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오래가게

잠시 멈추고,
영월을 바라보아요

Write. 강초희 Video. 최의인 Photograph. 이승헌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곳들이 있다. 영월이 바로 그렇다. 시원하게 녹음이 드리워진 산은 높이 솟아올라 장관을 펼치고,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동강은 느리지만 분명히 흘러간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 영월이 품고 있는 세월의 냄새가 난다. 아름다운 자연과 잔잔한 세월이 녹아 있는 영월에는 그와 똑 닮은 가게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추억은 방울방울
청록다방



Q. 굉장히 오래된 역사를 가진 다방인 듯합니다.

제가 영월이 고향인데, 학교 다닐 때부터 여기가 다방이었어요. 제가 알기론 오십 년도 더 넘은 거 같아요. 저만 해도 이십 년 넘게 운영하고 있거든요. 옛날에는 영월에 다방이 참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 없어지고 저희하고 터미널 쪽에 한 군데만 남았죠. 세월을 품고 있다 보니 현재 저희 청록다방은 영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요. 꾸준히 이 자리에 있으니까 오래간만에 고향을 찾으신 분들도 방문하곤 하시죠.

Q. 영화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적이 있다고요?

제가 다방 마담 역할로 두 컷 정도 나왔어요. 그 뒤로 많은 분들이 저희 다방을 찾아주셨는데, 심지어 외국분들도 계셨어요. 코로나 시국으로 자영업자분들께서 많이 힘들어하셨잖아요. 영화 덕분인지 저희 다방은 조금 덜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청록다방의 시그니처는 쌍화차인가요?

제가 운영하기 전부터 다방에서 이미 쌍화차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주력 메뉴로 못 박힌 건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박중훈 씨가 여기서 쌍화차를 드시거든요? 그 뒤로 손님들께서 쌍화차 때문에 많이들 방문하셨어요. 솔직히 저희 다방 쌍화차가 맛있거든요. 모든 재료를 제가 직접 공수해서 끓이다 보니 맛있을 수밖에요. 아마 이렇게 정성이 들어간 쌍화차를 판매하는 다방은 몇 없을 거예요.

청록다방은?

50년이 넘는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영월의 대표 다방으로, 영화 <라디오 스타>(2006)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준익 감독과 박중훈 배우의 사인이 남겨진 오래된 테이블이 있으며 쌍화차 외에도 웰빙 곡물을 곱게 간 우유 미숫가루가 별미다.



우리는 정성을 판매합니다
부뚜막 한방초계국수&수제돈까스



Q. 영월에 가게를 열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10년 전에 제가 영월로 여행을 왔어요. 그런데 산이며 강이며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완전히 반해가지고 아내와 둘이서 바로 짐 싼 후 그 다음 주에 영월로 내려왔어요. 그런데 이곳과 아무런 연고가 없잖아요. 아내와 함께 어떻게 하면 동네 사람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을까 고민을 했죠. 그러다가 가게를 차리면 동네 사람들이랑 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고 마을 정보도 빨리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 거예요. 업종은 제가 국수를 참 좋아하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해야 즐거울 것 같아서 국숫집으로 정했습니다.

Q. 전국 각지에서 초계국수와 돈가스를 먹기 위해 부뚜막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정성이죠. 정성만 있으면 음식은 맛이 없을 수 없어요. 음식에 대한 정성, 즉 재료에 생명을 불어넣는 정성이야말로 우리 가게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가스를 예로 들자면, 돈가스는 절대 저절로 튀겨지지 않아요. 적당한 온도에서 제가 원하는 바삭한 식감을 가질 때까지 시선을 거두면 안 되죠. 잠깐 고개를 돌리고 딴 짓을 하면 돈가스는 타거나 모양이 변형되고 말아요. 초계국수는 아마 전국에서 저희 가게가 유일하게 ‘한방’ 초계국수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한방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얼마큼의 정성이 들어가는지는 가늠이 되실 거라 믿어요.

Q. 영월에서 어떤 가게로 남고 싶나요?

저희 가게가 지금보다 더 유명해져서 영월을 찾는 관광객들이 더 많아졌으면 해요. 그래서 영월의 관광 산업이 활기차지는 데 초석이 되는 가게로 남고 싶습니다.

부뚜막 한방초계국수&수제돈까스는?

영월의 숨은 맛집 강자로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다. 건강한 식재료로 오랜 시간을 들인 한방 초계국수는 말끔하고 시원한 육수와 담백한 닭가슴살이 일품. 돈가스 역시 허브를 곁들여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바삭함을 잃지 않아 초계국수와 함께하기 좋다.



내 손으로 만드는 세상
이음과지음 공방&서로의발견 협동조합



Q. 미싱 공방으로 알고 있는데 캔들도 제작하네요?

처음엔 동생과 함께 시작한 작은 공방이었어요. 저는 미싱, 동생은 캔들이었죠. 캔들(촛불)로 이어주고 미싱(바느질)으로 지어가는 공방이라고 해서 ‘이음과지음’이라고 가게명을 지었고요. 그러다 동생이 카페를 창업하면서 공방을 혼자 맡게 되었는데요, 자연스럽게 캔들을 접했다 보니 캔들 제작도 다루고 있습니다.

Q. 사회적 협동조합인 ‘서로의발견’도 운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공예를 하는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공예를 하는 사람들끼리 소통이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서로 소통을 하고 아이디어나 노하우를 공유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협동조합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렇게 탄생한 게 ‘서로의발견’이에요. 그러면서 저희가 멀티 공방이 되었는데요. 일층은 현재 제 공방이지만, 이층은 서로의발견 작업실로 만들어 놨어요. 앞으로 이층에서 작가님들 작품도 전시할 생각이고 수업도 진행할 계획이고요. 다양한 분야의 공예를 접할 수 있다 보니 고객분들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접근하시는 것 같아요.

Q. 영월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공방과 협동조합을 이끌어갈 계획이신가요?

지역사회에는 경력단절 여성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공방을 운영하면서 정말 손재주가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제가 작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할 테니 꾸준히 작업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하기도 해요. 실제로 그렇게 해서 지금 제 공방에 진열된 제품도 있고요. 협동조합을 만든 이유도 영월의 손재주가 좋은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서예요. 아직은 미미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이음과지음 공방&서로의발견 협동조합은?

영월 공예인들의 커뮤니티를 이끄는 공방이자 지역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미싱, 캔들, 석고 방향제, 퀄트 등 한자리에서 다양한 분야의 공예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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