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는 탐스러운 항구도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함께 세계적 미항의 반열에 올라 있다.
오페라하우스, 하버 브리지는 도시를 단장하는 주요 오브제들이다.
시드니 등 햇살 강렬한 호주의 도시들은 최근 태양광 발전에 신바람을 내고 있다.
글. 사진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신재생에너지 인기…태양광이 주도
호주 주택가에서 번쩍이는 지붕과 마주하는 것은 익숙하다.
호주는 주택형 태양광 보급률이 전 세계 1위로 드넓은 땅에 양질의 햇빛을 지닌 자연조건은 태양광 발전의 주효한 단초가 됐다. 정부에서는 가정용 태양광 패널, 태양광 온수 시스템 등에 보조금을 지원 중이다.
호주의 에너지 전환 속도는 발 빠르다. 202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비율을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2015년에 마련했다. 지난해 호주의 신재생에너지는 전체 발전량의 24%를 차지하며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에 대한 관심은 더욱 도드라진다. 호주의 주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총 38건 중 28건이 태양광 프로젝트다. 최신 태양광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외출 중에 스마트폰으로 태양광 에너지를 모니터링해 저장 및 판매하는 시스템도 가능해졌다.
시드니에 위치한 호주 최대 물류단지인 ‘무어뱅크’의 지붕은 국내기업이 제공한 고효율 태양광 모듈 7,500장으로 뒤덮여 있다. 이곳에서 연간 생산되는 전기에너지는 1,300여 가구에 1년간 공급할 수 있는 전력에 해당한다.
호주는 수소 에너지 개발도 적극적이다. 호주 헤이저 그룹은 하수처리장의 메탄가스를 수소와 흑연으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차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시드니 남부에서는 ‘스노우이’ SUV 등 다양한 수소차를 앞다퉈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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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서큘러 키 주변에 늘어선 시드니의 가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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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주말 록스 지구에 문을 여는 소박한 벼룩시장
옛 향수 묻어나는 록스 지구
시드니의 단상은 복잡다단하다. 화려한 건축물과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비좁은 골목은 오래된 아케이드와 낯선 펍, 그래피티가 뒤엉킨다. 골목을 벗어나며 우연히 마주하는 바다는 골목의 햇살만큼 더딘 파문을 만들어낸다.
1788년 영국의 이민자 1,500여 명과 죄수 700여 명이 신대 륙에 도착했을 때 시드니 항은 포트 잭슨이라는 낯선 포구로 불렸다. 당시 시드니 일대는 황무지였고, 바위를 깎고 길을 내면서 잭슨 포구는 거대도시의 모태가 됐다.
바닷가 록스 지구에는 200여 년 전 시드니 정착시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재현돼 있다. 새로운 호주를 상징하는 오페라하우스의 건립 당시, 옛 호주의 흔적인 록스 지구는 도시 미화 측면에서 철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다행히 주민들이 무분별한 개발에 맞섰고, 거리 곳곳을 채운 고건축물이나 그 길목에 깃든 사연들은 따사롭게 남아 이방인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록스 지구에는 호주의 주거용 건물 중 가장 오래된 ‘캐드맨의 오두막’이 자리했으며, 부두의 창고였던 캠벨 스토어하우스는 고급 레스토랑과 펍이 들어선 낭만적인 해변 명소로 변신했다. 앤디 워홀의 작품이 전시된 현대미술관, 오페라하우스의 노을을 감상하는 적소인 언덕 위 시드니 천문대도 록스 지구가 간직한 보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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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00여 년 전 시드니의 모습을 간직한 록스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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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미항' 시드니를 완성시키는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천의 얼굴’ 지닌 오페라하우스
‘미항 시드니’의 방점을 찍는 곳은 오페라하우스다. 문화적 랜드마크 한 곳이 도시의 이미지를 어떻게 채색할 수 있는 가를 오페라하우스는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버 브리지에서 조망하거나, 유람선 선상에서 스쳐지나는 오페라하우스는 그때마다 모습을 달리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야외에서 펼쳐지는 콘서트는 수박향 같은 싱그러운 추억을 선사한다. 오페라하우스는 덴마크의 건축가 요른 우츤이 1973년, 14년 만에 완공한 기념비적인 건물이다.
요른 우츤은 아내가 간식으로 마련한 오렌지 조각에서 영감을 얻어 독특한 외관의 오페라하우스를 구상했다.
바다에서 한 템포 떨어진 중심가의 모습은 들어설수록 대비가 선명하다. 고층빌딩이 치솟은 센트럴 시드니는 타운 홀, 세인트 앤드류 성당 등 오래된 건물이 함께 어우러져 도시의 깊이를 더한다. 빌딩 숲 사이로 우뚝 솟은 시드니 타워는 전망대에 오르면 세계자연유산인 블루마운틴과 남태평양이 360도로 펼쳐진다.
시계탑이 도드라진 타운홀 건너편, 퀸 빅토리아 빌딩은 비잔틴 궁을 본뜬 로마네스크 양식의 고급스러운 내·외관이 돋보인다. 퀸 빅토리아 빌딩은 1898년 건물이 설립되기 전 시장터였다. 하지만 현재는 명품숍들이 들어선 백화점으로 변신했다. 이곳은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댕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센터”라고 극찬한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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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시드니 외곽을 수놓는 탐스러운 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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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 캥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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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시드니의 휴식처인 본다이 비치 파크
공원과 해변이 빛나는 도시
- 시드니는 걷고 싶은 욕망이 숨 쉬는 도시다. 도심이 이채로운 것은 걸어서 10분, 길 하나만 지나면 거리의 윤곽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로얄 보타닉가든과 하이드 파크는 도시의 허파이자 여유로운 시드니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곳이다. 초대 총독의 채소밭이었던 로얄 보타닉가든은 한때 오페라하우스의 주차장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하늘을 가리는 하이드 파크는 호주 최초의 크리켓 게임이 열렸던 경기장이었다.
시드니의 익숙한 투어 루트는 록스 광장, 달링하버 주변을 서성거리거나 서큘러 키에서 유람선을 타고 해변을 둘러보는 동선이 주를 이뤘다. 요즘은 작은 와인 바나 펍들이 도심을 재구성하는 반전의 주역을 자처하고 있다.
숨은그림찾기처럼 개성 넘치는 펍들을 찾는 행위는 시드니 여행의 독특한 묘미가 됐다.
도심에서 승용차로 한 시간 달리면 시드니의 해변이 펼쳐진다. 본다이 비치, 맨리 비치 등 연중 사람들로 붐비는 해변과 쿠지 비치처럼 아늑한 바다로 치장된 곳이 조화를 이룬다. 시드니의 도심에서 느꼈던 문화적 감성이나 풍광은 외곽으로 향하면 색다르게 모습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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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I P B O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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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공항 입출국 시 검역작업은 꽤 까다로운 편이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할 때는 시티레일을 이용하면 중심가까지 20여 분이면 도착한다. 도심 체증이 심해 바다를 오가는 여객선과 수상택시 등도 애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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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서큘러키와 록스 지역에 전망 좋은 노천카페와 레스토랑이 다수 있다.
서큘러키 지역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주를 이루며 록스 쪽은 펍이 유명하다. 킹스크로스 일대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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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정보
하버 브리지에서는 둥근 아치 위를 걷는 체험이 유명한데 일출, 노을이 질때 걸으면 큰 감동을 선사한다. 오페라하우스는 실제 공연 외에도 분장실, 소품실 등 비밀스러운 공간을 들여다보는 백스테이지 투어가 인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