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하루드림 뚝딱! 공작시간

가을엔 티코스터를
만들겠어요~♬

글. 정임경  사진. 이승헌, 고인순, 조병우

겨울의 문턱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티코스터 만들기에 도전해 보자. 추운 날 뜨거운 커피와 차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 강추다. 거기에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업사이클링이 더해진다면 의미는 더 크지 않을까? 만드는 방법도 쉬운 양말목을 활용해 공예 속으로.

환경도 살리고, 손맛도 느끼는 양말목 티코스터 만들기

따뜻한 차 한 잔이 생각나는 요즘, 티코스터를 잘 만들어 보겠다며 기계부 선민수 프로, 발전부 송문환 프로, 전기부 박세웅 프로가 한자리에 모였다. 오늘 도전할 양말목 티코스터는 양말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자투리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핸드메이드 공예이기에 환경을 살리면서도 만드는 재미도 커 최근 인기다. “초등학교 시절 이후 만들기는 처음인데 잘 가르쳐주세요!”라며 ‘씩’하고 미소를 보이는 송문환 프로는 누구나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다는 말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오늘의 준비물은 가로세로 각각 10cm 정사각형 모양의 직조틀과 다양한 색상의 양말목 그리고 약간의 컬러 감각. 직조틀에 세로 방향으로 양말목을 위에서 아래로 10개 걸어 준 다음 가로 방향으로 10개의 양말목을 지그재그로 엮고 난 뒤 테두리의 고리를 서로 엮어 마무리하면 완성된다. 쓱 보고 만드는 법을 파악한 세 프로는 “아~”, “이해했어!”라며 티코스터 만들기에 돌입했다.

“만드는 것보다 이 많은 색의 양말목 중 어떤 걸 선택할지가 더 어려운 것 같아!”라는 선민수 프로의 말에 “인정!”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색의 어울림이 곧 티코스터의 예쁨 정도를 결정하는 거의 모든 것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더하는 모습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아는 사이

“선민수 프로는 동기라 잘 알고, 송문환 프로님은 전화로 목소리만 들었는데 직접 보니 더 반가운 것 같아요!”라며 활짝 미소 짓는 박세웅 프로. 발전부로 업무 전화를 종종 했고, 그때마다 송문환 프로가 친절히 응대했다는 것이다. 신입사원인 만큼 작은 친절이 따뜻함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반면 송문환 프로는 선민수 프로와 박세웅 프로 모두 오가며 얼굴을 본 적 있다며 알은체했다. “선민수 프로는 차가운 인상이었는데 이야기해 보니 성격이 서글서글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한 자리에 마주한 것 또한 인연이라면 인연일 터. 세 사람의 손은 부지런히 티코스터를 만들면서도 눈빛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 제주도, 세종 출신인 이들은 어떻게 남제주빛드림본부로 올 수 있었는지부터 군대에서 정신 차린 이야기, 업무 이야기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만드는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럿이 모여 이야기하면서 만드니까 더 재미있는 것 같아!”라는 송문환 프로의 말 한마디에는 이 시간의 즐거움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하다.

“두 개 완성!”이라는 선민수 프로의 말에 송문환 프로는 “오, 예쁘다!”라는 말로 칭찬했고, 흰색과 검은색을 교차해 만든 박세웅 프로의 티코스터를 본 선민수 프로는 아디다스 로고만 붙어 있으면 아디다스 제품인 것 같다며 치켜세웠다.

양말목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티코스터 외에도 냄비 받침, 방석, 팔찌 등 다양하다. 선민수 프로는 만들어 놓은 티코스터를 이어 냄비 받침을 만들겠다고 했다. 유튜브에 양말목 공예를 가르쳐주는 영상도 많으니 꼭 따라 해보자. 머릿속을 꽉 채운 것들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다면 티코스터 만들기가 제격이다. 성취감도 꽤 크다.

짧은 시간이지만 빠르게 티코스터를 여러 개 만들어 낸 세 프로. 양말목 티코스터를 처음 배우고 완성했다는 뿌듯함도 크지만, 새 인연을 맺은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고 입 모아 말하는 세 프로의 달뜬 표정이 보는 이도 기분 좋게 만들었다. 이만하면 오늘의 미션 대성공이다.

HOW TO

똥손도 문제없다

양말목 티코스터 만들기

01

직조틀의 튀어나온 기둥에 세로 방향으로 양말목 10개를 걸어준다. 시작 전에 양말목에서 삐져나온 실밥은 가위를 이용해 제거하고 걸어주면 더 깔끔하다.

info. 양말목은 양말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부분이다. 양말 발가락 부분의 박음질이 되어 있는데, 그 앞에 달려있던 부분을 말한다.

02

직조틀 가로 방향으로 양말목을 끼워준다. 이때 이미 걸려 있는 세로의 양말목과 엮어줘야 한다. 만약 세로로 첫 번째 걸려 있는 양말목 위를 통과했다면 다음 양말목은 밑으로 통과한다. 이를 계속 반복해 주면 된다.

03

직조틀의 세로 방향에 걸린 양말목에서 두 고리를 빼낸 후에 첫 번째 고리를 두 번째 고리에 걸어준다. 다시 세 번째 고리를 뺀 후에 이미 만들어 놓은 두 번째 고리를 세 번째 고리에 걸어준다. 동일한 방법으로 네 면을 모두 엮는다.

04

모든 면을 완성하고 마지막 남은 모서리 부분의 고리를 서로 묶어주면 끝.

info. 공장에서 버리는 자투리를 활용하는 양말목은 먼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때 세탁망에 넣어 세탁한 후 건조기의 털기 기능 등을 사용해서 제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