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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들 하는데, 남부발전 본사 전승희 프로는 전적으로 이 말에 동의한다.
지난 10월 27일 열린 춘천마라톤대회 완주라는 놀라운 성취를 보여준 전승희 프로를 만나 그가 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승희 프로
디지털인프라실 디지털기획부에서 일하고 있는 전승희라고 합니다. 2017년 하반기에 입사해서 정보보안부에 4년간 근무했고, 디지털기획부에서는 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내 ICT 인프라 중 네트워크 설비의 운영과 유지·보수를 맡고 있습니다. 임직원분들이 자리에 있는 PC를 통해 시스템에 접속해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은 사내 모든 전산 장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가능한데요, 이러한 네트워크 환경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관련 설비를 고도화하고, 유지·보수하는 업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라톤은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전승희 프로
달리기를 취미로 시작한 지는 4년 정도 되었는데요, 코로나19 시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외부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었고, 꾸준히 하다 보니 체력도 점점 좋아지고 제 성격과도 잘 맞는 운동이라고 느껴 지금까지 꾸준히 달리고 있습니다. 요즘 크루와 함께 달리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결국 달리기는 혼자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혼자 달리며 생각을 정리하곤 하는데 그런 시간이 좋아 제게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풀코스 완주까지 가능하게 되셨나요?
전승희 프로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녁에는 아무래도 회식, 육아, 가사 등으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새벽 시간을 활용했고, 거의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연습했습니다. 그렇게 4개월 동안 매월 200km 정도씩 뛰었습니다. 올여름은 유난히 길고도 뜨거웠는데요, 특히 7~8월은 새벽에 땀을 흠뻑 쏟으며 운동한 후 출근하면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기도 했었습니다. 그때를 되돌아보면 어떻게 그렇게 준비했었는지 저조차도 신기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하게 만드는 달리기의 장점과 매력은 무엇인가요?
전승희 프로
달리기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 러닝화를 항상 챙기는데요, 낯선 곳에서 달리면 더 재미있고, 그 자체로도 특별한 추억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달리기의 매력은 ‘정직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운동을 경험해 봤지만 달리기만큼 정직한 운동이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시간을 내 운동하는 만큼 체력이 좋아지고, 기록도 좋아진다는 점에서 노력에 대한 성과가 뚜렷한 게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5km를 달리든, 10km를 달리든 그때그때 성취감이 확실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지요.
마라톤 완주 후에는 어떤 느낌이신가요? 해보지 않아 상상이 어려워서요.
전승희 프로
보통 혼신을 다해 달리면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다고 생각들 하시는데요, 드라마틱한 그런 느낌은 없는 것 같아요.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에는 너무 힘든 나머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서 있기조차도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몸이 회복되면서 무사히 완주했다는 안도감과 ‘나도 이젠 풀코스 마라토너다!’ 하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몰려왔습니다. 마라톤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여운이 길게 남아 약 2주간은 성취감에 취해 ‘나 풀코스 완주자야’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가족과 주변의 반응은 어떠신지요.
전승희 프로
가족들은 제가 도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알고 계셔서 진심으로 기뻐하시고 축하해 주셨습니다. 친구나 지인 중에는 저의 완주 소식을 듣고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면서 저를 롤모델 삼는 사람도 생겼고요. 소식을 들은 회사 동료분들도 대단하다며 먼저 인사를 건네 주셔서 감사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마라톤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조언이 있으시다면?
전승희 프로
42.195km라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일단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서 달리기를 꾸준한 취미생활로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3km부터 시작해서 풀코스까지 이르렀으니까요. 처음부터 너무 무리한 속도와 거리를 목표로 하시면 흥미를 잃기 쉽고, 자칫 다칠 위험도 커지니, 러닝을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면 달리면서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달리기를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러닝을 할 때는 아무 운동화나 신지 마시고 반드시 러닝화를 하나 장만하시는 게 부상도 예방하고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
마라톤 외에 다른 취미도 있으신가요?
전승희 프로
제가 러닝 외에 정말 좋아하는 취미가 요리인데요. 쿠킹클래스도 다녀보고 인터넷 유료 강의도 수강했을 정도로 관심이 많은 분야입니다. 저만의 특별한 레시피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상을 보고 따라 하거나 간을 맞추는 것 정도는 곧잘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만든 음식을 아내와 19개월 된 딸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많이 들어요.
새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전승희 프로
우리나라 3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가 춘천마라톤, JTBC마라톤, 서울동아마라톤인데요. 올해 춘천마라톤을 완주했으니 내년에는 JTBC에 참가해 완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춘천까지 가족과 함께 가기 어려워 올해 대회는 혼자 다녀왔는데요, 내년 JTBC마라톤은 피니시라인에서 가족의 축하를 받고 싶어요. 기록 욕심을 좀 내보자면 4시간 안으로 완주하고 싶습니다. 마라톤 이외의 개인적인 목표로는 회사와 가정에서 올해보다 좀 더 나은 구성원이 되는 것입니다. 저와 사랑하는 가족, 제 주변 사람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