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Jan. Feb Vol.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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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Jan. Feb Vol.115

대화는 나누지만 소통은 못 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선배는 자기주장 강한 후배가 못마땅하고, 후배는 꼰대같은 선배가 싫다. 눈치 보는 후배만큼이나 선배들도 속앓이를 한다. 요즘엔 ‘부하직원 시집살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마지못해 한숨을 내쉬며 출근하고 있다면, 현 상황을 바꾸는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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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떼족’, ‘꼰대’라고? “나도 너희가 어려워!”

소통의 벽에 막힌 직장 선배들을 위한 고민 처방전

Write. 윤진아
Reference. <관계의 99%는 소통이다>

대화는 나누지만 소통은 못 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선배는 자기주장 강한 후배가 못마땅하고, 후배는 꼰대같은 선배가 싫다. 눈치 보는 후배만큼이나 선배들도 속앓이를 한다. 요즘엔 ‘부하직원 시집살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마지못해 한숨을 내쉬며 출근하고 있다면, 현 상황을 바꾸는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MZ세대와의 소통, 벽이 느껴집니다.

소위 MZ세대로 불리는 요즘 후배들은 분명 능력 많고 새로운 생각과 열정으로 일하는 세대 같은데, 조직에서 함께 생활할 땐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뭘 시키면 그냥 따라와줬으면 좋겠는데, 자기주장이 강해서인지 이 일이 왜 필요한지 구구절절 설명해줘야 해요. 지적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고, 간섭받기 싫어하는 모습이 역력하죠. 세대차이라고 하기엔 몇 살 차이도 안나는데, 내가 카리스마가 없어서 그런 건가 자괴감이 들고 답답하네요.

A.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차이는 늘 존재해왔습니다. 오죽하면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도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이 쓰여 있었을까요? 고작 몇 살 차이인데 무슨 세대차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후배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갓 입사했을 때 대리/과장급 선배들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돌이켜보면 좀 이해가 될 텐데요. 입장이 다르면 같은 현상을 바라봐도 느끼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 당신에게도 상사의 언행에 일희일비하며 짧은 대답 하나에도 의미를 담고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MZ세대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도 그때의 당신처럼 고심했을 터이고, 나름대로 내린 최선의 결론이 방금 당신이 받은 그 대답일 것입니다. 또한, 후배들은 ‘MZ세대’라고 묶어 일반화하지 말고 각 개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기를 바랍니다. 기성세대가 MZ세대를 묶어서 언급할 땐 “요즘 애들은 인내심이 없어”, “요즘 애들은 말이 안 통해”와 같이 주로 부정적인 뉘앙스가 많으니까요.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더 깊은 소통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MZ세대는 이렇다며?!”가 아니라 “00씨는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물어봐준다면 한층 깊은 대화가 이뤄질 겁니다.

소통 위해 노력한 나, 후배들이 왜 피하는 걸까요?

저는 좋은 선배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바쁜 일정을 쪼개어 티타임도 자주 갖고, 종종 식사도 함께하며 후배들을 옳은 길로 이끌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다가가려 하면 후배들이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이제 개인적인 고충은 물론이고 회사에서의 문제도 상의하지 않아요. 뭐가 잘못된 걸까요?

A. 보통의 직장 상사들은 ‘나는 후배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 고 여기지만, 본인만의 오해인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후배가 고민을 상담할 때 ‘내가 너를 바른길로 인도하겠다!’는 의욕이 너무 앞서지는 않았나요? 정답을 알려주려는 ‘모범선배 강박증’에 사로잡히면 후배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판정’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선배는 소통했다고 생각했지만, 후배는 ‘가르치려 들고 지시하는 스타일’이라고 여기고 입을 닫아버립니다. 후배가 당신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이유는 완벽한 해결책이나 판정을 바라서가 아니라, 그저 나와 같은 과정을 거쳤을 선배에게 듣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후배의 문제를 가볍게 치부하는 언행 또한 삼가야 합니다. 당사자에게는 사표를 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중차대한 문제인데, “별거 아냐~ 선배들도 다 겪은 일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일에만 집중해봐!”라고 한다면 후배에게 자격지심을 안겨줄 뿐입니다. 후배가 본론을 꺼내기도 전에 다 안다는 듯 중간에 말을 끊고 자신의 분석을 해결책인 양 제시하는 건 최악! 후배 역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BONUS TIP

말 한마디 없이 해시태그만 달랑 보낸 후배? “화낼 일 아닙니다.”

메신저 소통에도 세대차이가 존재합니다. 요즘 MZ세대는 “00이 뭐야?”라는 질문에 해시태그 검색기능으로 답변을 대신하곤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줄이고,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위 예시의 경우, 검색결과 안에는 위치는 물론 찾아가는 법, 사용자 리뷰, 이미지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해시태그 검색결과를 전송한다는 건 성의 없이 답변하는 게 아니라 당신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니, 오해하지 마세요!

나 과장 : 그때 김 사원이 추천한 미팅장소가 어디였죠?
김 사원 : (해시태그 검색결과 전송)
나 과장 : (……이게 다야? 나랑 말 섞기 싫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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