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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모으는 비결이 궁금하세요?

김경필 재테크 인플루언서

수많은 재테크 전문가가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렇게 투자하세요, 저렇게 대비하세요!” 뭐가 맞고 틀린 걸까?
어떻게 해야 내 월급으로 돈을 모아서 ‘불안감과 고민’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빗방울처럼 쏟아지는 말의 홍수에서 가장 귀 기울여야 하는 건 뜬구름 잡지 않는 태도다.
‘본인 급여의 수준에 맞게 소비하고 저축하라’는 말,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사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의견을 우리 가슴에 내리꽂는 저격수가 여기에 있다.

글 노윤영(편집실) / 사진 김성재(싸우나스튜디오)
  • 김경필 재테크 인플루언서
  • 미래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 Q
    • 반갑습니다. 선생님은 국내에서 가장 저명한 재테크 인플루언서로 알려져 있어요. 본래 직장생활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계기로 재테크 인플루언서가 되신 건가요?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제일기획을 거쳐 삼성생명에서 오랜 기간 일했어요. 복리후생과 급여는 훌륭했지만, 딱딱한 조직 생활은 저와 잘 맞지 않아 10여 년간의 회사 생활을 정리했어요. 본래 재테크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꾸준히 길을 찾았는데, 그 덕분에 2015년 첫 책(《스마트한 월급 관리의 법칙》)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이때를 계기로 재테크 분야의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물론 결정적으로 제게 날개를 달아준 것은 유튜브였죠. 유튜브에서 제가 출연한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방송과 강연 요청이 쏟아졌거든요.

    • Q
    • 재테크를 다루는 유튜브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있죠. 그런 걸 보다 보니 다들 조급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서 빨리 뭘 준비하라고 하잖아요. 안 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요.

    현대사회는 ‘공포감’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요. 실은 모든 유튜버가 그 공포감 덕에 먹고삽니다. 건강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며 의학 유튜버들이 먹고살 듯, 경제 상황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덕에 재테크 유튜버들도 먹고사는 거죠. 저는 그런 공포감에서 벗어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다수 사람의 공포감은 “부자가 안 되면 어떡하지?”가 아니라 “평균도 안 되면 어떡하지?”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해요. 상위 20%의 삶을 꿈꾸는 게 아니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 열심히 일하며 본인의 소득 수준에 맞게 저축과 절약을 한다면 말이죠.

    • Q
    • 선생님이 항상 강조하는 ‘소득 수준에 맞는 소비와 저축’을 일반 직장인이 실행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뭘 고려해야 할까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건데, 소비와 저축 역시 마찬가지예요. 같은 급여를 받아도 누구는 많이 모으는데 누구는 안 그렇죠. 그 차이는 돈을 대하는 첫 마음가짐에서 나와요. ‘쓰고 싶은 걸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해야지’와 ‘먼저 저축하고 남은 돈을 써야지’의 차이입니다. 미세한 차이 같지만, 추후 결과는 전혀 달라져요. 다 쓰고 남은 돈으로 저축한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자신의 소득에 알맞은 저축액을 미리 설정한 다음, 남은 돈을 써야 하죠.

    • Q
    • 돈 이야기가 나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왜 그럴까요? 예를 들어 300만 원의 급여를 받는 분은 그에 맞는 저축과 소비 습관을 구축해야 해요. 그런데 인스타그램 같은 데서 온갖 화려한 생활을 보다 보면 좌절감이 생겨요.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며 불행하다고 느끼는 겁니다. 그러한 성향의 사람들이 월 500만 원을 벌면 행복해질까요? 아마 그때는 기준치가 더 올라가서 1,000만 원 버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게 될 거예요. 끊임없이 불행해지는 악순환이죠. 그런 이들에게는 ‘5년이나 10년이 지나도 자신의 상황은 똑같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어요. 이 두려움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정답은 저축과 절제입니다. 절제해서 소비하고 저축을 꾸준히 하다 보면 목돈을 모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가능성과 희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 김경필 재테크 인플루언서
  • 1억 원은 자산 성장의 터닝 포인트
    • Q
    • 말씀하신 것처럼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가 소비를 부추긴다고 여러 방송에서 언급하신 바 있어요.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까요?

