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효정 사진. 이승헌
송흥복 본부장은 부산빛드림본부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식구라고 표현했다. 식구라는 단어는 먹을 식(食), 입 구(口)라는 한자로 이뤄졌는데 같이 밥을 먹는 사이다. 저마다의 장소에서 다른 소속으로 서로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지만 부산빛드림본부라는 커다란 울타리에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기에 식구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식구들이 하루하루 행복하게 삶을 꾸려가길 희망하는 송흥복 본부장이 협력사인 한전KPS와 HPS의 직원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현장을 간단하게 갈무리한다.
저는 1991년 부산에서 신입사원으로 일하기 시작했어요. 부산3·4호기가 폐지되면서 다른 곳에 근무하다가 부산사업소가 복합화력으로 변경될 때 건설 단계에서 준공단계까지 그 시작과 끝을 함께했었죠. 19년 만에 다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네요. 저로서는 이곳이 고향 같아요.
오늘 이 자리를 본부장님께서 강력하게 원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요?
현장을 둘러보니 아쉬운 부분이 보이고 우리 직원이나 협력사 분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근무 환경 때문이었죠. 그동안 설비에 대한 투자는 많았지만 근무 환경 개선은 그에 따라가지 못했더군요. 직원들이 쉴 만한 장소가 없어서 복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자주 보았습니다. 우리 본부와 협력사 간의 소통이 잘 되어야 일이 원활하게 처리되는데 환경이 받쳐주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급하게라도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지금 저희가 앉아 있는 ‘카페 나눔&정’도 그런 맥락에서 만들어졌군요.
그렇습니다. 그 이전에 본관 1층 나무 덱을 만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직원들 한두 명이라도 사무실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입니다. 그다음 카페 나눔&정을 설치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으레 삼삼오오 본부 밖의 카페에 가는데 본부 안에 그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점심시간이 아니더라도 업무 중에 잠시나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요. 편안한 공간이 있으면 우리 본부와 협력사 간에도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판단했죠.
카페는 정말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요. 저도 매일 점심시간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본부 밖으로 나갔었는데요. 이제는 카페 나눔&정이 제 단골 카페가 되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요. 편의를 생각해 주신 점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전 카페가 만들어지기 전에 파견을 나가 있어 소문으로만 들었어요.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카페가 왜 생겼지 싶었는데 막상 접해보니 생각이 바뀌었어요. 일하는 도중이나 일이 끝나고 카페에 와서 직원들과 쉬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 편해요. 자연스럽게 작업 내용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요. 저희 직원들은 모두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늘 협력사와 소통하기 위해 힘쓰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왔을 때가 느꼈던 건 사람들이 경직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와 협력사는 하나의 울타리에서 생활하는 식구입니다. 그런데 업무적으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걸 부담스러워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소통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서로 함께 어울리며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체육시설을 복구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이 외에도 만남의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우리 본부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은 분위기에서는 업무적으로 긴밀한 관계가 되기 어렵지 않을까요? 이 자리 역시 그런 이유에서 마련한 자리예요. 그러니 모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제가 부산빛드림본부의 협력사로 일한 지도 10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여러 본부장님이 많이 노력하셨지만 송흥복 본부장님이 가장 적극적으로 직원 편의 사항을 반영해 주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소의 여러 곳을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들을 많이 듣고 해결해 주시고 있는 게 보입니다.
여러분은 저의 식구입니다. 협력사라는 개념보다는 우리 부산빛드림본부라는 한 울타리 속에서 같이 생활하는 식구죠.
그런 부분을 저희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여러분 기대에 못 미치는 게 많습니다.
더욱더 잘해주실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부산이 화력발전소일 때부터 근무하셔서 작업 환경에 대해 느끼는 점이 많으신 거 같아요. 그래서 환경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하신 것 같고요. 또 안전 관련한 부분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편의를 생각해 주시고 소통하는 모습이 보여서 너무 좋습니다.
처음 본부를 둘러볼 때 파워블록 안의 정리 정돈, 청소 부분이 미흡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터빈 블로우 청소를 지시했습니다. 파워블록은 여러분이 종일 작업하는 공간입니다. 집에서는 공기청정기를 틀어 조금이라도 깨끗한 공기를 마시려고 노력하는데 오랜 시간 근무하는 공간에서도 그러지 못하더군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해야 하는 건강권이 있습니다. 그래서 OH 기간에 물청소를 한 거죠. 곧 바닥 청소도 할 겁니다. 그리고 먼지떨이가 비치된 걸 보셨나요? 꼭 작업이 끝난 후에 먼지떨이를 사용해 먼지를 제거해 주세요. 여러분의 작업 공간에 먼지가 들어가 쌓이면 여러분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안전 강화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요.
