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May. Jun Vol.117
구독하기사사건건 무례한 말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부류가 있다. 어쩔 수 없이 계속 대면해야 하는 직장 동료라면 당사자가 받는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무례함은 참거나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선을 훅 넘는 사람들에게 ‘더 넘어오면 곤란하다’고 경고해줄 묘책을 찾았다.
Write. 윤진아
Reference.
<선 긋기의 기술>,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사사건건 무례한 말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부류가 있다. 어쩔 수 없이 계속 대면해야 하는 직장 동료라면 당사자가 받는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무례함은 참거나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선을 훅 넘는 사람들에게 ‘더 넘어오면 곤란하다’고 경고해줄 묘책을 찾았다.
무례는 계속된다,
멈추라고 하지 않으면
직장 내 인간관계는 구성원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업무성과까지 좌우한다.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무례하고 모욕적인 상황을 경험할수록 구성원들의 생산성·창의성 같은 역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부대끼며 사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공통과제는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고 서로 필요한 것을 얻는 것’이다. 유익한 직장생활은 무례함을 참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이는 반항이나 복수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품격’을 지키는 싸움이다.
받아들이는 상대가 기분이 나쁘다면 그것은 이미 농담이 아니다. 웃으면서 막말하는 사람에게 대응하는 법은 간단하다. 기분 나쁜 농담을 웃어넘기지 않는 것이다. “피곤해 보이네. 어제 애인이랑 있었나봐?”라는 말에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니 설명해주시죠”라고 대응하는 식이다.
무례한 사람은 자신의 말에 제지를 받아본 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어휴~ 저 친구, 저 몸으로 어떻게 저런 옷을 입고 다니지?”라는 뒷담화가 불편하다면, “당사자가 들으면 상처받겠네요.”, “지금 말씀하신 거 인터넷에 공유하면 난리 날걸요?” 식으로 문제가 되는 발언임을 상기시키자. 최대한 감정을 싣지 않고 건조하게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역지사지로 느끼게 해주면 무례한 표현이 객관적으로 보인다. “우리 동네에선 ‘또라이’가 욕이 아니라 친근한 표현이야”라며 자신의 무례를 합리화하는 상대에게 “저도 그 동네 출신인데, (당신을) ‘또라이’라고 불러도 될까요?”라고 응수하는 식이다.
무례한 발언을 되묻는 것만으로 문제적 상황을 인지시킬 수 있다. 가령 누군가 농담이라며 “얼굴이 참 이타적이야~”라고 한다면 “아, 제 얼굴이 못생겼다는 뜻이죠?”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머쓱해하며 표현을 다시 점검할 것이다. 불쾌함을 강하게 표현하면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를 얻기 쉬우므로, 상황을 이해 못한 것처럼 되묻는 것이 좋다.
핵심은 불편한 침묵을 만듦으로써 상대의 발언이 잘못됐음을 전하고, 싸늘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상대의 눈을 몇 초간 빤히 바라보자. 당신이 침묵하는 순간, 상대는 그 불편한 적막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
무례한 일을 또 당하지 않는 방법은 ‘내가 참을 수 있는 선은 여기까지’라고 확실히 선을 그어주는 것이다. “인격 비하나 욕설은 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이런 류의 얘기를 안 좋아합니다”와 같이 무례한 행동의 기준을 직설적으로 말하자.
“말을 왜 그렇게 쉽게 하지?”, “원래 이렇게 무례한 사람이었어?”라고 직접적으로 대응하자. 내가 상처받았다는 걸 정확하게 밝힘으로써, 문제의 발언이 무례한 행동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대놓고 반박하기 어려운 상대나 상황이라면, 피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계속 받아주거나 어물쩍 넘어간다면 상대는 자신의 태도가 용인된다고 생각해 더 거침없어질 수 있다. 또한, 침묵도 언어다. 야한 영상을 보내거나 이상한 말을 하면 대꾸하지 않는 게 낫다.
당연한 방법이 최상일 때가 있다. 무례한 사람과는 가능한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다. 만나는 횟수나 대화를 줄이자.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말을 들었지만 논쟁할 상황은 아닐 때, 말 섞기 싫은 상대와 거리를 두고 싶을 때, 이 말을 하면 감정 소모 없이 효과적으로 대화를 끝낼 수 있다.
대답하고 싶지도 않고, 할 필요도 없는 상황에서 유용한 말이다. “그거 돈 주고 산 넥타이는 아니겠지?”, “남편 아침밥은 챙겨주고 다니는 거야?” 같은 질문에 대꾸하고 싶지 않다면 “그 부분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자.
무례하게 굴었다는 걸 깨달았다면 즉시 사과해야 한다. 제대로 된 사과는 관계를 회복시키고 오히려 평판을 좋게 만들 수도 있다. 제대로 된 사과란 잘못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며,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포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