    일단 블로그를 먼저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블로그에는 저축과 절약을 실천하는 내용과 느낀 점 등을 적는 겁니다. 다만 급여가 올랐다거나 자랑하고 싶은 순간이 생기면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면 되고요. 인스타그램은 기본적으로 자랑하려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근데 더는 자랑할 게 없는데도 인스타그램을 쓰다 보면 남과 자신을 비교하게 돼요. 그래서 블로그를 먼저 해보라는 거예요. 블로그에는 자신의 재테크 성장 스토리가 쌓일 수 있으니까요. 이야기에는 힘이 있잖아요? 우리가 드라마를 보는 것도 이야기 때문이고요. 블로그는 여러분이 장애물을 돌파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일단 1억 원을 모아보라고 제안하고 싶어요. 그 이야기를 차곡차곡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기록해보는 거죠.

    • Q
    • 1억 원을 모으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우선 저축의 근육이 붙습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퍼스널 트레이닝(PT)을 받는다고 생각해봐요. 처음에는 트레이너가 요구하는 무게가 버겁지만, 차츰 적응하면 그보다 무거운 중량도 가능하게 되잖아요. 그렇듯 저축도 꾸준히 할수록 근육이 생깁니다. 두 번째로 연봉이 오릅니다. 만약 1억 원을 은행에 넣어둔다고 생각해보세요. 1년간 금융소득이 몇백만 원은 나올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의 연봉은 그만큼 추가되는 셈이죠. 세 번째로 자산 성장에 가속도가 붙습니다. 처음 1억 원을 모으는 데 5년이 걸렸다면, 그다음 1억 원을 모으는 건 대략 9개월 정도를 앞당길 수 있어요. 저축의 근육이 붙으니까 그만큼 속도가 빨라지죠. 그리고 1억 원을 모으면 희망과 가능성이 생겨요. 마법처럼 집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내년에 무얼 하고 계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는 거죠.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여러분은 자존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1억 원만으로 파생되는 변화가 정말 많죠? 제가 말하는 1억 원은 ‘자산 성장을 위한 터닝 포인트’예요.

    • Q
    • 주식 같은 투자를 통해 목돈을 모으려는 사람들도 많아요. 반면 선생님은 평소 주식 투자를 경계하라고 말씀해왔죠.

    누군가 투자로 수익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면 다들 마음이 급해져요. 본인도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싶은 거죠. 근데 그런 건 투자가 아니에요. 10~15년 후의 미래를 예측해서 아직 떠오르지 않는 주식 종목에다 잃어도 상관없을 정도의 금액을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임해야 그게 투자인 거죠. 이미 최대치를 찍은 주식을 사서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싶다는 심리는 2021년 부동산 영끌 사태와 다를 바가 없어요. TV나 유튜브를 보면 ‘공부를 안 해서 주식에 실패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에요. 공부하면 주식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니에요. 평생 공부만 해온 사람들이 뛰어들어도 쉽지 않은 게 주식시장입니다. 특히 요즘은 자산 관리의 변동성이 굉장히 심한 시대잖아요. 주식 투자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 Q
    • 금융 상품이 워낙 다양해 뭘 선택해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아요. 현명하게 저축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보통 사람들은 ‘매달 내는 돈’에 집중하는데, 그보단 만기 후 ‘타가는 돈’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자신에게 보상금을 주세요.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모아서 1,050만 원을 탔다면 1,000만 원은 다시 저축에 투자하고 50만 원은 스스로에게 보상금으로 주는 거죠. 그리고 이자율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1% 차이는 사실 수령액에 큰 차이가 없어요. 저축은 흩어진 돈을 한데 모으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 다만 너무 적은 금액의 저축은 피하세요. 매달 10~20만 원을 모으는 저축은 자칫 소비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 김경필 재테크 인플루언서
  • 돈을 ‘애증’하지 말고 ‘애정’하세요
    • Q
    • 한국남부발전은 기관 특성상 주말부부가 많습니다. 이러한 분들을 위한 재테크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주말부부라고 뭐 특별한 재테크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아요. 다만 주말부부라면 대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는데, 시간을 내서 우선 경제권이나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서로의 소득이 완전히 오픈된 상태에서 한 사람이 전체 소득을 맡아 관리하는 것입니다. 최악은 각각 소득을 따로 관리하는 블라인드형 관리가 되겠죠. 이런 일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중요한 재무 목표를 서로에게 막연하게 떠넘기는 방관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결정이라도 부부가 상의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주말에라도 많은 대화를 나누길 권장합니다.

