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윤진아 사진. 이승헌
태초에 시운전부가 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세종빛드림발전소 건설 현장 한복판. 신세종빛드림건설본부 시운전부는 ‘미세한 차이에서 성패가 갈린다’는 각오로 정상가동으로의 원활한 연착륙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최초 열병합발전소의 새로운 100년, 그 시작을 함께한다는 사명감이야말로 더없는 원동력이다. 이들의 집요한 노력을 발판으로 한국남부발전의 열병합발전사업이 새 궤도에 오르는 참이다.
기상천외한 포즈를 선보이며 단체 사진 촬영의 시동을 거는 부원들의 모습이 마치 잘 짜인 뮤지컬 안무같이 경쾌하다. 올 1월 신설된 신세종빛드림건설본부 시운전부는 이동준 프로의 진두지휘 아래 공정·시운전·기계·계전 4개 파트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세종시 연기면에 건설 중인 신세종빛드림건설본부는 국내 발전사 최초로 50% 수소혼소가 가능하게 설계돼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하는 한편 한국남부발전 최초의 열병합발전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세종빛드림건설본부는 기술적으로 다른 발전소들과 두 가지 차별점이 있습니다. 첫째, 국내 최초로 7HA.03라는 최신 가스터빈을 사용했다는 것이고, 둘째, 우리 회사 최초로 가스를 직도입해 발전한다는 거죠. 가스터빈 420MW, 스팀터빈 210MW로 이뤄진 630MW급 발전소와 함께 시간당 340Gcal 용량의 냉난방용 열에너지 공급 설비가 지역 에너지 자립·전환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시운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한 번도 안 돌렸던 기기를 처음 돌리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어떻게든 완전무결하게 가동시키는 것이 이들의 미션! 시운전부는 전 건설 과정 및 결과물의 수백 종 단위기기의 시운전은 물론 터빈 점화·성능시험을 통해 발전소가 안정적·장기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점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부원들의 첫 출근 날, 본부장님과 양대 노조 위원장님의 뜨거운 환대 속에 우리 모두의 목표를 되새겼던 기억이 나네요. 금강보행교에서 안전다짐 퍼포먼스와 소통걷기행사로 단합을 다지면서 ‘세종에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하 20℃ 한파에 컨테이너 사무실 화분 속 식물이 전부 동사하고, 부원들 또한 내복에 방한양말까지 중무장했는데도 손이 얼어 타이핑을 못 했던 극한체험도 이제는 추억이 됐네요. ‘긴장 늦추지 말라!’는 세종의 매서운 경고 같았어요(웃음). 워낙 중차대한 임무인 만큼 늘 비상체제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합니다.”
한국남부발전 최초의 열병합발전소이자 최신 기종·기술이 적용된 발전소인 만큼, 시운전에 앞서 기술자료 정리와 학습, 절차서 제정 등등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제반 설비의 완벽한 이해를 위해 시운전부는 해외교육은 물론 O&M 교육, 설계사 교육, 개인별 학습 등등 다양한 경로로 교육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학습한 내용은 모든 부서원이 공유해 전체 역량을 강화한다.
“철두철미한 교육과 훈련은 상호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원활한 업무협조를 유도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원인분석뿐만 아니라 솔루션까지 신속하게 제시해 나가며 오히려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회로 만들어야죠.”
건설 공기 지연으로 촉박한 일정 속에 시운전이 진행될 예정인 만큼 고충도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분야별 복합전문가를 초빙해 기술자문을 시행하고, 사내외 유사기종·설비 유경험자를 적기 투입해 시운전 품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한, 선행 유사기종 발전소의 시운전 자료를 수집하고 설비 개선, 고장 정지 사례를 분석해 사전에 오류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
“짧은 기간 내 시운전에 최적화한 교육·훈련, 내포열병합발전소 등 유사 발전소 견학 및 시운전 사례·문제점 분석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단계별 시운전 과정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즉각적인 기술지원에 돌입해야죠. 앞으로도 할 일은 많아요. 무재해·무상해·무사고·무위반 시운전 4無 달성을 위해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지속하고, 자체교육과 초빙·위탁교육을 병행해 안전경각심을 고취하는 한편, 안전관리방안을 확립해 ‘사고ZERO’ 모범 시운전 사업장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시운전부 사전에 ‘적당히’란 단어는 없다. 아주 미세한 차질이라도 생기면 적기 종합준공 달성이 어려운만큼,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수 위 전문성만큼이나 견고한 협업 프로세스도 그래서 중요하다. 뛰어난 언변 속 아재개그를 자랑하는 이동준 프로의 온화한 리더십은 화목한 부서 분위기로 이어진다. 시운전부 공인 분위기메이커이자 ‘신세종의 엄마’ 역할을 수행 중인 박정현 프로, 업무도 운동도 프로페셔널한 김태우 프로, 존중·신뢰·미소의 아이콘 윤석용 프로, 필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공격수 같은 이종호 프로 등등 다채로운 개성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18명의 정예요원이 ‘완전무결’이라는 대전제 아래 최적 시운전 기반을 구축하며 견고한 팀워크를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2단계, 3단계 시운전을 위한 인재들이 속속 합류할 예정인데요. 미래기술의 초석이 될 베이스캠프에서 우리가 점검한 설비들이 고장 없이 잘 돌아가며 안전과 환경에 모범이 되는 발전소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지금도 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매의 눈으로 개선할 여지를 살피고 있다. 발전설비 신뢰도를 구축하고 안정적 유지·관리 기반을 조성해 ‘장기 무고장 발전소’, ‘명품발전소’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이들이 앞으로 또 얼마나 멋진 신세계를 펼쳐놓을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