 자아냈으며, 날카로운 이빨과 포악한 성정으로 바다의 무법자라 불리는 바라쿠다도 다이버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 대부분의 다이버들이 한 번쯤은 꼭 만나보고 싶다고 손꼽는 망치상어, 고래상어지만, 이곳에선 흔하게 보이니 마치 지나가는 동네 개를 보는 것처럼 오히려 감흥이 적었다.

그래도 내가 투바타하 리프를 찾은 목적 중 하나인 400번째 다이빙을 고래상어와 함께 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깊었다. 거대한 고래상어와 함께한 다이빙은 다이버가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정말 짜릿한 경험일 것이다.

또 1cm도 안될 정도로 작은 피그미 해마와 누디브랜치(갯민숭달팽이) 등을 찾고, 이들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재미 또한 쏠쏠한 멋스러움과 신기함이 공존한 여행이었다.

신인천빛드림본부 스쿠버다이빙 동호회가 신설되었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문의 주세요!
(문의: 신인천빛드림본부 보안정보팀 정운호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