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VOL.130
KOSPO영남파워 주변 소상공인을 만나다
가을은 달콤함의 계절이다.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어딘가 말랑해지면서 달달한 향이 나는 것도 같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디저트와 쫀득한 베이커리가 유난히 생각나는 이유다. 여기에 입에 살살 녹는 곱창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면, 그 가을날은 더욱 완벽해질 터다.
Q. 최근에 카밋을 오픈하셨습니다. 카페를 열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베이킹과 커피 및 음료 제조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원래는 제가 인천공항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코로나19로 휴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취미에 맞는 일을 하자’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새벽부터 일어나 빵을 구워야 하지만 즐겁게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인테리어 콘셉트는 ‘초록’이에요. 제가 초록색을 좋아하거든요. 신경을 많이 썼죠.
Q. 추천하시는 디저트는 무엇이 있을까요?
펌킨파이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많은 분들께서 좋아하시는 디저트이기도 하고요. 펌킨파이는 그 이름처럼 단호박을 주재료로 한 파이이에요. 또 무화과 크림치즈케이크도 인기가 높아요. 무화과 철 때 시즌 메뉴로 만들어서 손님들께 선보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즐겨 찾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위에 올라가는 과일을 제철과일로 바꿔가는 형식으로 정식 메뉴에 올렸어요. 그리고 제가 초록색을 선호한다고 했잖아요? 초록색과 어울리는 음료를 시그니처 메뉴로 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고안해낸 게 피스타치오 크림 커피에요. 기본 라테 위에 제가 만든 피스타치오 크림이 올라가죠.
Q. 앞으로 손님들께 어떤 가게로 남았으면 하시나요?
일단 저희 카페는 야외 테라스가 있으니까요. 이 동네에서 야외 테라스가 있는 카페가 흔치 않거든요. 애견도 동반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된 점이고요. 그리고 저희 카페가 볕이 참 잘 들어요. 이 동네에서 보기 드문,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로 남았으면 합니다.
카밋(Calm_it)이란?
애견 동반 출입이 가능한 디저트 카페. 널찍한 야외 테라스가 있으며, 인근에 주차장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에그타르트, 휘낭시에 등 일반적인 디저트는 물론이거니와 바질토마토 스콘, 무화과 크림치즈케이크 등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디저트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Q. ‘가배’는 ‘커피’라는 뜻인가요?
대한제국 시절에 커피가 ‘가배’라는 이름으로 들어왔어요. 고종이 즐겨 마셨다고 하죠. 가배에서 카페명을 착안한 게 맞아요. 여기에 커피를 파는 ‘상점’이라는 뜻으로 ‘가배상점’이라고 이름을 지었고요. 하지만 저희 주력 메뉴는 커피보다는 빵이에요. 특히 소금빵이 유명한데요. 갓 구운 소금빵은 금방 솔드아웃될 정도로 인기가 좋아요.
Q. 인테리어가 복고적인 느낌이 납니다. 소품들은 하나하나 직접 구매하신 건가요?
여기가 이전에 애견카페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굉장히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벽은 페인트를 칠해 포인트를 줬고, 테이블과 의자를 구매하기 위해 인천까지 올라가서 발품을 팔았죠. 그때 정말 힘들었어요. 울산에서 인천까지 거리가 꽤 되잖아요? 가구도 카페 톤에 맞춰야 하고. 그러다 보니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의 카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요, 저희 카페가. 자연 친화적이죠. 그런 점을 좋아해주시는 손님들도 계시고요.
Q. 최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제가 퇴근을 하고 카페를 나섰는데, 가게 옆에 자전거가 있더라고요. ‘자전거가 여기 왜 있지?’ 하고 생각하고 있으니 갑자기 차 한 대가 그 앞에 서는 거예요. ‘아, 자전거 가지러 왔나 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갈 길을 가려는데 차 안의 사람이 제게 대뜸 묻더라고요. “장사 잘 돼요?”라고요. 그래서 “요즘 조금 되는 것 같아요” 하고 대답했더니 “좋겠다” 하고는 사라지는 거예요. 그게 너무 황당하고 웃겨서 기억에 남아요.
가베상점은?
쫀득하면서 짭짤한 소금빵이 유명하다. 오전 11시에 소금빵이 나오며, 금방 매진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소금빵 외에도 아침에는 샌드위치도 판매하고 있다. 모든 빵과 샌드위치는 직접 만든다. 야외 테라스에서는 애완동물 동반이 가능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Q. 곱창 가게인데 인테리어가 굉장히 카페 같습니다.
5년 전에 생식본능을 오픈했습니다. 울산에 당일 도축되는 신선한 곱창을 손님들께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가게를 열었는데요. 그런데 보통 곱창집의 인테리어는 거의 술집에 가깝잖아요? 저는 곱창의 신선함도 신선함이지만 인테리어적인 부분에서도 차별점을 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카페처럼 꾸몄고요. 메인 컬러와 자재를 직접 선택하고 설치도 제가 직접 했습니다.
Q. 5년간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어려웠던 적은 없으세요?
많이 있었죠. 생곱창을 울산 분들이 좀 낯설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죠. 그러다 조금씩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가게를 잘 유지할 수 있었고, 곱창 대란이 터지면서 저희 집 역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더라고요. 그리고 그분들이 단골이 되어서 종종 저희 가게를 방문해주셨는데, 이번엔 코로나19가 터졌습니다. 정말 힘들었어요. 이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배달을 시작했죠. 생각보다 배달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에요.
Q. 생식본능이 어떤 가게로 남길 원하세요?
손님들이 오셔서 ‘즐거운 식사 한 끼를 했다’는 만족감을 드리는 가게로 남길 원해요. 생식본능에 가면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인상만 남겨드릴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듯합니다.
생식본능이란?
당일 도축되는 신선한 생곱창과 생대창을 공수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손질해 판매한다. 초벌되어 나오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곱창과 대창이 익길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다. 현재 배달도 하고 있으며, 단독주택을 개조한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즐거운 식사 한 끼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