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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있는 풍경

‘탄소 제로’ 꿈꾸는,
사막 위 스마트시티

UAE 마스다르시티
아랍에미리트 UAE 의 수도 아부다비는 ‘오일 머니’로 부를 축적한 도시다.
아라비아 반도 동쪽, 페르시아만과 맞닿은 부유한 도시는 석유 경제 이후의 새로운 시대를 꿈꾼다.
아부다비공항과 연결된 신도시 마스다르시티를 조성해 ‘탄소 제로’ 스마트시티의 이정표를 써내려가고 있다.

글. 사진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마스다르 시티에 위치한 읜드타워


태양에너지로 움직이는 도시

중동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아부다비의 도전은 신선하다. 아부다비는 UAE 7개 토후국 중 가장 부유한 도시국가다. 세계 6위권의 석유 매장량은 도시 성장의 큰 자양분이었다. 막대한 석유와 자금을 보유한 아부다비는 에너지 대량생산을 넘어서는 거대 소비도시이기도 하다. 아부다비 정부는 석유 고갈 이후의 미래 시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마스다르시티 완공 프로젝트에 힘을 쏟고 있다.

10여 년 전, 첫 삽을 뜬 마스다르시티는 현재진행형 신도시다. 약 200억 달러를 투입했고, 6㎢의 면적에 4만 명을 거주시키는 게 목표다. 도시의 모든 시스템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것을 표방한다. 내연 기관 자동차는 도시로의 진입이 전면 금지된다.

마스다르시티의 주요 자원은 사막을 달구는 뜨거운 태양에너지다. 태양열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로 도시 내의 에너지를 공급한다. 도시 외곽에 구축된 ‘솔라타워’로 불리는 태양열발전소는 2009년 완공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다. 솔라타워는 빛을 두 번 반사해 집열 기능을 극대화 시킨다. 교통 시스템 역시 무공해를 표방한다. 도심에서는 충전을 통해 움직이는 독특한 외관의 ‘PRT’무인 궤도 자동차가 운행 중이다. 외곽에서 도심으로의 진입은 전기차만이 가능하다.

도심 온도 낮춘 건축 디자인

마스다르시티는 에너지 자립을 넘어 살기 좋은 도시를 꿈꾼다. 탄소 제로의 친환경적이면서도 쾌적한 삶터가 미래 목표다. 사막 국가의 여름 낮 기온이 50도를 웃돌아도 마스다르시티는 35도 안팎을 유지한다. 도시 건축 디자인의 독특한 비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물은 빌딩 사이가 좁고 깔때기 모양을 지녀 그늘과 바람을 만들어 내는 구조로 조성됐다.
태양에너지는 마스다르시티 운영의 주요 동력이지만 주민들은 도심 안에서는 햇살과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건물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는 도시의 온도를 조절하고 지하는 자연광이 들도록 했다.

도심 광장 한가운데는 주민들에게 바람 탑으로 불리는 ‘윈드 타워 wind tower ’가 설치돼 있다. 윈드타워는 상공의 선선한 공기를 잡아 아래로 순환시켜 지면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페르시아 사막국가의 전통 건축양식인 바람탑에 현대 기술인 통풍 패널과 물 분사장치를 결합해 시내의 평균기온을 한층 더 낮췄다. 이런 요소들은 마스다르시티의 냉방비를 절감하고 쾌적한 사막 위 도시로 완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필요한 물은 태양열을 이용해 담수화 과정을 거치며, 배출되는 쓰레기 역시 재순환 되거나 재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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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아부다비의 랜드마크인 에티하드 타워는 관광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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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윈드 타워는 선선한 공기를 아래로 순환시켜 지면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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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아부다비 마스다르시티에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친환경 교통체계가 시민의 발을 대신하고 있다.

‘오일머니’로 치장된 아부다비

마스다르시티는 아부다비와 아부다비공항을 연결하는 중간 지대에 들어서 있다. 페르시아만의 최대 부촌인 아부다비에서는 낙타가 도심을 배회하는 추억의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화려한 마천루에 슈퍼카, 명품숍이 거리를 단장하는 낯선 모습들로 채워진다. 유럽으로 향하는 환승도시라는 편견을 넘어서면 도시는 이채로운 풍광들로 베일을 벗겨낸다.

아부다비 곳곳에서는 오일머니의 진가가 드러난다.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이슬람 사원이 아부다비에 있다. 흰 대리석으로 단장한 셰이크 자이드 모스크는 4만 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수 있는 규모다. 부의 향연은 모스크 내부의 인테리어 역시 최상의 것들로 채워냈다. 높이 15m의 세계 최대 샹들리에와 최대 넓이의 수공예 카펫은 높이 80m의 메인 돔 아래 화려함을 뽐낸다. 건설 비용만 4억 9,000만 달러가 투입된 아부다비 대통령궁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대통령궁에 이름을 올렸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첫 분관 역시 아부다비에 들어서 있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소장품 외에도 외관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박물관은 야자수를 모티브로 한 돔 지붕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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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첫 분관이 아부다비에 들어섰다.

화려한 마천루 vs 사막투어

아부다비의 이국적인 풍광은 서쪽 코니시에서 강렬하다. 코니시는 휴양과 쇼핑을 대변하는 아부다비의 서쪽 해변지대다. 한때 섬이었다가 육지와 연결된 아부다비는 예전에는 어업과 진주잡이가 성행했던 포구마을이었다. 한적했던 해변가는 5개의 대형 건물이 우뚝 솟은 에티하드 타워, 7성급 팰리스호텔, 마리나몰 등 화려한 건물들이 대신하고 있다.

아부다비의 옛 시절을 묵묵히 대변하는 곳은 알마크다 요새다. 200년에서 세워진 요새는 아부다비에서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포트 자예드에 위치한 데이츠 마켓에서 대추야자를 구매하거나 전통시장인 수크를 서성거리는 것으로 추억의 아부다비를 엿볼 수도 있다. 센트럴마켓, 콰르얏 알 베리 수크 등은 현대식으로 변모했지만, 금수공예품과 양탄자 등 수려한 물건들이 즐비하다.

아부다비 여행은 반전의 연속이다. 야스섬에는 슈퍼카 페라리의 모든 것이 전시된 페라리월드 테마파크가 초고속 롤러코스터와 함께 문을 열었다. 시 외곽으로 나서면 지프차로 사막을 질주하거나 낙타를 타고 석양 속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막투어가 펼쳐진다. 변화의 흐름 위에 선 아부다비의 잔영은 그 위에 덧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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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아부다비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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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아부다비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알마하 사막 리조트

아 부 다 비 / 마 스 다 르 여 행 T I P

가는 길

아부다비 공항이 관문이다. 한국에서는 에티 하드 항공 등 직항편이 오간다. 공항에서 시내 까지는 버스카드를 충전해 이동할 수 있다. 호객 택시는 바가지가 심한 편이다.

음식, 숙소

데이츠로 불리는 대추야자를 꼭 먹어 볼 것. 양갈비 등이 별미며 아랍식 외에도 유럽, 동남아등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랜드모스크와 마리나몰 인근에 숙소들이 밀집해 있으며 항공 경유지로 이용할 경우 무료 숙박 혜택도 주어 진다.

기타 정보

아부다비는 7개의 토후국 중 가장 규모가 크다. 1958년 유전 발견 이후 급성장했다. 아부 다비의 날씨는 일교차가 심한 편이라 밤에는 긴팔 옷이 필요하다. 종교시설에 들어갈 때는 반바지나 짧은 치마는 출입이 제한된다. 환전은 호텔 외에도 쇼핑센터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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