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 이달의 픽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다음 주 로또 번호는…, 결혼은 신중히 해, 충분히 잘하고 있어 등.
가끔 어떤 선택은 후회되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그 순간엔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것.
과거의 나를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남긴 기록을 살펴보는 것이다.
일기를 쓰는 사람이라면 일기를, 다이어리에 일과를 간략히 정리하는 사람이라면 다이어리를 펼쳐 보자.
아니면 옛 사진을 모아놓은 앨범이나,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 메모에서도 나의 과거를 돌이켜볼 수 있다.
기록은 힘이 세다. 그 속에서 미처 몰랐던 과거의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당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당시의 경험과 판단에서 오늘과 내일의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나와 대화하려니 잘한 일보다 잘못한 일이 더 많이 떠오른다면,
후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후회에는 대개 ‘현재 시점’이라는 기준이 적용된다.
분명 당시의 나에게는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보고 과거의 나를 탓하기보다 이해하고 용서하자.
후회나 나쁜 기억에 집착하기보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
과거의 나에게 “그때 왜 그랬어?”라고 묻는 대신,
“그때 많이 힘들었지. 넌 정말 최선을 다했어.”라고 이야기해 주고
스스로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자.
나와의 끊임없는 소통은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과학과 뇌영상 분석 기법을 이용해 내면 소통과 명상의 효과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김주환 연세대 교수는 “나와의 소통 방식과 내용이 달라지면 나라는 사람 자체가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조언에 따라 과거의 나, 현재의 나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더 나은 내가 되어 보면 어떨까.
“나 자신은 내 기억의 덩어리이고, 그 기억은 일화기억의 집적물이다.
그리고 일화기억의 본질은 경험에 관한 내 스토리텔링 그 자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는 ‘이야기’로 바꿔서 저장할 수 있는 것만을 내가 한 ‘경험’으로 기억한다.
이런 의미에서 ‘나’를 이루는 모든 경험과 기억의 본질은 이야기다.
그렇기에 내가 나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방식과 내용을 바꾼다면
나는 얼마든지 나 자신을 바꿀 수 있다.”
-김주환 저, <내면소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