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불 자산관리법인(TAM)은 단 9명으로 운영된다. 숫자만 보면 작은 조직이다. 하지만 이들이 책임지는 발전소 규모는 950MW, 국내 중형 발전본부 하나에 맞먹는다. 각자의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목표는 하나다. 미국 최고의 발전소를 만드는 것.
정리 편집실 사진 미국 트럼불 가스복합발전소 제공
SCROLL
이곳 발전소는 어떻게 구성돼있나요? 특징과 업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남부발전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트럼불자산관리법인(TAM)에 소속되어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발전공기업은 일반적으로 발전소를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지만, 미국에서는 발전소를 소유하는 프로젝트 법인과 이를 운영·관리하는 자산관리회사가 분리된 경우가 많습니다. 트럼불 발전소 역시 남부발전, Siemens Energy, KIND가 공동 출자한 프로젝트 법인이 소유하고 있으며, TAM은 프로젝트 법인으로부터 발전소 운영과 관리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TAM은 트럼불 발전소 운영을 총괄하는 하나의 ‘빛드림본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 TAM은 최주몽 법인장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남부발전 파견 직원 4명, KIND 파견 직원 1명, 그리고 미국 현지에서 채용한 직원 4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분위기메이커를 꼽으라면 단연 주영철 팀장님입니다. 트럼불 1기 멤버인 주영철 팀장님은 2022년 말 황무지에 가까웠던 건설 현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복합화력발전소로 완성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함께해 오신 ‘트럼불의 산증인’입니다. 이 사보가 발간될 무렵이면 한국으로 복귀해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주 팀장님은 팀 내 맏형이자 새롭게 부임한 후배들이 현지 생활과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늘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걱정하지 말고 같이 해결해 봅시다”라며 사기를 북돋아 주시죠.
이제 곧 3년 반에 걸친 미국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복귀하시지만, 트럼불 곳곳에는 주영철 팀장님의 노력과 발자취가 깊이 남아 있습니다. 함께 일했던 구성원들은 팀장님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느껴질 것 같다고 합니다.
구성원 중 가장 꼼꼼하고, 날카롭게 문제를 찾아내는 분이 있다면?
최우영 기술팀장님입니다. 트럼불에서는 방대한 양의 영문 문서를 검토해야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일정이 촉박할 때는 AI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데, 아시다시피 AI는 때때로 그럴듯한 오류를 사실처럼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최우영 팀장님은 마치 오류 탐지기처럼 숨은 문제를 찾아냅니다. 실제로 AI가 제공한 정보나 문서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을 발견해 계약 상대방이나 이해관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뻔한 상황을 미리 막아낸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최 팀장님은 엑셀 함수나 계산식 오류를 찾아내는 능력 역시 탁월합니다.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전력시장 입찰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외부 업체가 수행한 통계분석 모델의 수식 오류를 발견해 자칫 발생할 수 있었던 손실을 예방한 사례도 있습니다. “AI는 속일 수 있어도 최우영 팀장은 속일 수 없다”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입니다.
또 구성원 중 재미있는 분이나 소개하고 싶은 분이 있을까요?
박성주 팀장은 재무 직무 경력자이며 경제학 박사입니다. 미국 발전사업에서는 재무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박성주 팀장은 재무 분야에서 쌓은 분석력과 사업관리 경험, 에너지 경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외부 업무를 총괄하며 트럼불의 또 다른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예상철 팀장은 운영팀장으로서 발전소 O&M 계약 관리와 PJM 전력시장 대응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발전운영과 설비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설비의 안정적 운영과 발전소 성능 향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달까지 사업을 함께한 조제우 팀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예비검토단에 파견되어 미국 투자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트럼불의 개발 단계부터 상업 운전 달성, 그리고 최근 리파이낸싱 성공에 이르기까지 사업의 주요 이정표를 함께 만들어 왔습니다.
