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 명사 태평
운동이 몸에 좋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 왜 우리는 운동을 꾸준히 하지 못할까? 시간이 없어서? 어떤 운동이 내게 맞는지 몰라서? 장비가 준비되지 않아서?
그 모든 핑계를 꺾고 당신이 지금 운동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강연, 유튜브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최근엔 어떻게 지내셨나요?
늘 비슷한 일정 속에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주로 강연 일정이 있고요. 주중에는 강남차병원의 시니어 근감소 예방 프로젝트 또는 교원그룹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대상 걷기 운동 수업을 해요. 또 제자들이 피트니스 센터를 많이 운영하고 있어서 초청 강연을 가기도 합니다.
유튜브 활동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유튜브에서 일반인이 편하게 할 수 있는 동작을 많이 소개해주셔서 도움이 됩니다. 코칭을 하실 때 어떤 부분에 유의하세요?
현대인들이 운동하기가 참 힘든 세상이죠. 그래서 피트니스 센터를 안 가더라도 사무실 혹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많이 가르쳐드리려고 해요. 쉽게는 걷기부터요. 걷기도 관절에 문제가 없는 분들에게는 간단한 운동이지만 문제가 있는 분들에게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안 아프게 걷는 법, 아프지 않기 위해 꼭 챙겨야 되는 준비운동, 정리운동 등을 알려드리죠.
걷기 이야기를 하니 궁금해졌는데, 요즘 맨발 걷기가 유행이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이 갈리더라고요.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좋다고 봐요. 단, 걷는 곳이 안전하다는 가정하에서요. 보통 우리가 걸을 때 양말과 신발을 신죠. 양말과 신발 때문에 제대로 감각을 못 느끼게 되면서 발 관절 약화나 발목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맨발로 발바닥 밑에 있는 신경을 많이 자극하는 게 중요합니다. ‘고유 수용성 감각’이라는 게 있는데요. 우리 몸의 근육, 관절 등에서 느껴지는 자극을 중추신경계로 전달하는 걸 말합니다. 맨발 걷기는 이 감각을 올려줘서 낙상을 예방하고 관절을 건강하게 해줄 수 있죠. 신발 안에서 보통 발이 쪼그라들어있기 때문에 변형된 발 모양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요.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시작하면 다칠 위험이 크잖아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요?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해야 합니다. 보면 여태까지 한 10년 운동을 쉬다가, ‘이제 건강을 위해 운동 좀 해야겠다’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첫술에 배부를 수 없어요.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려야 합니다. 근력 운동을 할 때도 가벼운 아령으로 시작하고, 러닝머신을 뛴다면 낮은 속도부터 시작해서 10분, 15분씩 하다가 일주일 후에 5분 더 늘려보는 식으로 점진적인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꼭 전문가한테 배우시고요.
보통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분들이 딱 2주 운동하고 힘들어서 1년을 쉬어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간단한 운동부터 시작해서 체력을 꾸준히 올려야 해요. 하루 5분, 10분의 운동도 신체 기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주변의 누군가가 “야, 10분 운동도 운동이냐?”라고 하면 이렇게 받아 치세요. “너는 그것도 안 하잖아!”
운동 빈도에 대해서도 궁금해요. 일주일에 몇 회 정도 하는 게 적절한 것일까 항상 고민이 되거든요.
사람마다 모두 달라요. 어떤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만 해도 효과가 있고 어떤 사람은 여러 번 해야 하죠. 이상적인 운동 시간 가이드라인은 일주일에 150분 정도인데요. 50분씩 세 번을 해도 되고 30분씩 5번을 해도 돼요.
그런데 평범한 직장인들이 이만큼 운동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잖아요. 그러니까 일상에서 틈틈이 하는 게 좋아요. 다들 점심 먹으러 밖에 나가시죠? 식당까지 가는 데도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럴 때 산책해주면 좋고, 일하다가 짬을 내서 스쾃을 10번씩 하는 식으로 운동 시간을 채우세요.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아침은 피곤하고, 늦은 저녁에 운동하면 수면에 방해된다는 말이 있어 고민인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운동을 시작한 초기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해서 더 피곤하게 느낄 수 있어요. 그런데 그걸 일주일 했는데도 피곤하다, 2주가 되고 3주가 돼도 그렇다, 그리고 뭔가를 계속 많이 먹는다! 이러면 그건 운동이 스트레스를 많이 줬다는 뜻이에요. 스트레스로 인해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식욕과 관련된 호르몬인 렙틴의 불균형이 오거든요.
그래서 훨씬 배고프다고 느끼게 돼요.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30분 했다고 칠 때, 몸이 안정화돼 있으면 내일 또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아, 이걸 내가 내일 또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면 몸에 무리가 온 거예요.
혼자서는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기 어렵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트레이너의 전문성을 고려하기 위해 자격증 등 다양한 부분을 확인하곤 하는데요. 이때 어떤 부분에 유의하면 좋을까요?
먼저 운동 경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트레이너가 그 운동을 터득하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보냈는가가 중요하고요. 두 번째로 전공자인가를 확인하면 좋습니다. 물론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잘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은 검증된 협회의 자격증을 땄는가를 보시면 좋습니다. 여러 기관이 있지만 몇 가지 기관을 예로 들자면 제가 지금 소속돼 있는 한국운동과학연구협회, 미국의 ACSM(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이라는 스포츠의학회가 있겠습니다. 또 한국에는 건강운동관리사 자격증이 있는데요. 건강운동관리사 분들은 주로 병원에서 근무합니다. 요즘은 물리치료사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다만 물리치료사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하는 분들이고 운동을 가르치는 분들은 아니기에 본인의 상황에 맞게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만일 내가 병원에서 관절 통증으로 물리치료를 받다가, 나가서도 재활을 해야 한다면 물리치료사 출신의 퍼스널 트레이너가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이번 호 <KOSPO Family>의 주제는 ‘내가 만능 스포츠맨이라면?’입니다. 만능 스포츠맨이신 교수님께서는 어떤 운동을 주로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평소 식단에서 신경 쓰는 것이 있다면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씩 근력 운동을 합니다. 저는 많은 분을 만나서 운동을 가르치잖아요. 그분들과 유산소 운동을 함께 하며 수업하거든요. 그래서 유산소는 거기서 해결하고요. 거기에 더해 음식은, 너무 단 것을 피하고 단백질 위주로 식사합니다.
교수님 유튜브 영상 중에 저희 독자들께 추천하고 싶으신 영상이 있을까요?
관절별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맨몸 운동들이 올라와 있거든요. 허리 아플 때 하는 운동, 무릎과 발이 아플 때 하는 운동 등을 짧은 영상으로 올려두었어요. 그것들을 따라 하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운동을 하고자 하는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낵 운동(Exercise Snacking)’이라는 말이 있어요. 과자를 먹듯이 일상에서 틈틈이 하는 운동이죠. 저는 이 스낵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대중교통을 타는 분이라면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걸어가거나, 엘리베이터도 내리려는 층보다 2층만 덜 가서 내린 뒤 계단으로 올라가는 거죠. 일상에서 나를 위해 짬을 내서 간단한 운동 습관을 들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