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계일학 > 먹방 친구
“1991년 한전에 입사해서 33년째 근무 중이고, 현장 근무 시에는 주로 시운전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국내외 화력발전 대부분의 형태인 초임계압, 아임계압, 미분탄 및 순환유동층, 복합발전 시운전을 두루 경험했지요.”
신인천빛드림본부 민병희 본부장은 국내 사업소 근무 시절과 본사, 해외 근무 이렇게 크게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며 지난 33년 동안 걸어온 길을 짧고 굵게 요약해 주었다. 그 세월의 마디마디, 힘든 일도 많았다. 발전소에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이 ‘시운전’이라지만 그만큼 힘든 작업을 한 번도 아닌 여러 번, 그것도 종류별로 경험했으니 그 사연을 다 들으려면 시간이 모자랄 듯.
그러나 어디 힘든 일만 있었을까.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도전과 끈기’로 즐겁고 보람찼던 에피소드가 많기에 오늘 먹방 친구들에게 해줄 이야기도 그만큼 무궁무진하다. 특히 대만, 카타르, 베트남, 미국 등 해외에서 시운전과 사업 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보고 느낀 점은 먹방 친구들은 물론 신인천빛드림본부 구성원들에게 꼭 나눠주고 싶은 소중한 인생 경험이다.
오늘 이렇듯 귀한 이야기를 바로 가까이서 들을 수 있게 된 행운의 주인공들은 박세영·변종현·주진영 프로. 일부러 계획한 것이 아님에도 민병희 본부장과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으니, 공교롭게도 모두 신인천빛드림본부에 오기 이전에 삼척빛드림본부에서 일했었다는 것. 동해에서 서해를 두루 바라보며 절로 호연지기가 장착됐을 이들은 오늘 또 얼마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꽃을 피워낼지, 청라라는 이름이 풍기는 어쩐지 세련된 느낌처럼 여느 때보다 훨씬 멋진 도시락과 함께한 이들의 먹방을 기웃거려 보자.
“이 친구들은 모두 삼척빛드림본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모두 잘생기고 훤칠하고 건강한 직원들이지요. 그런데 여자 친구가 없는 사람도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관심 있으시면 연락해 주십시오.”
오늘 모인 먹방 친구 세 명 중 한 명은 이른바 ‘품절남’. 민병희 본부장까지 합하면 두 명인 셈. 결혼한 지 이제 1년이 된 주진영 프로는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지 선배 품절남에게 물었다.
민병희 본부장은 혼자 대만에서 근무하던 시절 매일 아내에게 전화를 걸다 딱 하루 잊어버렸는데, 하필 그날이 결혼기념일이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결혼 전에는 아내를 위해 이벤트도 자주 열었다는 그는 그렇게 일상에서 의미 있는 날 핸드폰에 알람을 설정해 둬 이벤트를 잊지 말고 챙기고, 일상에서 늘 아내를 다정하게 대해주라고 조언했다. 특히 결혼 초에 잘해야 오래도록 가정이 행복할 수 있다며.
이렇게 자연스럽게 시작된 대화는 음식에서 스포츠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이어졌다. 민병희 본부장은 가리는 음식은 없으나 집밥 같은 가정식 백반을 좋아한다고 했다. 어릴 적 좋아했던 짜장면, 김밥, 떡볶이, 순대 등 분식과 햄버거, 피자는 여전히 즐겨 먹는다고.
민병희 본부장은 직원들에게 “흘러가는 물처럼 유연하면서도 필요한 곳에서는 에너지가 가득한 친근한 아저씨” 같은 본부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 말 그대로 직원들을 격의 없고 편안하게 대하는 민병희 본부장 덕에 직원들도 그에게 평소 궁금했던 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박세영 프로는 평소에 즐기는 스포츠가 뭔지 물었다. 민병희 본부장은 요즘 걷기와 뛰기, 회사에 출근해 웨이트를 한다고 답했다. 한창때는 휴가를 내어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을 돌고 서울 가서 도봉산에 오를 정도로 등산에 빠져있었다고.
