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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있는 풍경

휴양, 친환경 깃든
‘더딘 템포’의 거리

캐나다 밴쿠버
캐나다는 대자연에 기반을 둔 청정국가의 이미지가 강렬하다. 풍력, 조력 등 친환경 에너지의 쓰임새도 다채롭다.
캐나다 서부를 대표하는 밴쿠버 일대는 전기 버스가 도심을 오가는 여유롭고 더딘 풍경을 만들어낸다.

글. 사진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청정에너지의 다채로운 활용

캐나다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있어 세계 10위권 반열에 올랐다. 태양광, 바이오, 풍력, 조력 등 다양한 청정에너지의 활용과 의존도가 높다. 캐나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30%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의 개발 및 사용은 곳곳에서 활발하다. 수력에너지에 이어 풍력에너지가 재생에너지 생산 2위며, 노바스코샤주에서는 조력 발전기가 가동 중이다. 캐나다의 풍부한 목재 자원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생산도 진행 중이다. 동부 토론토와 퀘벡시티에서는 친환경 전차와 전기동력의 ‘e-버스’가 오간다. 몬트리올에서는 자전거와 택시를 결합한 ‘바이클 택시’를 운행 중이다.

밴쿠버 일대의 움직임도 도드라진다. 캐나다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밴쿠버 공항에서 밴쿠버시와 휘슬러로 이어지는 ‘이산화탄소 걱정 없는 교통로’를 구축했다. 밴쿠버 앞바다의 생태보존지구인 레이스 록스는 조류와 태양열로 섬 전력의 100%를 조달 중이다. 밴쿠버의 버스는 전기로 움직이는 트롤리버스가 주를 이루며 스카이 트레인 역시 전기로 가동돼 배기가스 유출을 줄이고 있다. 자전거 출퇴근이 일상적인 밴쿠버에서는 자전거를 지닌 채 열차, 버스 등 대중교통에 탑승하는 게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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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캐나다 북부 밴쿠버 현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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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바다건너 펼쳐진 밴쿠버의 마천루와 공원.

도심 속 거대한 허파, 스탠리 파크

친환경 도시인 밴쿠버의 도심은 서쪽과 동쪽 풍경이 다르다. 서쪽은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완연한 도심 공원 지대다. 스탠리 파크의 숲은 걸어서는 엄두를 못 낼 광활한 규모다. 한때 군수창고였던 공원 곳곳에서 만나는 수족관, 숲속 레스토랑, 원주민의 토템들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고 공원의 운치를 더한다. 자전거를 빌려 숲을 둘러보는 여유로운 일정이 스탠리 파크와 꽤 잘 어울린다.

다운타운 최대의 번화가인 그랜빌 스트리트와 롭슨 스트리트는 스탠리 파크의 나무만큼이나 빽빽하게 다국적 사람들로 붐빈다. 식당들의 국적 역시 제각각이고 예약 없이는 들어서기 힘든 유명 레스토랑도 골목 곳곳에 숨어 있다. 호머 스트리트 일대에는 활기 넘치는 분위기의 카페와 상점들이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다. 호머 스트리트 남단의 예일타운은 인테리어 소품 가게와 밤늦게까지 성업하는 카페나 펍 등으로 붐빈다. 예일 타운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캐나다 엑스포 행사장의 기자재 창고로 쓰이던 황량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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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밴쿠버 도심을 오가는 전기 트롤리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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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세계 각국의 레스토랑이 들어선 다운타운 풍경.

예술을 덧씌운 골목과 창고들

밴쿠버를 더욱 따사롭게 채색하는 것은 오래되고 투박한 흔적들이다. 유럽 향이 묻어나는 개스타운은 15분마다 증기를 뿜어내는 증기 시계가 명물이다. 개스타운의 유래가 초기 정착자들의 여관과 술집에서 비롯됐다는데 그런 연유에서인지 맥주 한 잔 들이켤 수 있는 선술집들이 증기 시계 주변에 빼곡하게 들어섰다. 100년 역사의 밴쿠버 미술관, 머린 빌딩 역시 도시의 세월을 묵묵히 대변한다.

창고나 공장에서 예술의 터전으로 변신한 곳들은 도시에 쉼표를 찍는다. 밴쿠버 다운타운 남단의 그랜빌 아일랜드는 마지막까지 원주민들의 삶터였던 섬이다. 소외된 섬은 철강 공장 등이 들어서며 흉물스러운 공장지대로 오랜 세월 웅크려있었다. 그 공장 터에 이곳 BC주 태생의 여류 화가 에밀리 카의 이름을 딴 예술 디자인학교가 생겼고, 최근에는 재즈 페스티벌 등 각종 공연 예술행사가 열리며 ‘핫’한 곳으로 변신했다. 섬에는 수제 맥주를 파는 양조장과 무공해 채소, 해산물이 한데 모이는 퍼블릭 마켓도 들어섰다. 그랜빌 아일랜드의 선착장에 서면 바다, 요트, 마천루가 어우러진 밴쿠버의 정경이 한눈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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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향수가 묻어나는 개스타운의 증기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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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캐필라노 강 협곡의 절벽 걷기 체험.

BC주 와인의 숨은 보고, 오카나간

외곽으로 벗어난 밴쿠버는 자연경관이 탐스럽다. 캐나다에서 가장 긴 라이언스 게이트 현수교 너머 연결되는 캐필라노 강 협곡은 아슬아슬한 다리와 절벽 걷기 체험이 독특하다. 해발 1,128m의 그라우스산은 겨울이면 스키장으로, 다른 계절에는 트레킹 코스로 사랑받는 곳이다.

산 정상에서는 눈 아래 펼쳐지는 밴쿠버와 캐나다 흑곰을 만날 수 있다. 밴쿠버 동쪽으로 연결되는 오카나간은 와인의 숨은 보고다. 포도나무 언덕 너머에는 소담스러운 와이너리들이 100여 곳이나 늘어서 있다. 캐나다 와인의 절반 이상은 오카나간의 라벨을 붙인 채 각지로 실려 나간다. 오카나간은 아이스 와인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와인페스티벌도 이 일대에서 열린다.

밴쿠버의 저녁을 탐스럽게 장식한 와인들 대부분은 오카나간 태생이다. 바다를 낀 밴쿠버에서는 해산물 요리가 곁들여진 ‘떼루아’ 가득한 와인 한 잔을 맛볼 수 있다. 밴쿠버의 문화적 감수성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밴쿠버에서는 거리 곳곳의 딱딱한 대중교통수단을 디자인 작품으로 단장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문화적 감성은 도시를 따뜻하게 바꾸려는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물들인 셈이다.


T I P B O X

교통

밴쿠버의 3대 대중교통은 버스, 시버스(seabus), 스카이트레인이다. 3가지 교통수단은 티켓 한 장만 있으면 일정 시간 동안 환승 이용이 가능하다. 공항에서 다운타운까지는 캐나다라인 전철을 이용해 수월하게 닿을 수 있다.

음식

밴쿠버에서는 해산물 요리가 인기 높다. 롭슨 스트리트 골목에 유명 해산물 요리 식당들이 있으며, 잉글리시 베이 산책로에는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에 스테이크 맛이 뛰어난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다.

기타 정보

바다를 향해 뻗은 캐나다 플레이스나 높은 전망대를 지닌 하버센터 타워 등이 밴쿠버 도심에서 두루 둘러볼 만한 곳이다. 캐나다는 환경보호를 위해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오카나간 지역 역시 와인의 대량생산보다는 오르가닉 와인을 선보이는 와이너리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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