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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전력산업의 변화 전망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의 연설 이후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널리 전파되었다.
인공지능 AI , 사물인터넷 IoT , 빅데이터, 적층기술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술혁신을 통해
현재 다양한 신기술들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전력산업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까?

에너지경제연구원 김현제(선임연구위원),
김재엽(전문연구원)

맥스 블랑쉐는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모든 사물이 정보 네트워크로 통합 됨에 따라 다섯 가지의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첫째, 미래공장에서는 수요자(고객) 와 생산자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CPS 중심의 IT 기술이 생산설비 주변에 구축되면서 수요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통제되는 제조설비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둘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인간과 로봇이 상호 의사소통을 하며 공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빅데이터의 축적 및 분석·활용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이버 보안 이슈가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가상공장과 가상제품의 활용을 통해 시제품의 사전 시뮬레이션과 검증이 한층 용이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 분야의 혁신기술 간 융합으로 생산 시스템의 유연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4차 산업혁명이 세계 각국의 전력 부문에서 어떤 구체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을까, 아울러 오늘날의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 전력 산업의 변화양상은 어떠할까.


미국 중부의 전력회사인 Exelon은 GE의 Predix 플랫폼을 도입하여 원자력, 가스, 신재생 전원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설비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도모했다. Predix 플랫 폼은 산업기기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자체 클라우드 서버에서 공유·분석하여 고객 최적화 솔루션을 도출한다. 한편 미국 뉴욕의 전력회사인 Con Edison은 ‘변전소의 자동화 및 IT화’, ‘소비자와의 소통 확대’를 통해 효율적이고 첨단화된 사업구조를 구축 중이다. 변전설비(차단기, 변압기, 한류기, 개폐기)의 복합화로 공간 효율성을 제고하고, 광섬유 기반의 데이터 통신 및 자동화 소프트웨어 도입을 통해 데이터 수집의 안정성과 신뢰성 등을 강화한 것은 Con Edison식 사업 구조 첨단화의 대표적 사례다.

독일 최대 전력회사인 E.ON과 RWE는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전환 정책에 발맞추어 사업구조 개편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E.ON은 에너지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자원의 약 1/3을 자사 에너지네트워크인 ‘E.ON Grid’에 연결하여 에너지네트워크의 활용성을 제고했다. 최근에는 그리드 시스템에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하여 전력발전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수집된 데이터를 설비 운영에 활용함으로써, 그리드 운영의 효율성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RWE는 자사의 분산 발전자원들을 전력망에 연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17년에 독일과 프랑스 합작으로 착수한 ‘Designetz 프로젝트’는 지능형 에너지 네트워크(그리드) 구축 노력의 대표적 사례다. 또한, RWE에서는 세계각 지에 ‘Innovation Hub’를 구축하여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RWE(Innogy) Innovation Hub 운영 요약>
허브 중점 혁신분야 연구내용
베를린 Machine Economy 블록체인 및 암호화 관련 기술 연구
런던 Smart & Connected AI, 건물 건축/유지관리 디지털화 기술 연구
텔아비브 Cyber Venture 사이버 보안 관련 기술 연구
실리콘벨리 Disruptive Digital 에너지 시장 민주화, 에너지 가치사슬의 개방 관련 연구
*자료: Innogy(2017), pp.26~28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가 정리
일본의 최대 전력회사인 TEPCO(도쿄전력)는 송배전망 정교화를 통한 소비자 편의 확대, 신사업 영역 확장 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TEPCO는 스마트미터 시스템을 지속해서 확대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송배전망의 효과적인 연결방안을 모색 중이다. 아울러 IoT와 빅데이터의 결합, 통합 산업플랫폼 구축, TEPCO의 송배전 플랫폼, 데이터 플랫폼, 에너지 플랫폼, 지역사회 전력 인프라 플랫폼을 연동하는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신기술의 적용을 전제로 미래 전력수요를 예측한 다양한 선행연구들이 있으나 수요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 홈, 휴머노이드 로봇, 전기자동차의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용, 운송용 전력수요는 증가 하나 스마트 빌딩과 스마트 공장의 확대로 산업용 전력수요는 감소하여 전체적인 전력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반면,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은 개선되더라도 이로 인해 에너지 소비는 더욱 증가하는 ‘리바운드 효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력수요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연구도 있다. 따라서 향후 4차 산업혁명의 효과가 반영된 장기 전력수요 전망을 목표로 정량적 후속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의 연료전환 및 폐지와 같은 공급단에서 온실가스 감축 노력만으로는 국제 협약상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소비단에서 효과적인 전력수요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들은 전력수요관리의 효율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인 에너지전환 추세를 고려했을 때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양수발전, 가스발전, 수요반응이 결합되어야만 간헐성 전원 확대에 따라 발생하는 전력계통의 불안정 현상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확대되면 분산형 전력시스템의 확산도 자연스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블록체인 거래방식’은 ‘크게 축소된 에너지 중간 거래자의 역할’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므로, 분산형 전력시스템에 적합한 4차 산업혁명 신기술로 평가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에너지 분야 적용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며, 향후 P2P 전력거래, 전기자동차 충전 및 결제, 에너지 공유, 탄소배출권 거래, 신재생에너지 인센티브 등에 블록체인 거래방식의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블록체인 거래방식에서는 에너지 사용정보가 분산원장에 기록되고 이를 누구나 확인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에너지 거래의 투명성 및 보안성 제고도 기대된다.

우리나라 전력산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특히 규제 완화, 시장제도 개편, 보안 강화 및 표준화 추진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ICT 융복합에 따른 새로운 변화에 대응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혁신이 가능한 법 제도의 개선과 규제의 유연성 확보에 힘써야 하며, 이런 측면에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방식’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에너지 중심의 현행 전력시장 제도를 예비력과 에너지를 통합하여 운영하는 한편, 현행 하루 전 day ahead 시장을 당일 15분에서 5분 단위의 시장으로 개편함으로써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보다 다양한 유연성 자원의 확보도 가능할 것이다.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 소비자 데이터의 이용 증대는 신사업을 개발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으나, 동시에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우려를 야기한다. 향후 개인정보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되 개인정보 보호를 철저히 이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처벌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표준화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의 효과적 보급 및 확산에 필수적이므로 민관의 국내 표준화 작업 추진에 더하여 국제 표준화 기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한 국제적 표준화 활동 역시 강화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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