아울러 한국 주주사인 KIND에서 파견된 구현각 팀장 역시 트럼불의 든든한 구성원입니다. 세무사 출신답게 회계와 재무 분야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며, KOSPO 파견인력 및 현지인력과 잘 융화되어 핵심 멤버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장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Ted 현장소장은 40년 이상의 발전소 건설, 시운전, 운영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 전문가입니다. 착공 초기부터 현재까지 현장을 지켜오며 발전소의 건설과 상업운전을 함께 이끌어 왔습니다. 무엇보다 Ted는 매일 아침 밝은 미소와 반가운 포옹으로 동료들을 맞이하며, 구성원들에게는 늘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저 역시 그를 동료이자 형제 같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신형 가스터빈도, 950MW 설비도 중요하다. 하지만 트럼불 구성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결국 발전소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고. 한국과 미국,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그러나 발전소를 성공시키겠다는 목표만큼은 같다.
”
발전소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일과를 소개해 주세요.
보통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 가장 먼저 밤사이 발전소 설비에 이상이 없었는지 O&M팀이 작성한 리포트를 검토하고,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발전소 운전 상태를 확인합니다.
오전 8시 30분에는 Operation Call에 참여합니다. 이 회의에서는 설비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문제가 발생한 경우 원인과 조치 계획을 논의합니다. 이어서 오전 8시 50분에는 Dispatch Call이 진행됩니다. 이 회의에서는 다음 날 전력 판매를 위한 입찰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한 연료 물량과 구매 계획을 검토한 뒤 PJM 시장에 전력 입찰을 시행하고 천연가스를 구매합니다. 한국에서는 발전계획에 따라 전력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 PJM 시장에서는 발전사업자가 직접 전력 판매가격을 입찰하고 시장 경쟁을 통해 낙찰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연료 역시 매일 필요한 물량을 예측해 하루 전에 구매하기 때문에 전력시장 분석과 연료 조달이 발전소 운영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회의가 끝나면 오전 9시경 사무실을 출발해 발전소 현장으로 이동해 주요 설비를 점검하고 운전 상태를 확인합니다. 이상 징후를 보이는 설비는 없는지, 정비 작업은 안전하게 수행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며 필요한 사항을 논의합니다. 특히 발전소가 준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하자 사항과 개선 과제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O&M팀과 함께 현안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과 후속 조치 계획을 논의하는 시간도 자주 갖고 있습니다.
보통 오후 3~4시경 사무실로 복귀한 뒤에는 남은 업무를 처리합니다. 미국 전력시장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검토하거나 사업 현안을 정리하는 시간도 이때 주로 갖습니다.
퇴근 전에는 O&M팀이 보내온 일일 설비 운전 현황 보고서를 다시 확인합니다. 하루 동안의 운전 실적과 특이사항을 점검하고, 다음 날 운영에 문제가 없을지 검토한 뒤 일과를 마무리합니다.
타지에 있는 만큼, 고향이 그립기도 할 것 같습니다. 평소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방법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한국이 그리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명절이나 가족행사가 있는 날이면 물리적인 거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행히 요즘은 화상통화와 메신저를 통해 언제든 소식을 나눌 수 있어 예전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타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동료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업무는 물론 일상까지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가족 같은 유대감이 생겼고, 덕분에 외로움을 크게 느끼지 않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특히 법인장님께서는 구성원들과 가족들을 자택으로 초대해 따뜻한 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시곤 합니다. 낯선 타국에서 맞이하는 주말과 명절이 자칫 외로움으로 남을 수 있지만,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트럼불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소중한 순간이 됩니다. 명절에는 함께 떡국을 먹고 부침개를 만들며 고향의 정취를 나누기도 합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늘 마음 한편에 있지만 미국 전력시장의 한복판에서 대한민국 발전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그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을까요?
트럼불은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었습니다. PJM 시장 참여를 위한 상업 운전 개시(COD), 프로젝트 금융 조달(financing), 리파이낸싱, 설비 안정화, 안정적인 용수공급 확보까지 수많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했습니다.
사업개발 단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투자자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부분의 준비는 완료된 상태였지만, 정해진 기간 내에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법인장님과 트럼불 1기 선배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금융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첫 번째 고비를 넘을 수 있었습니다.
