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에너zine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우주에서 답을 찾다

Write. 강초희

태양광 에너지는 무한하지만 한계점이 존재한다. 날씨에 무척 예민하다는 사실이다. 구름이 많이 끼거나 눈 또는 비가 오는 날이면 태양광 에너지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이제 생각의 전환을 해보자.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환경에서의 태양광 에너지는 어떨까. 그야말로 무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 세계가 그 해답을 우주에서 찾기 시작했다.

무한한 에너지 태양광, 정말 무한한가?

지구의 자원은 한정적이다. 화석연료, 천연가스는 언젠가 고갈되기 마련이고,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 그로 인해 태양, 바람 등 자연에서 얻는 신재생에너지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선 무한한 에너지라는 점, 그리고 무해한 에너지라는 점, 마지막으로 지불 대가가 없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탄소중립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신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유행이 아닌 사회 기조로 자리 잡았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는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2035년까지 미국의 전력 40% 이상을 태양광 발전기를 통해 공급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양광 에너지도 문제점이 존재한다. 날씨‧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고 태양이 뜨지 않는 밤에는 발전을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만일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인류는 가장 완벽한 에너지를 얻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 전 세계 주요국의 시선이 우주로 향하고 있다. 우주에 발전소를 건설해 에너지원을 얻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바로 ‘태양광’이다.

이렇게 완벽할 수 없는 우주 태양광

우주 태양광. 꽤나 낯선 단어지만 이만큼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녹아든 단어 또한 없다.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다면 지구에서의 태양광 발전이 가진 단점을 모두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기, 구름, 먼지 등이 태양광을 가로막아 효율을 낮출 일도 없다. 그전에 우주 태양광 발전에 대한 개념부터 살펴봐야 하겠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우주에서 직접 태양열을 받아 이를 전기로 축적한 후 지구로 보낸다.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하자면 지구 동기궤도에 거대한 태양광 발전 장치를 단 인공위성을 띄운 다음 여기에서 생성되는 직류전기(DC)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전송하는 것이다. 효율은 앞서 말한 대로 대기권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지구에서보다 최소 13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도 필요 없다.

당연히 이 매력적인 에너지를 우주 강국들이 가만둘 리 없다. 지난 5월 12일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해 우주 태양광 발전소 연구 개발을 위해 50여 개 기업 및 연구조직들이 참여하는 ‘영국 스페이스 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이와 관련해 마틴 솔타우 영국 스페이스 에너지 이니셔티브 회장은 “우주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해 필요한 기술들은 모두 개발된 상태”라며 “문제는 프로젝트의 범위와 규모가 크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작은 효율로 큰 효과를, 차세대 미래 에너지

미국, 중국, 일본도 우주 태양광 발전에 발 벗고 나섰다. 2020년 미국 해군 연구소는 무인 소형 우주왕복선인 ‘X-37B’에 우주 태양광 에너지를 지구로 전송할 수 있는 광전 라디오 안테나 모듈(PRAM)을 장착해 우주로 쏘아 올렸다. 그리고 이는 태블릿PC 한 대를 구동시키는 전력인 10W의 전기 에너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경우 최근 우주 태양광 발전소 구축을 위해 대형 로켓 창정9호를 개발했으며, 2030년까지 1MW급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소를 우주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은 2050년까지 우주 태양광 발전 상용화를 계획했으며, 유럽우주국(ESA)은 우주 태양광 실험을 위한 소형 위성 발사를 계획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2017년부터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그 자체로도 매력 있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반드시 성공해야 할 인류의 숙제다. 영국의 예를 들어보자. 영국은 현재 전력 수요의 4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앞으로 30년간 이보다 3배 이상 더 많은 청정에너지가 필요하다. 만일 이 에너지를 해상풍력발전으로 충당한다면 영국 해변 전체를 터빈 무리로 감싸야 한다. 하지만 우주 태양광 발전이라면 말이 다르다. 단지 7~13km 넓이의 커다란 안테나만 필요할 뿐이다. 심지어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지상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땅의 40% 크기에 불과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리고 우리 인류는 이 변화를 조금이라도 더 좋은 쪽으로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우주 태양광은 미래의 해답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수천 톤의 위성과 태양광 패널을 지구 궤도에 안착시켜야 하는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파 전력 전송 역시 효율이 10~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답 역시 찾을 것이다.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한 청정 지구를 위해 모두가 그만큼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다.

구독-에너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