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지구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한목소리로 친환경을 외치고 있지만, 희망은 좀처럼 대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푸른 바닷속에서 물결치는 지구의 희망을 발견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스타트업이 있다. 고갈되지 않는 바다 자원을 활용해 만든 친환경 신소재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으며, 6개월이면 생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런 혁신,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다에서 혁신한다’는 회사명에서처럼 해초류에서 친환경 신소재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제품화하는 회사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플라스틱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합니다. 일회용품도 마찬가지죠. 이러한 환경 문제를 저희 회사는 해초류 친환경 소재로 대체해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일회용 컵이라든지 일회용 포크 등을 현재 친환경 소재로 개발 완료했고, 나아가 목재를 사용한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이야기로 돌아가는데요. 당시에는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에 대한 심각성을 대체로 몰랐습니다. 오히려 위생적이라고 보았죠.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제게 자녀가 둘이 있는데, 둘째가 딸입니다. 딸아이가 태어난 후 100일 정도 되면서 희귀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서울 아산병원까지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아보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죠. 1년간 치료를 받으며 지내다가 알게 된 게, 제가 살던 아파트가 새로 지은 아파트였습니다. 비소를 땅에 묻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다 보니까 어른들은 괜찮지만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치명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환경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고, 플라스틱 역시 언젠가 분명히 인류에게 큰 해를 입힐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대체할 소재를 찾기 시작했고요.
처음에는 나무에서 찾았는데요, 성공은 했지만 그 나무 종류가 동남아에서 나는 종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해초류가 떠오르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저 역시 부산이 고향이라 어렸을 적부터 해초류를 많이 봐오며 자랐거든요. 이 해초류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면 어떨까 싶었고, 그러면 굉장히 친환경적이면서 좋은 소재가 되지 않을까 해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비로 연구를 시작했고, 이후 제품화가 어느 정도 완료되었을 때 창업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환경 문제에 관련한 제품은 정부기관에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은 어쩔 수 없이 이익 창출을 위해 사업을 하다 보니 한계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전국에서 열리는 큰 대회란 대회는 다 참가해 6개 부처 장관상을 받았죠. 그다음에는 한국에서 제일 큰 스타트업 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에도 나가 수상을 했는데요. 그러면서 친환경 신소재 제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한민국에 알렸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어요. 대량생산을 위한 투자를 받기 위함이었죠. 그게 참 쉽지 않았어요. 현재 저희 회사를 모르는 투자자가 없을 거예요. 그 정도로 투자처를 알아보고 다녔는데, 국내에선 어려웠고 아이러니하게도 유럽에서 받게 되었습니다. 내년쯤 설비 등 대량 생산에 필요한 시설을 제대로 갖춰서 양산하려고 합니다.
많이 어려웠죠. 자금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도 그랬지만, 아무래도 직장생활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 더 힘들었습니다. 어쨌든 돈이 있어야 연구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부모’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부모라면 누구였더라도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고 생각해요. 자녀를 위하는 그 마음 하나로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선 친환경 소재는 굉장히 다양해요. 사탕수수 등 여러 종류의 친환경 소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것들과 해초류 소재의 친환경 소재의 차이점은 딱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버려지는 부산물을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단가가 저렴한 편이죠. 두 번째는 해초류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항균성입니다. 그로 인해 여러 세균을 제거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해초류 안에 생분해를 빨리 촉진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목재나 다른 소재보다도 빨리 분해되어 친환경적이죠. 그리고 이 세 가지 차이점은 마린이노베이션의 차별적인 기술력이기도 하고요. 물성도 좋아서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울 정도인데요. 위생을 생각해서 고객분들께 한 번만 사용하시라고 권고하고 있죠.
‘다음 세대를 위한 올바른 생각과 행동’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제 자신을 위함도 있지만 다음 세대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지구가 깨끗하길 바람이었잖아요? 현재 지구는 환경이 심각할 정도로 오염되어 있고 그로 인해 기후위기가 왔으며 이다음은 식량 문제가 올 겁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다음 세대가 겪게 될 거예요. 저는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줘야 하는 게 기성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했던 거고요. 다른 분들은 그분들의 방식대로 행동하시겠죠.
