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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 재생에너지
= 스마트 에너지

인공지능으로 달라질 재생에너지의 미래
지난해 12월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바둑대국이 펼쳐졌다. 25년 동안 반상을 호령하던 이세돌 9단이 은퇴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은퇴대국의 상대는 NHN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한돌’이었다. 바둑 팬에게 ‘반상의 승부사’로 이미 유명한 이세돌이었지만,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때는 2016년이었다.
딥마인드의 AI 알파고의 대결 때문이다.
25년 전의 그는 과연 자신이 AI로 인해 이름을 널리 알리고, AI와 함께 바둑 인생을 마무리하게 될 것을 예측했을까.
인간과 AI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 지 어느덧 4년, AI는 눈부시게 발전하며 우리 생활 깊숙하게 침투했다.

권예슬 칼럼니스트


바둑의 신() 스스로 에너지 관리하는 시스템 되다

알파고가 단순히 바둑을 위해 개발된 AI는 아니다. 이세돌과 대결한 알파고 (알파고 리)는 무려 16만 건의 인간 바둑기사의 기보 데이터를 토대로 바둑을 익혔다. 인공지능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의 전략을 짜낼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바둑을 선택한 것이다.

2017년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형격인 새로운 AI 알파고 제로(AlphaGo Zero)를 개발했다. 당시 10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딥마인드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바둑기사’라는 수식어로 알파고 제로를 소개했다. 네이처에 실린 논문의 제목은 ‘인간 지식 없이 바둑을 마스터하기(Mastering the game of Go without human knowledge)’였다. 알파고 개발 고작 2년 만에 AI가 얼마나 빠르게 발전했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알파고 리가 고성능 컴퓨터였다면 알파고 제로는 사람과 닮은 직관을 갖춘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만든 자료나 조언, 지식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알파고 제로는 단 36시간 만에 알파고 리를 넘어서는 실력을 갖췄다. 개발자인 데이비드 실버 역시 “알파고 제로가 강력해진 이유는 인간의 지식에 속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알파고는 인간과의 대결이 더이상 의미 없다는 판단 아래 바둑계를 은퇴했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대결을 펼쳤다. 이세돌 9단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과의 바둑경기를 끝으로 바둑계를 은퇴했지만, 인공지능을 대중에게 인식시키고 발전하도록 도운 인물로 평가된다. (출처: 한국기원)


딥마인드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알파고 제로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분야를 소개했는데, 대표적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에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딥마인드는 이미 2016년부터 기존 알파고 알고리즘을 자사 데이터센터 냉각장치를 관리하는데 사용했고, 이를 통해 냉각시스템 구동 비용을 40% 이상 절감했다. 데이터센터 내 수천 개의 센서에서 나온 온도, 전력량 등의 데이터를 인공신경망에 학습시키고 이후 개발된 알고리즘으로 장비의 구동, 날씨 등 120개 변수를 조정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를 관리하도록 했다. 만약 알파고 제로의 알고리즘이 이 일에 쓰인다면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아도 알고리즘만으로 스스로 구동을 관리할 수 있어 건물이나 공장의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재생에너지의 만남, 에너지 혁신 가속화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이 만났을 때 에너지 혁신이 가속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7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리스크를 AI가 해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AI와 신재생에너지가 시너지 효과를 보인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국내만 살펴봐도 AI를 융합한 재생에너지 관련 특허기술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253건이 출원됐다. 그중 2016~2017년에 출원된 것만 87건이다.

시너지의 비결은 AI가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구름, 먼지, 온도와 같은 대기 환경에 따라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 AI가 기상 환경을 분석할 수 있다면 에너지 발전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가령, 바람의 세기를 예측해 풍력 발전을 구동했을 때 가장 효율적인 시간대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최대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진은 2018년 국제학술지 ‘쥴(Joule)’에 전국 태양광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 ‘딥 솔라(Deep Sola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태양광으로 발전하는 전력이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10% 가량을 차지하는데, 설비가 분산화돼 있어 태양광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누가, 어디에서 생산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정확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딥 솔라는 고해상도 인공위성 이미지를 분석해, 태양광 설비를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머신러닝을 통해 딥 솔라가 태양광 패널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분석 결과 지붕형 태양광 설비, 태양광 농장, 태양광 발전소를 모두 합해 미국 전역에는 147만여 개의 태양광 설비가 마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추정하던 102만 개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딥 솔라(Deep Solar)는 고해상도 인공위성 이미지를 기반으로, 현재 설치된 태양광 설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림에서 색이 진한 지역일수록 더 많은 태양광 설비가 마련돼 있다는 의미다.
(출처: Stanford University)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은 유기태양전지 재료의 물성을 토대로,
태양전지로 사용됐을 때의 효율을 예측한다. (출처:Osaka University)

램 라자고팔 미국 스탠포드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국가 전체의 설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수년이 걸렸지만, 딥 솔라를 활용하면 수주 이내에 더 정확하게 파악할뿐더러 업데이트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며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최적의 태양광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효율 높일 신소재 찾는 AI

이뿐만이 아니다. AI는 지금보다 효율을 한층 높인 재생에너지용 신소재를 발견하는 일에도 쓰이고 있다.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물리화학레터스(The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에 최적의 태양전지용 소재를 찾아낼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개발된 새로운 소재들은 ‘시도의 실패’를 반복한 결과 탄생했다. 인간의 역사에서 약 110개의 원소가 발견됐는데, 이들 원소를 조합해 만들 수 있는 분자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기술은 이 경우의 수를 따져 만들고자 하는 기술에 사용될 최적의 물성을 선별해 완성됐다.
연구진은 500여 개의 과학논문에 등장한 1,200개의 소재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 AI에게 학습시켰다. AI는 이들 소재의 분자량, 화학 구조 등을 토대로 태양전지의 소재로 사용했을 때의 효율을 이론적으로 예측할수 있도록 했다. 연구를 이끈 나가사와 신지 오사카대 연구원은 “AI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순식간에 스크리닝할 수 있다.”며 “과학자들이 몇 달에 걸쳐 진행하는 작업을 단숨에 처리할 수 있어 태양광 기술의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만들 미래

맞춤형 상품 제안부터 의료 조언까지, 공상과학영화(SF)이 소재로나 여겨졌던 AI는 이제 세상 곳곳에서 활약하며 우리 생활에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살게 하겠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발전을 거듭해 온 이 똑똑한 컴퓨터는 이제 편의를 넘어 뜨거워진 지구를 식히는 일에 쓰이고 있다. 태양의 일조량에 따라 태양광 패널의 각도를 스스로 조절하고, 생산한 전력을 적재적소에 필요한 곳으로 보내기도 한다. AI로 인해 펼쳐질 ‘스마트 에너지’ 시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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