    • Q
    •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문득 선생님이 생각하는 ‘돈의 정의’는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사람들에게 돈은 ‘애증’의 대상 같습니다. 좋아하는데 증오하기도 해요. 자신이 보유한 돈은 사랑해도 주변 사람들이 돈이 많다고 하면 질투하잖아요. 그보단 돈을 사랑하고 존경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래야 돈이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 부자가 됐다고 하면 일단 의심하거나 나쁜 생각부터 하죠. 물론 진짜 나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다면 비판받아야죠.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일단 그 사람이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 보고 배워야 합니다. 노력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면 그게 진짜 불평등한 거예요. 이런 마음 없이 불평만 한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거예요. 발전할 틈이 보이지 않는 거죠.

    • Q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20년간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더니 1위가 ‘행복’이라고 나왔어요. 행복은 기쁨과 어떻게 다를까요? 기쁨은 순간이지만 행복은 오래 지속될 것 같다고 느껴지죠. 기쁨이 무조건적이라면 행복에는 조건이 필요해요. 여러분이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조건이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신용카드로 찰나의 기쁨을 만들지 마시고 여러분이 설정한 목표로 한 걸음씩 나아가 보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하루는 행복해질 거예요.

직장인이 실생활에서 과소비를 줄이는 노하우
반복하면 과소비입니다

직장인이라면 하루 한 잔 커피는 사서 마실 수 있어요. 하지만 아침에 한 잔 사고, 오후와 저녁에 다시 사서 마신다면 그건 과소비예요. 커피가 더 필요하다면 사무실 탕비실을 가세요.

기본요금 거리의 택시 이용은 주 1회 이내로 제한해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귀찮아서 기본요금 나오는 거리를 택시로 이동하는 분들이 계세요. 이게 습관이 되면 과소비가 되는 겁니다.

계절마다 신상 옷을 사지 마세요

여러분은 계절마다 신상 옷을 구매하고 있나요? 옷장 대신 여러분의 통장을 채우세요.

생일 선물에는 기준이 필요해요

부모님이나 가까운 친구 생일에는 선물을 살 수 있죠. 하지만 애매한 지인일 경우에는 어떠십니까? 이럴 땐 적절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지인들에게 선물해야 한다면, 과한 지출은 피하세요.

문화·레저 비용은 소득의 10% 이내로 제한해봐요

요즘 MZ세대는 필라테스, 요가, 헬스 PT 등 자신의 몸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 이런 건 ‘내 몸에 투자하는 것이니 괜찮아’라고 합리화하기 쉬워요. 문제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겁니다. 문화 및 레저 비용은 소득의 10% 이내로 제한해야 해요. 그 이상을 투자하는 사람은 돈을 모으기 힘들어요.

  • 명사소개

    김경필

    직장인들이 가장 신뢰하는 국민 경제 멘토. KBS 〈국민 영수증〉에서 프로 지출러의 정곡을 찌르는 머니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 경제교육플랫폼 〈사이다경제〉, 유튜브 〈신사임당〉에서도 재테크 강의를 하고 있다. 그 외 각종 잡지 매체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IBK기업은행 등에 칼럼을 기고한다. 저서로는 《김경필의 오늘은 짠테크 내일은 플렉스》, 《15억 작은 부자 현주씨의 돈 관리 습관》, 《이제는 똘똘한 아파트 한 채가 답이다》 , 《결혼은 모르겠고 돈은 모으고 싶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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