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임경 사진. 이승헌, 조병우
리스(Wreath)의 계절이 돌아왔다. 연말, 한국남부발전 네 명의 프로도 공간을 조금 화려하고 따뜻하게 채워줄 리스 만들기에 직접 나섰다. 만들기가 주는 뜻밖의 편안함, 즐거움은 덤이다. 포근한 겨울 감성을 미리 만끽한 꽃을 든 네 남자를 만나보자. 인스타그램 각일 정도로 매우 예쁘다.
이번 도전 미션은 생화를 특수 보존 처리한 가공화 ‘프리저브드 플라워’로 세상 단 하나뿐인 리스 만들기다. 준비한 유칼립투스 파블로, 시네신스, 유칼립투스 블랙잭, 안개꽃, 라그라스 등을 꺼내 드니 싱그러운 풀 향이 코끝을 스쳤다.
평소 꽃은 선물할 때만 사봤다는 환경품질부의 진영빈 프로, 장현수 프로, 윤준혁 프로 그리고 미디어홍보실 정성훈 프로는 한 손에 글루건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에는 프리저브드를 들고 본격적인 씨름에 나섰다. 이번 체험의 관전 포인트는 같은 재료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완성된 리스의 모습이다.
먼저 제일 넓은 잎으로 면면을 채우는 네 사람. 만들기 전 ‘뚝딱 만들겠지’라고 쉽게 생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잘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긴 걸까. 프리저브드를 들고 하나하나 리스에 붙이고, 꽂는 모습이 바둑 선수가 바둑알을 놓을 때처럼 신중해 보였다. “생각보다 어려워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라는 장현수 프로의 말에 모두가 “나도! 벌써 망한 것 같아!”라며 격하게 공감했다.
어렵다는 엄살도 피웠지만, 하나, 하나 꽃꽂이하듯 리스를 채울수록 속도가 붙었다. 푸른 소재의 잎들을 하나둘 켜켜이 붙이거나 리스에 꽂는 프로들의 움직임도 점점 리드미컬해졌다. 크기가 맞지 않을 때는 가위로 싹둑 잘라서 높이도 맞춘다. 마음 가는 대로 프리저브드를 붙였다 뗐다 하는 모습이 학창 시절 미술 시간을 떠오르게 했다.
장현수 프로는 유칼립투스 블랙잭 잎을 줄기에서 다 떼어내고선 가위로 일정 모양을 만들어 다시 이어 붙였다. 유칼립투스 블랙잭 줄기에서 나오는 흰색 물을 보며 “염색약인가요? 농약은 아니죠?”라고 웃으며 묻는 장현수 프로의 리스는 다른 프로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인상적이다. 가운데 노란색 안개꽃과 라그라스, 시네신스 프리저브드를 꽂아두고선 ‘혼란 속에 피어나는 꽃’이라고 했다. 곧 태어날 ‘이삐’를 위해 리스를 만든다는 진영빈 프로 그리고 21개월 딸아이 방문에 걸어둘 거라는 정성훈 프로는 아빠의 마음을 한가득 담아서일까. 이들이 만든 리스는 풍성하고,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준혁 프로님은 리스를 헬스장에 붙여둘 것 같은데요?”라는 진영빈 프로의 말에 윤준혁 프로는 웃으며 손사래 쳤다. 운동 마니아인 윤준혁 프로는 ‘쇠질’에 진심이라 꽃과 친하지 않다고 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플로리스트다. 프리저브드를 꽂는 순간만큼은 생각도, 손길도 자유로운 듯 유려한 모습이다. 안개꽃과 시네신스를 곳곳에 꽂아 하늘거리는 느낌을 자아낸 리스는 단아하면서도 예쁘다.
“우리 이삐를 위한 선물이니 조금 유치하게 꾸며봤습니다. 골든볼을 사용하지 않은 분들 것까지 모아 꽂았어요. 나비 더듬이 같지 않나요?”라는 진영빈 프로. 노란색 끈으로 만든 작은 하트에서 아가를 생각하는 예비 아빠의 마음이 오롯이 보였다.
네 명의 프로는 리스를 장식하는 리본 만들기에서 또 한 번 멘탈이 흔들린다며 앓는 소리를 냈다. 복병이라며, 리스 만들 때보다 더 어렵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하지만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정성훈 프로는 리본을 묶지 않고 리스에 감아서 포인트를 줬다면 윤준혁 프로는 리본을 길게 늘어뜨려 우아한 느낌을 연출했다.
완성에 가까워질수록 묘하게 뿌듯해지는 리스 만들기. 집안에 혹은 내 책상에 보고 또 보고, 자꾸 돌아보게 하는 리스 하나쯤 있다면 올겨울 조금 더 포근하지 않을까. 손재주도, 미적 감각도 필요 없으니 꽃을 든 네 명의 프로처럼 리스 만들기에 도전해 보자. 이때 겨울철에 만나는 싱그러운 풀 향은 덤이다.
프리저브드 플라워 리스 만들기
준비된 유칼립투스 파블로·블랙잭, 시네신스 등 소재를 종류별로 분류한다. 소재를 분류하는 이유는 같은 소재가 한쪽으로 몰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골고루 분포시키기 위해서다.
첫 번째 소재 그룹을 글루건을 이용해 리스 위에 고정시킨다. 소재의 길이는 원하는 대로 가위로 잘라 조절할 수 있다. 넓은 잎부터 리스에 붙이면 나머지 포인트 소재의 위치를 잡기가 쉬워진다.
다음 그룹의 소재까지 자유롭게 붙여나간다. 이때 잎들의 방향을 달리해서 붙이면 리듬감이 살아난다. 마지막 그룹을 붙일 때는 리본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놓는다.
포인트가 되는 노란색의 라그라스, 안개꽃, 골든봉을 사이사이에 붙인다. 리본은 리스를 감싸는 형태로 붙여도 되고, 리본 모양을 만들고 난 후 리스 위에 올려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