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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 인터뷰

에너지 전환,
우리의 내일을 바꾸는 선택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인터뷰

기후 위기 시대,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은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사회 전체의 시스템을 함께 바꾸는 일이라고 말한다.

글 차예지(편집실) 사진 박시홍(싸우나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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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요?

유엔(UN) 환경계획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주 물질인 온실기체가 에너지 부문에서 약 70% 정도 배출됩니다. 특히 화석 연료 때문에 발생하고요. 물론 여기서만 배출량을 줄인다고 바로 탄소 중립으로 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아주 핵심적인 요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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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에너지 전환을 거치면 발전 과정이 완전하게 청정해진다고 오해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혹은 친환경 에너지는 마음껏 써도 된다고 생각하거나요.

재생에너지도 환경에 부담을 가합니다. 석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거죠. 에너지 전환이라는 개념을 좀 더 자세히 아는 게 중요한데요. 에너지 전환이 단순히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만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서 동시에 기존의 석탄, 석유, 가스 관련 소비를 줄이는 것입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전기 자동차를 늘리기만 하고 기존의 내연기관 차를 줄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발생하는 미세먼지나 온실 기체는 그대로인 거예요.

에너지 수요 관리도 중요합니다. 에너지가 얼마큼 필요한지를 알고, 필요한 만큼만 쓰고 만들도록 해야 해요. 보시다시피 서울대 환경대학원은 복도에 불이 다 꺼져있어요. 오늘 날씨가 흐려서 좀 어둡지만, 평소에는 자연 채광이 잘 들어요. 모든 걸 아끼라는 말은 아니에요. 다만 실내에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조명을 환히 켜둔다거나 하는, 사소한 것부터 인식해야겠죠.

한국의 에너지 구조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떤 특징이 있나요?

우선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나라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전기 요금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쓸 수 있어 전기가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큰 관심 없이 사용하죠. 저는 집에서 전기를 쓰지 않을 때 대기전력을 다 차단해둡니다. TV, 셋톱박스, 세탁기 할 것 없이요. 가끔 호텔에 묵을 일이 있으면 방에 들어가 제일 먼저 미니 냉장고의 플러그를 뽑아요. 기껏해야 생수 한두 병 들어있는데, 종일 돌아가고 있잖아요. 대학교 강의실에 설치된 빔프로젝터도 항상 플러그인 상태죠. 이런 데서 소비되는 전기가 얼마나 많겠어요?

또 많은 사람이 한국은 에너지 자원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화석 연료가 없는 거지 재생에너지 자원은 풍부해요. 그리고 재생에너지가 불안정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풍력이든 태양광이든 어느 하나에만 의존하면 안 돼요. 해가 쨍쨍하면 바람이 덜 불고, 바람 부는 날은 흐리잖아요? 두 개가 같이 가야 해요. 요즘은 변동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있어서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어요.

참고할 만한 해외 에너지 전환 성공 사례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덴마크는 1970년대부터 재생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노력했어요. 2023년 기준으로 풍력, 바이오 에너지 등을 합하면 발전원의 81%가 재생에너지라고 해요. 이들은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재생에너지 연구에 투자하고, 지역사회 참여와 지원 제도 등 모든 걸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우리는 정권이 바뀌면 제도·정책도 함께 흔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덴마크가 재생에너지를 국가적인 계획으로 접근해 시스템 전체를 바꾸려 했다는 점에서 참고할 부분이 많죠.

한국이 가진 강점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죠. 재생에너지도 발전 설비가 필요한 일이에요. 우리나라는 바늘에서 인공위성까지 만들 수 있는 나라입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야죠. 그리고 해상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때 특별한 설치선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조선 기술이 발달했고요.

그리고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했다는 것도 강점이에요. 전전화(全電化)라고 하는, 에너지 수요를 전기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시대에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나라라는 건 상당히 유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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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요새는 ‘기후는 경제고, 기상이 연료고, 전력이 화폐다’라고 이야기해요. 재생에너지를 늘리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는 시대예요. 그게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거고요. 또,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전기를 많이 쓰는 분야인데,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요. 그렇기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효율을 높여야 해요.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줄어들면 에너지 안보가 강화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겠죠.

교수님께서는 국가 에너지·기후 정책 설계에도 참여하고 계신데, 학문과 정책 현장의 간극을 느끼시나요?

현장 없는 학문은 공허해요. 현실을 모르고 원칙만 말해서도 안 되고 현실을 이유로 원칙을 포기해서도 안 되죠. 저는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그분들 상대로 교육 등 다양한 일을 해요. 정부 정책의 장기적 방향과 목표는 제안하면서, 현실적으로 주민과 상생할 방법이 뭔지를 고민해야 해요. 결국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정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그걸 알아야 해요. 특히 에너지는, 물리적인 인프라가 50년가량 유지되는 산업이에요. 그래서 한번 결정하면 돌리기 어렵다는 걸 염두에 두고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잘 듣는 게 중요해요.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 구축을 위해 정부, 기업, 시민 각각 어떤 역할이 필요할까요?

정부는 덴마크의 사례처럼 재생에너지를 국가적인 계획으로 접근해야 해요. 그래서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기업은 협력업체나 지역사회와 상생해야죠. 특히 협력업체들은 정보와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에 대기업의 지원이 필요할 수 있어요.

그리고 모든 것의 출발점은 시민이에요. 시민이 어떤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정치인도 눈치를 봐요. 관련 공약을 고민하게 하고, 공약을 안 지키면 혼내야겠죠. 또한 지금은 시민이 ‘에너지 생산자’가 돼야 하는 시대예요. 소비만 하지 말고, 집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거나 재생에너지 관련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간접적인 생산자가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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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남부발전과 같은 발전사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서 맡아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발전소야말로 에너지 전환의 최전선에 서 있는 곳이죠. 재생에너지 기반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해요. 어떻게 하면 탄소를 덜 배출할지 고민해 로드맵을 잘 짜야겠죠. 발전소들이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플랫폼 역할이 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10~20년 후, 한국의 에너지 시스템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있을까요?

미래는 고정된 모습으로 서서 우리를 기다리지 않아요. 오늘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미래가 달려있어요. 스스로 물어야 해요. 우리 사회가 어떤 에너지 체계로 갈 것인지, 그걸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저야 2050년에 세상에 없을지 몰라도, 제 아이를 생각하면 그때 탄소 중립이 왔으면 좋겠거든요. 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내포하잖아요. 가만 앉아서 뭔가를 기다리기보다 기회를 포착하고 실천하고, 나아가 사회 시스템의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에너지 전환에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