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갯빛 재미드림 트렌드 과몰입

새로운 언어
업데이트되셨습니까?

글. 이효정  참고. 《말의 트렌드》 정유라 저

틱톡, 인스타그램, 트위터가 소통 공간이 된 지 오래다. 그 안에서는 친근하고 재미있는 밈(Meme), 신조어가 재미있는 요소로 이용되거나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밈, 신조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시대의 감수성과 소통을 놓칠 수 있다.

신조어의 패턴

유행하는 말을 들여다보면 패턴이 있다. 제일 두드러지는 것이 줄임말이다. 기성세대들은 MZ세대들에게 별 걸 다 줄인다고 하지만 이런 줄임말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기획재정부를 기재부라 부르고, 문화체육관광부를 문체부라 부르고 있지 않은가? 스타벅스를 스벅이라 부르고, 비빔냉면을 비냉이라 부르는 일은 이미 일상이 되지 않았는가? 줄임말에 대해 《말의 트렌드》에서는 단축키와 같다고 정의했다. 문자로 소통하는 세대에게는 텍스트 작성 시간을 줄임으로써 빠르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 많이 사용되는 말들을 간편하게 줄여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 줄임말 자체가 아니라 말을 줄인 이유와 맥락을 먼저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신조어에는 접사가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혼밥, 혼술, 혼영 등의 ‘혼’이나 치믈리에, 맥믈리에, 소믈리에 등의 ‘믈리에’가 대표적이다. 생각지도 못한 조합으로도 신조어가 탄생한다. 햇살과 맛집을 합친 말인 햇살 맛집은 자연 풍광이 풍부해 사진 잘 나오는 장소를 말한다. 육퇴도 마찬가지다. 육아 퇴근이라니. 이런 말들은 유행 당시 사람들의 태도와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신조어들은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어 재정의되기도 하며, 널리 사용되다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단순히 나와 다른 세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치부하지 말고 그들의 문화, 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소통의 수단이 되는 것이 바로 신조어다.

말에서 찾는 서로 간의 이해

세대의 언어는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는 문해력이기도 하다. 모 사이트의 댓글에 달린 ‘2,000원 비싸짐’이란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금액만을 놓고 보아서는 안 된다. 이 말은 뼈아픈 소리에 마음이 아프다를 의미하는 ‘뼈를 맞았다, 아프다’라고 해석된다. 일명 팩트 폭행당한 것이다. 갑자기 아픈 사실에 돈과 뼈가 왜 붙었을까? 일반 치킨보다 순살 치킨이 2,000원 비싼 사실에서 착안된 말이다. 순살 치킨에는 뼈가 없기에 없어진 뼈를 내가 맞은 것이다. 그 의미를 들으면 피식하고 웃을 수 있지 않은가? 위트가 더해진 말이다. 이런 말들은 SNS 상에서 밈화 되고 있다. 밈(Meme)은 그리스어 미메메(Mimeme)에 유전자(Gene)와 발음이 비슷하게 만든 단어로, 문화적 행동이나 지식이 다른 사람에게 복제되어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SNS 등에서 유행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재창조되는 패러디물, 짤들이 이에 속한다. 밈은 하나의 단어, 문장으로 남아 있지 않고 늘 새롭게 사용되어 다양한 콘텐츠의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밈은 생동감, 재치를 담고 있는 이 시대의 감수성을 지닌 콘텐츠이다. 그렇기에 소통의 주재료가 된다. 이런 밈은 현재의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아는 방법이다.
밈과 더불어 해시태그 역시 트렌드를 이끈다. 현재 SNS를 보면 #무지출챌린지 #고기없는금요일 #○○레시피 #키토식단 #재택근무패션 #오운완 #착샷 등 해시태그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지금 시대에는 이런 것들이 사람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해시태그로 시대상을 이해하는 수단이 되니 현재의 생활풍경을 읽을 수 있다. 언어는 일상생활을 반영한다. 신조어, 밈, 해시태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넘쳐나는 이 시대의 콘텐츠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답!
이런 말이 뜬다, 한 번 쯤
CHECK!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동은(송혜교)이 연진(임지연)에게 하는 말에서 시작과 끝 부분에 붙은 “연진아”가 하나의 밈이 되고 있다. “연진아, 난 오늘 무엇을 했어.”, “~할까 연진아?”, “멋지다, 연진아” 등 말에 넣는데 자연스럽게 동은의 독특한 말이 떠오른다. 이야말로, 드라마 과몰입 상태로 현재 뉴스 기사, 각종 커뮤니티, 유튜브 제목 등에 많이 활용된다. 번외로 “~ 스튜디어스 혜정아”도 있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지금 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라며 듣고 있는 노래 제목을 물어보는 유튜브 콘텐츠에서 시작한 밈이다. 아무 질문이나 곤란한 질문에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동문서답하면 된다. 틱톡, 숏츠 등에서 관련 영상이 수두룩하다.

드라마나 소설이 잘 나가다가 갑자기 삼천포에 빠질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약하리라는 ‘용두사미’를 넘어 분노를 감출 수 없을 때 쓰인다. 최근에 종결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도 관련한 논란이 많았다.

영어 Form(폼)에 ‘미쳤다’가 결합한 말로, 상태가 좋다, 기량이 좋다, 대단하다, 웃기다, 멋지다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다. 한 분야에 단단히 빠진 사람으로, 기본적으로는 칭찬의 의미로 사용하지만 비꼬기도 하는 말이니 맥락을 살펴야 한다.

마카롱과 김치찌개의 조화란 웬 말인가? 모 가게에서 간장게장, 마카롱, 만두 등을 함께 파는 사진이 인터넷상에 퍼지면서 생겨났다. 식당의 혼란스러운 메뉴처럼 관심사가 통일성이 없고 다양하다는 의미가 있다.

유튜브를 잘 보는 이들에게는 익숙한 말일 것이다. ‘그 자체’라는 뜻인데 잡채와 발음이 유사해 사용하기 시작한 일종의 말장난이다. 의미가 있는 말이라기보다는 재미있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업체의 프로모션이나 영상 자막, 뉴스 제목 등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새로운 재테크의 방식이다. 길에 버려진 종이상자를 주워 생활비를 번다는 폐지 줍기가 온라인으로 들어왔다. 기업들의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포인트 적립, 쿠폰 이벤트에 참여해 생활비를 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며, 짠테크, 무지출챌린지와 결을 같이한다.

이 말뜻은 ‘너무 예쁘네요’다. 농협과 예쁨의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 밈은 게시물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야간에 편의점에서 일하는 직원이 외국인 손님이 말한 “농협은행, 알아?”를 “너무 예쁘네요, 알아?”라고 잘못 알아들으면서 시작한 밈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사용하는 밈이다. “포르투갈 이기면 되는 거 아님?”이라는 누리꾼의 글에 다른 누리꾼이 댓글로 포르투갈은 ‘우승 후보임’이라 말했다. 글쓴이는 대댓글로 “알빠임?”이라 되받아치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내가 알 바냐’라는 말 줄임으로 긍정적인 뜻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참고!
새로고침이 필요한 언어

마약○○

○린이

맵찔이

알쓰

미닝아웃

헌내기

벙어리장갑

PTSD

결정장애

학부형

유모차

효자상품

* 아무리 유행하는 말이라도 지양해야 하는 말이 있다.
생각 없이 사용한 말 속에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비하의 의미가 있는 단어들이 많다.
전문용어의 오남용 역시 마찬가지다.
말을 사용하기 전 한 번쯤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