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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너머

인천을 만나다
근대로의 시간 여행

인천개항 누리길
인천 중구에는 작은 일본과 작은 중국이 자리한다.
130여 년 전 근대화의 물결이 휘몰아칠 때 이곳은 변화의 중심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봄직한 생경한 풍경에 발걸음이 한결 설레는 인천개항누리길로 떠나본다.

글.사진 임운석(여행작가)


한국 속 중국, 차이나타운

물밀듯 밀려온 근대 문물. 조선 근대화는 걷잡을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었다. 1883년 제물포로 불리던 인천항이 개항했다. 부산·원산에 이어 세 번째 개항이다. 개항 이후 인천은 조선 근대화에 있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장점이 한몫한 것이다. 130여 년 전 개항 당시의 흔적들이 인천 중구 개항장과 차이나타운에 오롯이 남아 있다. 각국의 조계지, 최초의 근대식 공원, 은행, 호텔과 같은 근대건축물도 세워졌다. 인천에는 우리나라 최초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들이 많은데 등대, 철도, 시외전화, 화폐 등이다. 그 흔적들을 따라 걷는 길이 ‘인천개항 누리길’이다.

출발은 인천역에서다. 1899년에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의 시·종착역이다. 역 맞은편에 중국식 대문 격인 패루가 있다. 그 뒤로 중국풍의 거리가 조성된 차이나타운이 펼쳐진다. 붉게 치장한 중식당, 간식,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근대 복식을 대여하는 가게들도 눈에 띈다.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의 무대로 발을 들인 듯 가슴이 설렌다.
차이나타운은 개항 후 중국 산둥성에서 건너온 화교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조성됐다. 중국음식을 대표하는 짜장면 역시 그들의 손을 통해 만들어졌다. 짜장면의 역사와 유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 짜장면의 발상지인 옛 ‘공화춘’ 식당 건물을 리모델링한 짜장면 박물관이 그곳이다.
이곳에서 짜장면이 탄생하게 된 계기와 변천사를 살펴보고 1930년대로 재현된 공화춘의 접객실과 주방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는 중국요리 외에 딸기에 설탕을 녹여 바른 뒤굳힌 탕후루, 바삭한 식감이 일품인 공갈빵, 통팥이나 크림치 즈가 든 홍두병, 화덕에서 구운 호떡인 십리향 같은 중국 전통 주전부리도 먹어볼 만하다.

시끌벅적한 차이나타운 골목을 벗어나 자유공원으로 향하면 선린문이 나온다. 그 뒤로 초한지 벽화골목을 따라 걸어가면 차이나타운과 이어진 송월동 동화마을에 닿는다. 알록달록한 동화 속 세상을 걷는 듯한 기분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추억을 남기고 싶어 하는 연인들도 많이 찾는다.

