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Jul. Aug Vol.118
구독하기자신도 모르는 사이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번아웃은 본질적으로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육체와 정신의 붕괴 현상이다. 피로와 무력감이 지속된다면, 지금 당장 단 5분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의 마음과 대면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번아웃은 본질적으로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육체와 정신의 붕괴 현상이다. 피로와 무력감이 지속된다면, 지금 당장 단 5분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의 마음과 대면해야 한다.
체력과 정신을
모두 태워버리는
‘번아웃 증후군’
방전 직전의 배터리처럼, 많은 직장인이 하루하루 버텨내듯 살아간다. 열심히 일해도 인정받기 쉽지 않고, 사는 게 힘들기만 하다. 정작 쉬는 날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출근하려면 숨이 턱 막혀 온다. 자기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자신감에 넘쳐 즐거운 삶을 유지하던 사람이 돌연 동기를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란 말 그대로 ‘다 불타서 없어진다’는 의미로, ‘소진 증후군’ 또는 ‘연소 증후군’, ‘탈진 증후군’으로도 불린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는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몸에 사이렌을 울린다. 이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되면 서서히 고갈되며, 더 이상 스트레스에 대항하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방치하면 피로감이나 무기력증, 우울감뿐만 아니라 심혈관 기능이 망가져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당장 오늘을 살아내기가 버거운 직장인에게 마음을 돌보는 일 같은 건 사치라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면 지금 내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를 점검하고 재정비하는 일부터 선행해야 한다.
① 퇴근할 때 완전히 지쳐있다.
②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잠을 충분히 자도 피로가 지속된다.
③ 매사에 무기력하고 에너지가 떨어진 느낌이다.
④ 짜증을 내는 횟수가 늘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거나 자제력을 잃는다.
⑤ 늘 마음이 불안하고 여유가 없다.
⑥ 맡은 일을 수행하는 데 정서적으로 지쳐있다.
⑦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심적 부담과 긴장을 느낀다.
⑧ 집중력, 판단력이 저하되는 느낌이다.
⑨ 열심히 일하다가도 갑자기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어 급속도로 나약해진다.
⑩ 감기, 요통, 두통 등 각종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고 회복기간이 길어진다.
⑪ 불면증이 지속된다.
⑫ 부종이 자주 나타나고 목 주변 림프샘이 붓는다.
⑬ 두근거리고 떨리는 등 저혈당 증세가 나타난다.
⑭ 손에 땀이 많이 난다.
⑮ 앉아있거나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현기증이 난다.
⑯ 우울한 감정이 자주 생긴다.
⑰ 행복감이나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는 감정의 고갈 상태에 있다.
* 13개 이상의 항목에 해당 한다면 당신은 지금 번아웃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일에 치여 완전히 방전되지 않도록 경계를 명확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근무 시간 외엔 이메일은 꺼놓고, 필요할 땐 단호하게 거절하며, 불필요할 때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 식이다. 또한, 그 원칙을 동료들에게 분명히 고지하는 용기를 내야 한다.
부족한 시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업무 시작 전에 미리 계획을 수립하고 수시로 진척 상황을 점검해 남은 일정을 조정하는 시간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업무/공부/휴식 등으로 시간을 구분하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활동을 하는 게 좋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가족이나 동료, 지인에게 힘든 사정을 말해보자. 누군가에게 말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덜어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스트레스는 생각을 정리하지 못해 발생하기도 한다. 지나친 생각은 불길한 상상을 하게 하고, 그 상상 때문에 일어나는 고민이 두려움과 공포감을 유발해 스트레스를 키운다.
뇌과학에서 보면 쉰다는 건 ‘일을 안 한다’가 아니라 ‘쉴 때 작동하는 신경망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노는 것도 일하는 것만큼 능동적인 활동이라는 뜻이다.
감정을 풀어 써 보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세세하게 살펴보자. 글 대신 그림을 그리거나 특정 주제가 없는 낙서만 해도 그 자체로 감정을 발산하거나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에서 카페인 음료를 섭취하면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가중한다. 카페인 음료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걱정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명상 전문가와 함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호흡법부터 시작해 매일 단계별 명상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접근하기 쉽다.
비타민 B5(판토텐산)는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만든다. 마그네슘은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이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몸이 계속 활성 상태를 띠고 쉴 시간이 없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세로토닌은 평상심, 즉 잔잔한 행복감으로 차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화학물질이다. 세로토닌 신경을 활성화하려면 2,500Lux 이상의 조도가 필요한데, 햇볕을 5분만 쬐어도 충분하다. 머리가 복잡하고 일이 풀리지 않을 땐 벌떡 일어나 잠시 공원을 거닐어보자. 천천히 씹기, 걷기, 호흡, 줄넘기, 자전거 타기 등의 모든 리듬운동도 훌륭한 세로토닌 운동이다.
잠시 멈춰 서서 내가 하는 일과 그 이유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보고, 작은 일에서부터 성취감을 느껴보자. 성취해낸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하는 것도 좋다.
직장에 출근했을 때 뭔가 가슴 설레는 일, 지친 일상에 힘이 되는 활력소가 한 가지는 있어야 한다. 마음이 맞는 동료도 좋고, 취미생활을 공유할 동호회도 좋다.
음악, 미술, 문학, 연극 등 다양한 예술매체를 통해 번아웃 증후군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술 활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감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즐겨보자. 이는 메마른 정서에 활기를 주고, 내면 탐색을 통한 자기 인식과 자기 수용에 이르게 한다.
매일 다니던 길과 다른 새로운 길로 가보기, 늘 먹던 음식 대신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 시도해보기, 지금껏 즐겨 보지 않은 장르의 영화 보기 등 아주 작은 변화로도 일상이 훨씬 흥미로워지고 행복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