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하루드림 뚝딱! 공작시간

안전재난부 김상규 프로 × 경영기획부 최고야 프로 ×
전기부 최준호 프로 × 총무부 신호종 프로

안전재난부 김상규 프로 × 경영기획부 최고야 프로 × 전기부 최준호 프로 × 총무부 신호종 프로

뜻밖의 즐거움
우쿨렐레 DIY 따라잡기

글. 정임경  사진. 이승헌

악기를 다룰 줄만 알았지 만들어 볼 생각은 해본 적 없다면 잠시 주목해 보자. 여기 우쿨렐레 디자인부터 줄을 줄감개에 걸어 소리를 내는 것까지 직접 하며 수작업의 즐거움에 흠뻑 빠진 이들이 있다. 우리가 지금, 방구석 예술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고스란히 보여준 시간이다.

우쿨렐레를 직접 만든다고?

우쿨렐레를 직접 만든다는 낯선 즐거움의 기대감으로 모인 직원들은 안전재난부의 김상규 프로, 경영기획부 최고야 프로, 전기부 최준호 프로다. 우쿨렐레를 만들기 전 지나가던 총무부 신호종 프로는 최준호 프로의 “같이 만드실래요?”라는 한 마디 제안에 흔쾌히 응하며 합류했다. 길거리 캐스팅인 셈이다. “아내나 딸에게 줄 생각인데 둘 다 거절하면 어쩌지?”라며 농담하는 김상규 프로. 네 사람 모두 사랑하는 가족, 여자친구, 지인에게 줄 선물인 만큼 잘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눈에 보인다고 할까.

우쿨렐레를 만드는 일은 사포질부터 시작되었다. ‘쓱쓱쓱’, ‘싹싹싹’ 사포질하면 우쿨렐레 표면이 매끄러워져 더 깔끔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신나는 사포질 소리에 동아리실은 순식간에 악기를 만드는 공방으로 탈바꿈됐다. 사포질을 마치고 본격 밑그림 그리기에 돌입했다. ‘어떻게 디자인할까?’라는 고민도 잠시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심슨과 ‘이웃집 토로로’의 토토로, 꽃잎, 무지개를 그려나갔다. 나무 위 미끄러지듯 곡선을 그리며 나는 연필 소리가 듣기 좋다.

이번에는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에 나섰다. “초등학생 이후 붓을 처음 잡아보는 것 같아요”라는 최준호 프로는 재미있다는 눈빛이다. “보라색은 어떤 색들을 섞어야 하나?”, “회색은 흰색과 검은색이죠?” 등등 여기저기서 색 만드는 소리가 들렸다. 밑그림을 그리는 것도 색을 칠하는 것도 제일 먼저였던 김상규 프로는 자신이 그린 유려한 무지개를 들여다보더니 “너무 정형화된 것보다는 이렇게 물감을 흘러내리게 할 거란 말이죠. 문제는 뜻대로 나올까 싶어요”라며 거침없이 물감 흘리기에 나섰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아티스트다.

꽃잎을 그린 최고야 프로의 미션은 얼마나 화사한 분홍색을 만들어 내느냐다. 그 때문에 색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입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삼척에서 함께 생활한 후배가 있어요. 지금은 선후배를 넘어선 친구죠. 이 친구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본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 선물하려고요. 남자아이인데 너무 핑크인가요?”라며 웃어 보였다.

우리가 방구석 예술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

“소싯적 옥상에 앉아 기타는 좀 쳤는데 우쿨렐레는 처음이란 말이죠. 기타는 6개의 줄이 있고, 우쿨렐레는 4개의 줄인데 다 만들면 어떤 소리를 낼지 궁금하네요!”라는 김상규 프로를 비롯해 세 사람은 채색을 마치고 우쿨렐레의 울림통과 연결목 부분을 목공풀로 연결한 뒤 줄을 연결하기 위해 브릿지와 줄감개를 나사로 고정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던 것일까. 최고야 프로는 “어머! 나사 조이는 일이 꽤 힘들어요!”라며 더 힘을 내는 모습이다. 그렇게 줄감개에 줄을 다 감은 뒤 하나씩 튕겨보는 사람들. 소리가 나는 것이 신기하기라도 한 듯 “와”, “와, 소리가 나네”라며 놀란 모습이다. 이렇듯 네 사람은 각각 완벽하게 자신만의 우쿨렐레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신호종 프로는 “지나가던 길 우연히 참여해 뜻밖의 즐거움을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악기를 만드는 과정 내내 즐거웠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지금 이 기분, 이 여운이 오래갈 것 같습니다!”라며 오늘 아내에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싱긋 웃어 보였다. 모두 같은 마음이라며 공감의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집에 아이가 있다면 함께 만들기에 도전해 보자. 물론 혼자라도 좋다. 악기로서도 제 역할을 하지만,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다. 반복되는 일상에 약간의 재밋거리를 찾는다고 해도 우쿨렐레 만들기는 훌륭한 답이다.

HOW TO

기타와 닮은 듯 다른 우쿨렐레

나만의 개성이 넘치는 그림을 담은 우쿨렐레 만들기

01

울림통과 연결목의 거친 표면을 사포로 매끈하게 문질러 준다. 사포작업을 해야 색칠할 때 예쁘게 나온다.

02

울림통과 연결목에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채색한다. 채색할 때 여러 번 덧발라주면 색감이 더 예쁘게 올라온다.

TIP 포털사이트나 유튜브에서 ‘우쿨렐레 DIY’를 검색하면 다양한 도안들이 나오니 참고해 보자.

03

울림통과 연결목에 목공풀을 발라 울림통에 끼워준 후 건조시킨다. 그리고 연결목 위에 지판, 상현주를 목공풀로 붙이고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

TIP 2번과 3번의 순서는 바꿔도 해도 상관없다. 다만 목공풀이 건조될 때까지 몇 시간이 걸리니 시작 순서는 자신의 상황에 맞춰 진행하면 된다.

04

연결목 상단의 구멍과 줄감개를 맞춰 나사로 고정시키고 울림통에는 브릿지를 나사로 연결한다.

05

4개의 줄 끝 부분을 매듭짓고 울림통의 브릿지 구멍에 얇은 줄부터 굵은 줄 순으로 맞춰 끼운다.

06

줄감개 돌출 부분의 원형 홀에 줄을 끼우고 줄감개를 팽팽하게 감아준다. 남은 실을 가위로 잘라주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