과거 속으로 발을 딛다. 개항장 거리

응봉산(69m)엔 1888년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과 최초의 근대적 기상대인 인천기상대가 자리한다. 개항 후 응봉산 남쪽 인천항 주변은 일본 조계, 서쪽 인천역 주변은 청국 조계, 북서쪽 송월동 주변은 미국·영국·러시아· 독일 등 각국 조계로 설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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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차이나타운에는 초한지와 삼국지 벽화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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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송월동 동화마을의 익살스러운 벽화
응봉산 석정루에 오르면 인천 앞바다와 월미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과 6.25전쟁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킴으로써 전쟁영웅이 된 맥아더 장군 동상도 챙겨볼 만하다. 자유공원에서 동인천역 방향으로 내려서면 1905년 일본 공병대가 만든 홍예문, 아펜젤러 선교사가 1891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교회 중 하나인 인천 내리교회가 차례로 잇댄다. 또 자유공원에서 중구청으로 방향을 잡으면 개항기 인천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이 사교장으로 사용하던 제물포구락부를 마주한다. 중구청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일본풍 거리가 이어진다. 개항 후 상권을 장악해 가던 일본 상인들의 거침없는 세력을 보는 듯하다. 대부분 카페나 기념품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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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젊은이들 가운데 핫한 카페로 소문난 아키라
가까운 곳에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을 중심으로 왼쪽은 청, 오른쪽은 일본 조계지였다. 힘없는 나라를 사이에 두고 열강들이 땅따먹기한 듯한 모습을 지울 수 없다. 이 구역에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옛 일본 18은행 인천지점), 인천개항 박물관(옛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 중구 생활사 전시관, 대불호텔 등이 이어진다. 일러 개항장 거리다. 상점들이 즐비한 차이나타운에 비해 반듯반듯한 석조건물이 대부분이다. 대부분 개항 이후 세우진 이들 건물들은 옹색한 단층짜리 초가와 기와집이 전부였던 당시, 2층 석조로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들은 그 자체가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대부분 박물관으로 운영 중인 만큼 시간을 내서 꼭 들러볼만하다.
개항 박물관은 1883년에 건축한 르네상스풍의 석조 건물로서 개항 이후 인천의 모습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볼 수 있다.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근대 문물 가운데 우리나라 최초라 불리는 전화기, 경인선 기관차 모형, 우체통 등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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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짜장면에 관한 모든 것을 전시한 짜장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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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1888년에 영업을 시작한 대불호텔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호텔이다.
개항 박물관 옆 근대건축전시관에는 개항장 일대에 현존하는 근대건축물을 비롯해 소실된 건축물들까지 모형으로 만나볼 수 있다. 1888년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천항에 도착한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한 이 호텔은 경인선 철도가 놓이면서 경영난에 빠졌다고 한다. 경인선을 오가던 기차가 인천에서 서울까지 우마차로 반나절 이상을 달려야 했던 시간을 한 시간 남짓하게 단축했기 때문이다. 현 건물은 소실됐던 것을 복원한 것이다. 1960~70년대 인천의 의식주 생활공간을 재구성한 생활 전시관도 그냥 지나치면 아쉽다. 이발소, 의상실, 나이트클럽, 영화관 등 추억을 되새김 할만한 소재들이 많다.

대불호텔 아래에는 인천아트플랫폼이 조성돼 있다. 개항 이후부터 1930~4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을 리모델링하여 창작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생활문화센터 등으로 꾸며놓았다. 일반에게 개방되는 곳은 공연장(옛 대한통운 창고, 1948년 건축)와 인천생활문화센터(금마차다방, 1943년 건축) 등이다.

볼거리 즐길 거리 모두 옹골차다, 월미도

인천개항 누리길을 뒤로하고 월미도로 향한다.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애매한 구간이라 택시가 편리 하다. 조선시대 월미도는 한양을 지키는 군사기지였다. 개항 이후에는 열강들이 조선에 발을 들이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었으며, 6.25전쟁 때는 인천상륙작전의 첫상륙 지점이었다. 이런 군사 요충지인 까닭에 월미도는 50년 동안 군부대가 주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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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인천아트플랫폼은 1930~40년대 건물을 리모델링해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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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 월미전망대와 서해 바다의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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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자유공원에 조성된 한미수교100주년 기념탑
시민에게 개방된 것은 2001년도에 와서다. 우리에게 월미도가 놀이시설로 인식된 이유는 1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공원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갔기 때문이다.

월미도는 의외로 돌아볼 곳이 많다. 사계절 웃음 빵빵 터트리는 DJ의 입담이 일품인 놀이공원과 바다를 벗 삼아 여유롭게 거닐기 좋은 월미문화거리, 23m 높이에서 인천 시가지는 물론 서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까지 한눈에 조망하는 월미 전망대, 미주 이민 100주년을 맞아 재외 동포들이 뜻을 모아 건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이민사 박물관 등 인천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고 있다.
Travel Information 여 행 정 보
내비게이션 정보
차이나타운(인천 중구 차이나타운로59번길 12)
여행 팁
통합관람권을 이용하면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짜장면 박물관, 한중문화관(인천화교역사관), 인천개항 박물관, 중구생활사 전시관(대불호텔 전시관)을 좀 더 저렴한 가격 3,400원(어른 기준)에 관람할 수 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의 날에는 입장료가 무료다. 차이나타운에서 핫한 카페를 찾는다면 아키라(010-5803-4887)를 추천한다. 깔끔한 일본식 정원과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문의
한국관광공사 1330
인천종합관광안내소 032-832-3031
한국남부발전 신인천발전본부
사우가 추천하는 맛집
차이나타운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맛집 연경.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단품 메뉴부터 코스 메뉴까지 식사하기에도 모임 장소로도 좋다. 고기류, 냉채류 등 여러 메뉴가 있지만, 이곳의 하얀 짜장면을 먹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차이나타운로 41
전화 032-765-7888

우) 48400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금융로 40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 TEL : 070-771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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