저희 회사 직원이 18명이에요. 현재 굉장히 바빠서 야근도 해야 하고, 대기업과 비교하면 복지 혜택이 좋은 편도 아닙니다만 우리 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업무를 하는 건 저와 같이 다음 세대를 위한 마음 때문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가치가 있다고 보는 거죠. 회사가 지금보다 더 잘 되면 직원들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마린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가 플라스틱, 일회용품 등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얻었죠. 최근에는 두바이에서 열린 엑스포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전 세계에 저희 회사를 알렸는데요. 이런 일들을 통해 마린이노베이션이 조금 더 신뢰성을 얻고,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 인식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 있습니다. 저 역시도 상을 받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다는 마음으로 대회에 출전합니다.
회사를 설립한 이후 기부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해초 추출물로 양갱을 만들어 코로나19에 지친 의료진들에게 기부하고 있죠. 양갱이가 달콤하잖아요? 휴식시간에 의료진들이 양갱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하고 기분이 한결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획한 프로젝트입니다. 또 큰 화재가 났을 때는 소방 공무원들에게도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최근에 울진·삼척 지역에 산불 진화 작업을 했던 소방 공무원들에게도 양갱을 기부해 잠시나마 위로의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을 때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지원사업을 통해 한국남부발전과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여러 기관의 지원사업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또 소중하게 생각하는 편인데요. 그러면서 한국남부발전과 인연을 맺게 되었죠.
현재 저희 회사는 해외시장에 포커스를 국내시장보다 더 많이 맞추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글로벌 회사로 키우려고 계획했고요. 특히 ‘친환경’이 정책 관련해서 유럽이 앞서 있다 보니 더더욱 해외시장을 개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 법인도 설립을 마무리했고, 코트라 등을 통해 작년에는 스웨덴 지사화 사업을 잘 마무리했죠. 유럽 시장 반응도 매우 좋습니다.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쪽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무척 디테일한 질문입니다. 해초류를 연구했던 대학이나 기관은 사실 많이 있었어요. 실제로 해초류로 컵을 만든 회사도 있었고 비닐류를 만든 업체도 있었죠. 그런데 이를 상용화에 성공한 회사는 저희 회사가 유일한 것 같아요. 상용화를 하려면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앞서 성공했던 사례들은 이를 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가격이 비쌌던 거죠. 컵 한 개가 만 원이면 아무리 친환경이어도 부담이 되잖아요. 저희는 이를 100원, 200원 단위로 가능케 한 회사였고, 나아가 대량생산 역시 가능한 회사였던 셈이죠.
친환경 소재 제품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로 내려오게 하는 겁니다. 플라스틱은 너무 저렴하기에 이 가격대를 맞추기가 힘든 게 사실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대기업이나 정부가 나서야 하죠. 그리고 저는 목재보다도 싸게 만들고 싶어요. 대량생산을 하기 위한 투자 유치도 마무리 단계에 있고, 대량생산 설비를 투입시켜 6개월 안이면 자연 분해되는 해초류 친환경 신소재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요즘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드시는데, 배달 음식에 사용되는 일회용품에 저희 제품이 사용되길 원하고요. 그러면 배달 음식을 시켜 드실 때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죄책감을 좀 덜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가 식량 문제도 이야기했는데요. 이 역시 해초류로 해결하고 싶습니다. 저희 회사가 양갱뿐만 아니라 해초 샐러드도 개발했습니다. 하루 한 끼 해초 샐러드를 드시면 채소나 과일 등 육상 자원을 아낄 수 있죠. 또 암 같은 건강 질환 같은 경우에도 해초류에 들어 있는 항암 물질이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기에 해초류의 양은 무궁무진하고, 해초류가 가진 가능성 역시 무궁무진합니다. 이를 잘 활용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