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 전문
솔루션 기업 포어시스
원종화 대표
해양 쓰레기로 인해 발생하는 직·간접 피해액이 연간 3천조 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서 뛰어 놀며 자란 포어시스 원종화 대표는 바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말한다. “바다를 지키지 못한다면 지구를 지킬 수 없다”고. 원종화 대표가 해양 쓰레기 전문 솔루션 기업을 만든 이유다.
포어시스는 접근이 어려운 하천 및 해양 쓰레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거나 수집 및 재활용하는 국내 유일 해양 쓰레기 전문 솔루션 기업입니다. 해양 쓰레기를 어떻게 하면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게 할까 고민하다 2017년 1월 창업을 했고, 해양 폐기물 수거 및 관리뿐만 아니라 전처리 등을 통한 재활용 소재를 만들거나 재활용 제품을 개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여섯 살 때 서울에서 거제도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때부터 바다에서 뛰어놀았는데요. 그러면서 바다를 무척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또 아버지는 해양플랜트산업 1세대시고, 어머니는 분리수거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에도 분리수거를 하셨습니다. 그 영향도 받았죠.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하며 해양 구조물을 연구했습니다. 당시 호주에서 잠깐 산 적이 있었는데 쓰레기가 없는 바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풍경이었죠. 그때 ‘내가 가진 기술을 활용하면 해양 쓰레기를 막는 일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양 쓰레기는 바다 속이나 해수면에 떠다니기 때문에 수거가 매우 힘듭니다. 또 수거를 했더라도 염분이나 불순물 등 오염이 심해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하거나 매립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다에 쓰레기가 많으면 사고 위험이 큽니다. 지구 면적의 70%가 바다고, 지구의 산소 공급량 80%도 바다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파도가 칠 때 온실가스를 바다가 흡수하는데, 해양 쓰레기가 많아질수록 바다 속 산소 발생에 지장을 줍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세플라스틱을 플랑크톤이 섭취하면서 바다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문제도 있습니다. 바다가 열 조절을 못하면서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줍니다. 결국 해양 쓰레기로부터 바다를 지키는 것이 지구를 지키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천으로부터 떠내려 오는 쓰레기가 해양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입니다. 하천 한편에 유도시설을 설치하고, 다른 한편에는 쓰레기통을 설치해 쓰레기를 걷어내는 거죠. 저희는 이 솔루션에 ‘플로팅 배리어(Floating Barrier)’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기술이 집약돼 있는데요. 일반 하천이라면 물의 흐름이 한 방향이라 쓰레기를 쉽게 차단할 수 있지만 바다 근처는 밀물과 썰물의 영향으로 쓰레기가 양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구조물을 어느 지점에 얼마나, 어떻게 설치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가 기술의 핵심입니다.
올해 말쯤 충청남도에 설치가 됩니다. 시범사업으로 두 군데에 계획하고 있고, 현재 다른 지자체와도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재작년 한국남부발전과 취수구에 해양 생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차단 시설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중단된 적이 있었습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서 수온이 계속 높아져 가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곳이 바닷가에 자리한 발전소나 공장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여름에만 볼 수 있던 해파리 같은 해양 생물이 일 년 내내 떼를 지어 동해까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죠. 발전소는 이러한 해양 생물이나 해양 쓰레기 때문에 취수구가 막혀 발전소 운영이 중단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포어시스는 취수구 차단 시설도 중요 시장으로 생각하고 개발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한국남부발전과도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매일매일이 재미있고, 또 매일매일이 힘든 것 같습니다. 해양 쓰레기를 고민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도 드뭅니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연구소가 아니고는 포어시스가 유일하다고도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함께 일할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를 믿고 사업에 참여해준 동료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현재 수거된 해양 쓰레기는 처치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는 그야말로 부담스러운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1톤에 10만 원 정도 소요되는 육상 쓰레기에 비해 해양 쓰레기는 톤당 3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도 들어갑니다. 그러니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요. 해양 쓰레기를 거둬 돈이 되지 않으면 수거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해양 쓰레기가 돈이 되려면 자원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 쓰레기의 수거 시장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자원순환이라고 하면 좋은 재료로 되돌아가는 케미컬 리사이클(Chemical Recycle)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에너지 소비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지구가 감내해야 하는 열에너지는 더욱 커집니다. 그래서 포어시스는 해양 쓰레기에서 고품질의 소재를 뽑아내기보다는 형태 변화는 최소화하면서도 산업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도록 재활용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폐그물과 패각으로 만든 친환경 콘크리트 재료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는 자연에서 얻은 모래와 자갈을 이용해 만듭니다. 친환경 콘크리트는 폐그물이 철근 역할을 하고, 패각이 모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환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철근을 만들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친환경 콘크리트는 화분, 앵커, 인공어초 등으로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올해 포어시스는 해양 폐기물 전용 자원순환 공장 ‘리벌스 팩토리(Reverse Factory)’를 지을 계획입니다. ‘리벌스’에는 ‘다시 태어난다’, ‘뒤집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즉, 해양 폐기물이 공장에 와서 좋은 재료로, 혹은 전혀 다른 기능을 가진 용도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앞으로 리벌스 팩토리를 통해 자원순환을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아울러 현재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해양폐기물 솔루션 기업의 역할과 사명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