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Jan. Feb Vol.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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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Jan. Feb Vol.115

집콕 라이프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취미 생활, 그림 그리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오롯이 몰입하며 섬세한 붓 터치로 그림 한 점을 완성하면 어느새 절로 힐링된다. 나른한 일상을 화사하게 ‘채색’하는 미술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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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누리는 소확행 어른들의 미술 시간

Write. 정지은

집콕 라이프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취미 생활, 그림 그리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오롯이 몰입하며 섬세한 붓 터치로 그림 한 점을 완성하면 어느새 절로 힐링된다. 나른한 일상을 화사하게 ‘채색’하는 미술 시간 속으로.

한없이 투명한 매력 수채화

수채화는 가장 익숙한 그림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학교 미술 시간에 붓과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있을 것. 수채화는 물과 물감의 농도를 달리해 투명함과 불투명함의 다양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므로 회화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물을 많이 사용해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색이 번지는 점이 매력적이다. 옅은 색부터 진한 색까지 한 층씩 쌓아 올리면서 색을 표현할 수 있다. 다채로운 컬러가 종이 위에 번지듯 스며드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같은 그림이더라도 종이의 질감이나 붓의 모질에 따라 변화무쌍한 컬러 또한 흥미롭다. 번지기, 겹치기, 닦아내기 등 수채화의 기본 기법을 익히면 자유자재로 원하는 감성을 자아낼 수 있다. 섬세한 붓터치로 그림을 완성해가면서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과 몰입의 즐거움을 누려보자.

펜 한 자루로 스윽, 일상 스케치 펜 드로잉

펜을 주재료로 하는 드로잉으로 가느다란 선의 매력을 극대화시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선은 어떤 펜을 사용하는지 그리고 선을 긋는 손의 힘과 속도와 같이 미묘한 차이에 확연히 다른 매력이 나타난다. 펜은 수성펜, 중성펜, 볼펜, 유성펜, 붓펜 등 종류가 많은데, 각 펜이 지닌 굵기에 따라 선의 표현이 달라진다. 부드러운 붓펜은 감성적인 라인을 표현하기에 제격이고, 반면 날카롭고 얇은 펜은 정확하고 밀도 있는 묘사에 잘 어울린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내 손에 맞는 펜을 얇은 것, 중간 것, 두꺼운 것 세 개를 준비하자. 드로잉을 하면서 펜의 특징을 익힌 후에 사용하는 펜의 범위를 넓혀갈 것. 펜은 지울 수 없는 도구이기에 그림을 그릴 때 한없이 신중해진다. 또한 잘못 그린 선은 수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틀리면 틀린 대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펜은 휴대성도 좋아 언제 어디서나 그리기에도 좋다.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 여행 스케치, 일기 등 활용도 또한 높다.

세련된 터치와 감각적인 색감 마카 드로잉

무심한 듯 세련된 터치와 선명하고 깊이 있는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는 마카 드로잉.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감각적인 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또한 마카는 펜 형태라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으며, 몇 번의 터치만으로도 넓은 면적을 금방 채색할 수 있다. 물감에 비해 색칠과 건조가 빠르므로 여행 등 짧은 시간 안에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쓱쓱 채색할 때마다 나는 경쾌한 소리와 특유의 필기감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들을 선과 면으로 그리면서 연습하는 것이 좋다.

종이 위에 피는 한 떨기 꽃 보태니컬 아트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꽃과 식물의 모습을 관찰해 세밀하게 그리는 보태니컬 아트. 꽃잎과 이파리, 열매 등을 실물에 가까울 정도로 정밀하게 그리는 그림이라 초보자들의 경우 비교적 접근이 쉽고 사용이 간편한 색연필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종이는 표면이 매끈하고 두께가 200~270g/㎡인 종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표면 질감이 도드라지는 종이는 섬세하게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표면 질감이 부드러운 종이를 사용하자. 보태니컬 아트는 단순히 꽃을 예쁘게 그려내는 드로잉이 아니다. 식물학적 근간을 바탕으로 한 그림이기에 식물에 대한 시각을 토대로 형태, 색상, 질감 등을 이해하는 관찰 과정이 필요하다. 이 또한 다른 드로잉에서는 즐길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초보자도 부담 없이 OK! 오일파스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오일파스텔은 우리가 어릴 적 사용하는 크레파스와 같은 재료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꾸덕꾸덕한 질감이 매력이며 누구나 다루기 쉬운 도구. 서툴고 투박한 느낌의 거친 터치는 오일파스텔만이 가진 독보적인 표현법이다. 잘못 칠했더라도 그 위를 덧칠해 자연스럽게 색을 섞을 수 있기 때문에 수채화나 색연필 그림처럼 세밀하게 그리지 않아도 된다. 되레 여러 가지 색을 덧칠하고 블렌딩하면 뜻밖의 색이 연출되기도 한다. 묵직한 필기감은 물론 색깔이 손에 묻어나는 덕분에 다른 재료들보다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채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손가락의 힘 조절. 특히 그러데이션이나 블렌딩을 할 때는 힘을 잘 조절해야 한다. 두 가지 색이 만나는 경계 지점에 갈수록 손에 힘을 빼 연하게 색칠하는 것이 포인트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오롯이 몰입하며 섬세한 붓 터치로 그림 한 점을 완성하면 어느새 절로 힐링된다.

디지털 스케치북, 드로잉 애플리케이션

태블릿 PC로도 드로잉에 도전할 수 있다. 초보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드로잉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한다.

프로크리에이트

가장 유명한 드로잉 애플리케이션으로 아이패드 전용이다. 인지도가 높은 만큼 유튜브에 튜토리얼 영상이 많아 비교적 독학이 쉽다. 심플한 인터페이스와 터치 질감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브러시 목록이 장점. 특히 선을 그릴 시 자동으로 완성해주거나 도형의 색을 자동으로 채워주는 등의 자동완성 기능이 유용하다. 흔들리거나 어긋난 선을 바로잡아 주는 기능은 깔끔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도비 프레스코

어도비 프레스코를 사용하면 실제로 수채화를 그리는 듯한 느낌을 누릴 수 있다. 수채 브러시의 물양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회화성을 살리기에 좋다. 자연스러운 블렌딩 기능 또한 장점. 드라이 레이어 기능을 사용하면 건조 시간을 맘대로 설정할 수 있다. 물감을 칠한 후 젖은 상태에서 이어 채색할지, 말린 후 채색할지 선택 가능하다.

오토데스크 스케치북

초보자들이 다루기 쉬운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브러시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고, 자 기능이 있어 직선이나 곡선을 그릴 때 유용하다. 색상 추출 기능도 심플하다. 손 떨림을 방지하는 예측 스트로크 기능도 있다. 필요 시 그림을 그리면서 녹화를 할 수 있는 화면 녹화 기능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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