“제가 올림픽을 즐겨보는데, 오랜 기간 노력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며 대리로 성취감을 느끼고 자극도 많이 받는데요, 본부장님은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하시며 언제 성취감을 느끼셨나요?”
박세영 프로의 질문에 민병희 본부장은 가장 먼저 대만 해외 근무를 떠올렸다. 1999년 한전은 대만에 건설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운전 자문 용역사업을 수주했는데, 마침 민병희 본부장이 그곳에서 처음 해외 근무를 하게 된 것. 때는 신혼 초. 민병희 본부장은 해외 근무 제의를 받고는 아내에게 의논도 하지 않고 바로 수락했다고. 임신한 아내를 뒤로한 채 홀로 나선 해외 근무였지만 그는 이 경험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막상 가겠다고 호기롭게 나섰음에도 정말 잘해 낼 수 있을지 사실 그 자신도 걱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세계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니 우리의 실력이 절대로 뒤지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월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더없이 뿌듯했다고.
민병희 본부장이 더 큰 성취감을 느낀 것은 미국에서였다. 2019년 남부발전이 국내 최초로 미국 가스복합 발전사업에 진출하게 되었을 때 민병희 본부장은 해외사업실장을 맡아 예비타당성 조사부터 계약, 착공까지 담당했다. 미국 북동부 미시간주에 1.085MW급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나일즈(Niles) 복합발전 사업은 2022년 준공 이래 35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국내 산업 발전은 물론, 후배들에게 큰 자랑이 될 이 사업에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는 사실은 민병희 본부장에게 도전이 없으면 성취도, 발전도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도전하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특히 해외 업무는 경험해 보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원해도 안 될 거라고 미리 생각하지 말고. 또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그렇다고 인생이 실패하는 것도 아닌데,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본부장과 세 명의 프로는 이전에 삼척빛드림본부에서 근무했다는 교집합 덕분에 더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 삼척빛드림본부와 인천빛드림본부의 차이점도 화제에 올랐다.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신인천빛드림본부와 이곳보다 새로운 설비를 갖춘 삼척빛드림본부는 특징이 다른 만큼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민병희 본부장은 인천빛드림본부 구성원의 연령대가 다양한 만큼 세대 간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그 말에 귀 기울이던 변종현 프로는 곧 신입사원도 들어올 거라며, 민병희 본부장에게 부하 직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무언지 물었다. 민병희 본부장은 “초심을 잃지 말 것”과 더불어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강조했다.
“때로 상사의 말이나 지시가 부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저도 젊었을 때 그렇게 느낄 때면 얼굴에 감정이 다 드러나곤 했지요. 그럼에도 상대 처지에서 생각해 보면 왜 그때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나에게도 분명 부족한 점이 있을 겁니다.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살아가야 함을 늘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신인천빛드림본부 앞에는 ‘최대’, ‘최초’라는 수식이 늘 따라다닌다. 국내 복합화력 중 최대 설비 용량을 지녔는가 하면 세계 최대 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 구성원들에게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기회에 대한 준비와 도전을 강조하는 민병희 본부장은 신인천빛드림본부 구성원들과 더불어 앞으로 이를 실천해 갈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전력 계통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스터빈 활용 주파수 조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실증·확대 적용하는 등 전력 계통 안정화의 목표를 위해.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세 사람의 프로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도전을 함께하며 민병희 본부장처럼 훗날 지금을 잊을 수 없는 성취의 순간으로 기억하게 되리란 걸.
박세영 프로
평소에 유쾌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본부장님 뵙고 보니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니셨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본부장님 덕분에 회사 생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변종현 프로
오며 가며 스치듯 뵈어 대화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요,
오늘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주진영 프로
생각했던 이미지 그대로 본부장님이 잘 대해주셨습니다. 식사하며 들었던 많은 이야기 마음에 새기고 회사 생활에 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