건설 과정 역시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파나마 운하 봉쇄와 볼티모어 교량 붕괴 등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로 기자재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결과, 오히려 계약 준공일보다 약 40일 앞당겨 준공하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가장 큰 도전은 상업 운전을 앞둔 시기였습니다. 발전소 성능과 신뢰도를 확보해야 했고, 동시에 리파이낸싱 종결과 운영체계 구축도 병행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용수공급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운영, 정비, 사업관리, 재무 등 모든 분야의 구성원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했습니다. 각자의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고 모두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며 문제 해결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PJM 시장 참여를 위한 주요 절차를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리파이낸싱 역시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설비 안정화와 용수공급 체계 개선을 통해 전력수요가 가장 높은 피크 기간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왼쪽부터 최우영 팀장, 최주몽 법인장, 주영철 팀장, 조제우 팀장, Matthew Wymer, Douglas Prindle, Cody Cooper
구성원 중 막내 직원은 입사 몇 년 차인가요? 선배들이 해당 직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미국 법인의 경우 차장급 직원이 팀장으로 파견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입사 8년 차인 예상철 팀장이 가장 후배네요. 이미 회사생활 경험이 충분한 차장이기 때문에 회사생활에 대한 조언보다는 미국 법인에서의 업무와 생활에 대해 몇 마디 해주고 싶습니다.
우선 미국의 문화와 비즈니스 관행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에서는 업무 능력만큼이나 소통과 관계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적인 예의입니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이런 작은 문화적 차이가 생각보다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또 전화 통화나 갑작스러운 화상 미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메일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영어가 부담스럽고 실수할까 걱정될 수도 있지만, 요즘은 AI와 실시간 번역기 등 좋은 도구들이 많습니다. 익숙해질 때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금방 적응할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역량도 눈에 띄게 성장할 것입니다. 지금은 막내 팀장이지만, 3년 뒤 후임자가 부임했을 때는 그 후배 입장에서 예상철 팀장이 ‘신’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부딪히고, 실수하고,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해외사업은 결국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니까요.
업무상 앞으로의 계획이나 발전소 공동의 목표가 있을까요?
트럼불 발전소를 PJM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발전소 중 하나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발전소의 성능과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트럼불은 한국남부발전이 운영하는 발전소인데 정말 믿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러한 신뢰가 쌓일수록 한국남부발전의 브랜드 가치 역시 미국 시장에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럼불의 성공이 남부발전의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한 든든한 교두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1887년, 우리나라는 경복궁에 처음 전등을 밝히며 전기의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의 도움으로 전기를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대한민국의 기술과 경험으로 미국 시장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트럼불은 대한민국 발전산업의 경쟁력과 도전정신을 미국 시장에서 증명하고 있는 현장입니다. 앞으로도 트럼불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남부발전의 미국 사업 확대에 기여하고, 미국 에너지시장 곳곳에 대한민국의 이름과 발자취를 남기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트럼불 가스복합발전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도전을 성과로 바꾼 사람들의 발전소’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았지만 남부발전은 가능성을 믿고 과감하게 도전했습니다. 최근 데이터센터 확산과 인공지능 산업 성장으로 미국의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소의 가치는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트럼불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자리한 최신형 고효율 발전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점은, 쉽지 않은 투자 결정부터 금융 조달, 건설, 상업 운전, 리파이낸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구성원들이 함께했기에 오늘의 트럼불이 가능했습니다.
트럼불은 단순한 발전소가 아니라 한국남부발전의 글로벌 경쟁력과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발전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미국 시장에서 대한민국 발전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기억되기를 기대합니다.
“
오하이오의 하늘 아래에서, KOSPO의 이름으로 그리고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트럼불은 오늘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
최우영 팀장
“트럼불은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협력과 신뢰로 현실로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구현각 팀장
“최초 금융 조달, 조기 준공, 상업 운전, 리파이낸싱까지. 트럼불의 모든 성공 뒤에는 ‘원팀(one-team)’이라는 이름의 힘이 있었습니다.”
예상철 팀장
“누군가는 불확실성을 보았지만, 우리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트럼불은 그 도전의 결과물입니다.”
주영철 팀장
“트럼불을 떠나더라도, 우리가 함께 미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는 자부심만은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