안전은 중요한 우리의 문제입니다. 개인 한 사람의 재해가 아닙니다. 전체를 보호하고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불행해집니다. 안전에는 양보가 없습니다. 안전은 모든 일의 최우선이기에 매일 아침 안전부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안전은 남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니 함께 협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본부장님이 안전에 관해 이야기하시니 제가 예전부터 가졌던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안전에 대한 의식이 변해야 합니다. 의식이 변하면 안전 문화가 변해야 하는 건 필수불가결한 일이죠. 하지만 안전을 중시하면서도 작업 방식이나 공량을 기존 방식 그대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변화에는 과도기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고 작업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인식도 갖춰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일을 한다면 과도기도 점점 안정화가 될 것입니다. 안전 문화 역시 튼튼하게 자리 잡겠죠. 모두가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고 안전 문화를 정착시킨다면 부산빛드림본부는 타 발전사의 모범 사례가 되지 않을까요?
물론입니다. 안전은 비용과 바꿀 수 없습니다. 서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입니다. 다만, 안전은 안전부서가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각 작업 설비부서에서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안전부서는 정책을 만들어 시스템화해 보완하는 거죠. 그러니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안전을 위해 개발하고 투자하겠습니다. 안전을 위해 우리 모두가 서로 함께 노력합시다.
우리 기술팀은 현장에서 한국남부발전을 비롯해 다른 협력사와 소통합니다. 우리 본사와도 많은 소통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동일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더라도 연령대별로 반응이 다릅니다. 그래서 힘들 때도 있죠(웃음). 이런 자리가 쉽지 않은데 자리를 마련해주신 본부장님께 감사드리며, 조금씩 서로서로가 이해하도록 의견을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당진에서 6년간 근무하다가 왔습니다. 당시 타 발전사 본부장님의 얼굴을 뵙기가 진짜 어려웠습니다. 여기에 와서 이렇게 뵙게 된 것 자체가 저는 신기합니다.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실제로 보여주셔서 저 역시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신 만큼 저희도 잘 지켜나가겠습니다.
아쉬운 거 하나 이야기해도 될까요? 현장에 휴식 쉼터가 있고 본부장님이 새롭게 만드신 휴식 쉼터가 있지 않습니까? 만들어진 쉼터가 새것이라서 먼지가 많은 복장으로 사용하기가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웃음). 너무 좋아서 사용하기가 어렵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저희 작업자들 모두가 기존 쉼터를 이용하다 보니 공간이 좁습니다. 새 쉼터를 사용해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여러분이 사용하던 컨테이너 휴식 공간의 시설들이 매우 낡아 보여 새롭게 파워블록 안에 남부발전과 동일한 시설로 만들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저희는 한식구입니다. 여러분을 위해 기존 휴식 공간도 보강할 것입니다. 7월에는 휴식 공간을 넓히기 위해 카페 나눔&정 인근으로 휴식 공간을 옮기려고 해요. 특정 회사가 사용하는 게 아니라 우리 전체가 공유하는 공간으로요. 다른 협력사들과 우리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재배치할 예정이니 편안하게 이용하세요. 우리 남부발전은 협력사와의 소통에서 개방적이죠. 특히 부산빛드림본부는 실제 설비를 관리하고 협력사·지역과 상생하며 관계기관과 소통 및 협력하는 도시 사업소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절대 부담을 갖지 마세요.
이런 자리가 언제 다시 생길지 알 수 없지 않을까요? 혹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마지막으로 해주세요.
저희가 사용하는 사업장 공간이 만들어진 지 20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현재 한 번도 리모델링 되지 않아 시설들이 낙후해 보강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전기자동차를 많이 타고 다니니 내부에도 전기차 충전소가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안전체험 시설이 작게나마 설치될 수 있을까요? 신입사원들이 들어올 때 안전벨트 매는 법 등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말이죠. 그러면 더욱 안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야기한 부분들은 저 역시 모두 이루고 싶은 것들입니다. 이런 일들을 하루아침에 다 이룰 수는 없어 안타깝습니다. 현재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내년에는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기차 충전소와 관련한 부분은 이미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전체험관은 예산이 수반되는 과정이라 느리게 진행되겠지만 하동빛드림본부에 설치된 산업안전보건교육장을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싶네요. 전국에서 내로라 하는 시설입니다. 신입사원들이 오면 1박 2일 출장으로 체험하도록 해봅시다. 이건 다른 협력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전체험 교육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우리와 협의해 주세요.
끝으로 본부장님이 협력사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족 간에도 때로는 갈등이 있고 화목할 때가 있으며 감사할 때도 있습니다. 식구인 우리에게도 언제나 웃음만 있을 수는 없겠지만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길 바랍니다. 부산은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한 곳이자 건설부터 준공까지 그리고 다시 본부장으로 온 마음의 고향입니다. 이런 부산빛드림본부에서 일하는 모든 분이 월요병 없이 여명이 밝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같이 지혜를 모아 개선해 나가야겠죠. 그러니 함께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