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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폐패널,
다시 빛을 마주하라
태양광 폐패널 발생과 대응

Write. 이성미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 경제잡지 포브스(Forbes)는 2021년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이 전 세계 발전량의 10%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간 태양 빛을 받으며 대한민국을 밝혀온 태양광 패널이 수명을 다해 폐기에 놓이게 되었다. 폐패널 현황과 처리 대응 방안을 알아본다.

태양광 폐패널 홍수가 머지않았다

국내 태양광 발전 비중이 올해 8월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의 20%를 돌파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무려 18배나 증가한 수치다. 태양광 발전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 전지판(Solar Panel)을 통해 받은 햇빛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패널은 외부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비, 바람 등에 의해 조금씩 부식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그리하여 패널의 수명은 20~25년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

기대수명이 다한 가정용 태양광 폐패널은 생활폐기물로 분류·배출, 지방자치단체 집하장에 보관되다가 재활용 업체로 인계된다. 발전사업용 폐패널은 사업장폐기물로 분류·해체되고, 재사용이 가능한 패널은 중동 지역 등으로 수출되거나 재활용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2000년대 초반 태양광 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기대수명이 다한 패널의 대량 발생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보급 통계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폐패널은 2023년 988톤 규모이며, 10년 후인 2032년에는 9,632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태양광 발전의 확대 및 성장을 위해선 폐패널 처리에 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전 세계 태양광 폐패널 처리 현황은?

태양광 발전이 먼저 시작된 세계 각국에서는 폐패널을 어떻게 재사용 및 재활용하고 있을까? 유럽 국가들은 전자폐기물 처리를 위한 지침인 폐전기‧전자기기처리지침(Waste Electrical & Electronic Equipment, WEEE)을 기반으로 태양광 폐패널 처리 의무를 법제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폐패널 수거 및 폐기에 따른 소요 비용은 모두 생산자가 부담한다. 해당 지침에 따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폐패널 회수율은 80%, 재활용률은 70%에 달했다. 특히 독일은 연방환경청이 책임을 맡아 EAR 재단(Stiftung Elektro-Altgerate Register)을 설립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최소 1개 이상의 태양광 모듈 회수가 가능한 재활용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자국 환경법에 따라 태양광 모듈을 관리한다.

미국에서는 주 정부와 산업체를 중심으로 재활용 관련 정책이 수립됐다. 이중 태양광 보급률이 높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15년 태양광 패널 수집 및 재활용에 관한 법안을 채택, 폐패널을 관리하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태양광 제조사는 폐패널 처리를 위한 기금을 부담하고 제품 수명 연장을 위해 노력하도록 권고받는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와 재활용 연구

우리나라도 정책, 연구 등 여러 방면에서 폐패널 재활용 및 관리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3년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EPR)에 태양광 모듈을 포함한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란 제품의 생산자에게 제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생산자가 회수와 재활용에 따른 의무와 비용을 부담하면, 이를 재활용 업체에 지원금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더불어 환경부는 태양광 패널 공제조합 설립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전국 거점 수거 체계가 마련된다면, 발전사업용 폐패널이 안전하게 재활용 업체로 인계될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 패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사용된다. 이중 유리, 알루미늄, 은, 실리콘 등의 소재들은 추출하여 새 모듈 제작에 재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은 수명이 끝난 태양광 폐패널을 95% 이상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올해 정부출연 연구기관 10대 우수 연구 성과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충청북도 진천군에 태양광 폐패널을 재활용하는 태양광모듈연구센터가 전국 최초로 건립되기도 했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어두워진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노력 여하에 따라 어둠을 물리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제 우리의 노력으로 제도적, 기술적 뒷받침이 계속 마련된다면, 태양광 발전 폐기물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고 빛은 더 강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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