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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보다 환경 친화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한다!
고성능 에너지 저장 장치, 슈퍼커패시터

Write. 이성미

더 오래, 보다 환경 친화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한다!
고성능 에너지 저장 장치, 슈퍼커패시터

Write. 이성미

작은 전자제품부터 전기자동차, 커다란 발전 장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은 전기를 이용해 움직인다. 전기 저장과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우리 일상은 흔들린다. 오늘 그리고 내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환경을 생각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가 꼭 필요하다. 친환경 슈퍼커패시터 말이다.

슈퍼커패시터(Super Capacitor)란, ‘매우 좋은’, ‘굉장한’이라는 뜻의 ‘슈퍼(Super)’와 ‘축전기’를 뜻하는 ‘커패시터(Capacitor)’의 합성어로, ‘고성능 축전기’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커패시터는 두 금속 사이의 정전기 유도 현상을 이용해 대전된 전하를 모아둔다. 이렇게 전력을 모아두었다가 필요시 방출하는 것이 커패시터의 목적이며, “얼마나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가 성능을 판가름한다. 슈퍼커패시터는 이러한 목적과 성능에 대한 요구에 부합한다. 더불어 친환경 비금속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대까지 충족하고 있다.

친환경, 장수명, 고출력 슈퍼커패시터

우리가 산업 현장, 또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커패시터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연료전지는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지만 고출력을 낼 수 없고, 리튬이온배터리는 충‧방전이 쉽지 않고 이를 반복하면 수명이 짧아진다.

폐전지 처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전자·전기 제품의 소비와 사용이 늘고, IT 모바일 기기의 교체 주기가 점점 짧아짐에 따라 폐전지 발생량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폐전지를 수거, 재활용 및 처리하는 데는 안정성과 환경 문제가 따른다. 폐전지 속 금속 물질이 대기나 토양으로 스며들 경우 인체와 환경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

반면 슈퍼커패시터는 친환경, 장수명, 고출력이라는 특장점이 있다. 직접적인 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일으키는 리튬배터리와 달리 슈퍼커패시터는 활성탄소,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 전기 전도도가 높은 탄소 기반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진 전극으로 전기를 생성하며, 전극 자체를 훼손하지 않고 물리적 흡착을 이용해 전력을 저장시킨다. 덕분에 환경친화적이며, 반영구적이다. 충‧방전 효율도 매우 우수하다. 수명이 긴 만큼 폐 커패시터 처리에 대한 부담도 적다.

슈퍼커패시터는 기기에 따라 유연하게 제작할 수 있어 활용도도 매우 높다. 따라서 전기자동차, 항공우주, 신재생 에너지 등 방대한 영역에서 에너지 저장 및 변환 장치로서 큰 역할을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극 물질, 제조 방법, 전극 구조 등 많은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환경을 두 번 살리는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저장 장치

슈퍼커패시터에 대한 국내외 관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0년 11월 발표된 특허청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슈퍼커패시터 관련 특허 출원 횟수는 연평균 122건으로, 연평균 80건이었던 2013년 이전보다 약 50%가량 늘어난 수치였다. 전 세계 슈퍼커패시터 시장 규모도 2017년 3,136백만 달러에서 2023년 1억 4,116백만 달러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의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슈퍼커패시터에 사용되는 친환경 비금속 소재에 대한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본교 기계공학과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실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 낙엽 상 그래핀-무기-하이브리드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Graphene–Inorganic-Hybrid Micro-Supercapacitors) 제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낙엽에 순간 에너지인 펨토(Femto)초 레이저 펄스를 조사해 높은 전기 전도성을 지닌 미세 전극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해당 연구는 생분해성 재료인 낙엽을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자로 사용해 폐자원의 재사용 및 에너지 선순환 시스템을 확립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6월에는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연구팀이 폐기되는 슈퍼커패시터를 고성능 슈퍼커패시터로 재생 및 전환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고, 10월에는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합심해 천연 면섬유에 저렴한 금속의 나노입자를 코팅해 고성능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풍력을 비롯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는 고속‧반복 충‧방전에 대응하는 고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슈퍼커패시터는 빠른 응답, 높은 효율, 오랜 수명 등의 특성을 살려 신재생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저장 장치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에너지를 친환경 저장 장치에 담아내는 셈이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슈퍼 히어로! 슈퍼커패시터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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