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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있는 풍경

‘신사의 도시’에서
‘친환경 도시’로

영국 런던
영국 런던에서의 배회는 흥미롭다.
붉은색 2층버스에 오르면 롤러코스터를 타듯 도시의 윤곽이 다른 눈높이로 다가선다.
번잡한 도심의 모퉁이에 울창한 숲이 공존하고, 주말마켓과 펍에서 기울이는 맥주 한 잔은 일상으로 스며든다.

글. 사진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열차, 맥주 접목된 신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를 향한 영국의 도전은 이채롭다. 태양광 시스템을 열차, 자동차에 적용한 데 이어 태양광 맥주까지 등장했다. 영국의 친환경 노력은 과거의 시련에 기반을 둔다. 석탄 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최악의 스모그를 경험한 영국은 세계최초로 기후변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친환경에너지의 상용화는 산업과 생활 곳곳에서 발견된다. 열차 선로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공급하는 사업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다. 영국 자동차 회사 벤트리는 차량 생산의 모든 전력을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버드와이저 역시 맥주 양조에 필요한 전력을 2025년까지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기로 했다.

    도심 속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세인트제임스파크

녹색시티 꿈꾸는 런던의 변신

수도 런던의 변신도 돋보인다. 스모그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로를 1~7개의 존으로 나눴으며 승용차가 도심 1 존에 들어서려면 제법 값비싼 통행료를 내야 한다. 비좁은 도시 곳곳에서 만나는 광활한 공원 역시 친환경 노력의 일환이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샐러리맨에게 자전거 구입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는 회사들도 등장했다. 현 보리스 존슨 수상은 런던 시장 당시 자전거를 타고 집무를 보고, 자전거 고가도로를 주창했던 자전거 애호가였다.

런던시는 금융 중심가에 상층부를 튤립 모양의 유리로 설계한 태양광 초고층(304m) 빌딩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이 빌딩은 첨단 외관과 오랜 건축물과의 조화를 우려한 여론 때문에 최근 진통 과정을 겪고 있다. 논란을 딛고 튤립 빌딩이 완공된다면 빅벤, 런던아이에 이어 런던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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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템즈강변에 우뚝 솟은 현대식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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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런던의 랜드마크중 한 곳인 타워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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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청춘들 사이에 인기 높은 쇼디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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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길목에서 마주치는 풍뎅이 모양 택시들

‘건물 반, 공원 반’ 도심 공원

에너지의 변신만큼이나 런던 여행의 흐름도 탈바꿈 중이다. 버킹엄 궁전, 타워브리지 등 전통적 명소에 머물던 여행은 골목 곳곳 현지인들의 삶에 밀착하는 투어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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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런던의 뉴트랜드를 이끄는 주말마켓

런던에 산재한 주말마켓을 서성이거나, 세월 묻어나는 펍에 들려 에일 맥주로 하루를 마감하는 일상들이 주목받는다. 런던에서는 번잡한 도심 모퉁이에 숙소를 마련할 일이다. 세계최초로 지하철이 개통된 도시답게 대부분의 명소는 메트로로 쉽게 연결된다. 도심 뒷골목에는 바삭한 스콘과 함께 오후의 홍차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찻집이 숨어 있다.

런던에서는 큰길을 따라 10여 분 걷다 보면 숲과 호수를 간직한 공원과 맞닥뜨린다.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을 즐긴 이방인들은 빅벤까지 연결되는 세인트제임스파크에 현혹된다. 1500년대 중반 헨리 8세가 사냥을 즐겼다는,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왕립공원은 분주한 다운타운 한가운데 울창한 숲과 함께 자리한다. 호숫가에는 물새들이 날아오르는 생경한 풍경이다. 셜록 홈즈로 유명한 베이커 스트리트의 리젠트 파크는 눈이 내리면 아득한 설국으로 변신한다. 하이드 파크, 그린 파크 등 대형공원 외에 아담한 공원이 뒤섞인 런던은 ‘건물 반 공원 반’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도시가 됐다.

새 트랜드를 이끄는 마켓들

최근 런던의 인기 높은 트랜드는 마켓투어다. 도심 곳곳에 위치한 시장들만 배회해도 하루 해가 짧다. 런던의 청춘들에게 ‘핫’한 마켓은 브릭레인 마켓이다. 런던 이스트 지역, 옛 이민자의 거리였던 브릭레인 일대는 빈티지풍 상점과 그래피티들이 골목을 채우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마켓이 서는 메인 건물은 오래전 맥주 양조장이었다. 방글라데시 마트를 둘러보거나 브릭레인의 명물인 베이글 빵 가게에 줄을 서고, 빈티지 물건들을 구입하는 일들은 이 골목을 즐기는 수순이다.

브릭레인마켓을 품은 쇼디치 지역은 젊은 아티스트들이 몰려드는 옛 서울 홍대 앞 분위기다. 쇼디치는 빅뱅의 지드래곤이 ‘삐딱하게’ 뮤직비디오를 찍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파스텔톤의 골목이 인상적인 포토벨로 마켓은 앤티크 마켓으로 영화 ‘노팅힐’과 ‘페딩턴’의 촬영지였다. 버로우마켓은 런던의 먹거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최대 푸드마켓이다.

오래된 명소와 이어진 골목길

오래된 명소와 연결된 오붓한 공간 역시 마음을 다독인다. 발레, 오페라 무대가 오르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17세기 자취를 간직한 코벤트 가든 시장이 가깝다. 거리예술가의 공연 뒤로 이어지는 닐 스트리트는 런던의 알록달록한 골목과 카페를 담은 닐스야드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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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17세기 자취를 간직한 코벤트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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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 타워브리지에서 이어지는 뒷골목길.

템즈강 동쪽의 풍경은 변화무쌍하다. 가장 오래된 런던 타워 브리지 옆에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사드(306m)가 우뚝 솟아 있다. 더 사드는 런던을 조망하는 야경명소로 소문난 곳이다. 강변 길을 걸으면 위풍당당한 개폐교인 타워브리지와 한때 왕궁이었던 런던탑 등 역사적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타워브리지 뒤편으로는 19세기 기차역을 펍과 상점으로 개조한 몰트비 골목으로 연결된다.

런던의 공공 박물관과 미술관은 대부분 무료다. 시민들의 문화적 숙성은 예술공간을 문턱 없이 넘나드는 데서 비롯된다. 매너 좋은 청년들, 고풍스러운 길을 가르는 2층버스, 굼뜬 외관의 택시, 영화 속에 나온 듯한 붉은 공중전화 박스 조차 런던을 추억하는 좋은 오브제가 된다.

영 국 런 던 여 행 T I P

가는 길

관문인 히드로공항 등에서 런던 시내까지는 지하철로 이동이 가능하다. 시내 이동 때는 오이스터 카드를 미리 구입하면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하는데 편리하다. 2층버스 타는 것을 놓치지 말 것.

음식

‘피시 앤 칩스’가 대표 음식이며, 명물인 고기 파이 가게들은 이스트 지역에 밀집돼 있다. 찻집을 방문한다면 잉글리시 머핀이나 스콘을 곁들 이면 좋다. 간판 문양마다 사연이 담긴 런던의 펍을 방문하는 것도 흥미롭다.

기타 정보

런던의 겨울 날씨는 기복이 심하다. 세인트 폴대성당은 다이애나 비의 결혼식이 열린 유서 깊은 장소다. 다양한 음악공연이 펼쳐지는 사우스뱅크 센터와 공장건물에서 미술관으로 변신한 테이트모던 등도 둘러볼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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