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Project 3030
Happy energy
Power UP 2020
독자참여
에너지가 있는 풍경

정열, 태양,
바람의 도시

스페인 마드리드&바르셀로나
스페인은 정열, 태양, 바람의 나라다.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로 굳건한 세월을 지켜왔으며, 지중해에 접한 바르셀로나는 동부 카탈루냐 지방의 독립의 상징이었다.
태양과 바람은 두 도시뿐 아니라 스페인 전역의 공통분모이자 미래자원이 됐다.

글. 사진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풍력발전 인기…탈탄소 가속화

스페인은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이다. 태양열발전 세계 1위, 풍력발전 세계 5위, 태양광발전 세계 10위에 올라 있다. 스페인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 발전의 3/4을 풍력과 태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인은 1985년 최초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으며, 10년 단위로 ‘국가 신재생에너지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중 풍력 발전에 대한 도약은 도드라진다. 2010년 풍력을 통해 42만kWh의 에너지 생산을 기록하며 유럽 대륙에서 풍력 에너지를 가장 많이 확보한 국가가 됐다. 2014년에는 풍력 발전이 원자력을 제치고 주요 에너지원에 등극했다. 국제표준기구가 인정하는 풍력 블레이드 시험기관을 보유한 국가는 스페인, 영국,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7개국뿐이다. 스페인에서는 블레이드 없는 풍력발전기도 개발돼 시범 운영되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2050년까지 전력 시스템을 100%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전환해 탈탄소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수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보다 90% 감소하게 된다.

01

    01마드리드 풍력발전

02

    02스페인 마드리드, 금융가

유럽의 가장 높은 수도, 마드리드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는 유럽의 수도 중 가장 높은 고도(해발 646m)의 도시다. 마드리드의 태생은 성채 도시이고, 한때 이슬람 세력의 통치를 받았다. 10세기 무렵 무어인들은 당시 수도 톨레도를 방어하기 위해 마드리드를 세웠고 초기 이름은 ‘마헤리트’였다.

국왕이 잠시 머물다 가던 도시는 1561년 펠리세 2세 때 정치, 문화적 수도로 탈바꿈했다. 고야 등 예술가들이 찾아들었고 17~18세기 화려한 스페인 건축물은 구시가를 중심으로 뻗어 나갔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마드리드 왕궁은 유럽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2,800여 개의 방은 샹들리에로 치장됐고 거장들의 그림과 보물로 채워져 있다. 왕립 미술관인 쁘라도는 마드리드 미술관 여행의 중심인 곳이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고야, 엘 그레코, 벨사스케스의 작품들이 소장돼 있다.

03

    03마드리드 산타 마리아 라 레알 데 라 알무데나 성당

04

    04마드리드 도시 풍경

도심 광장에 녹아든 축제와 만찬

소설가 헤밍웨이는 “밤을 끝장내기 전까지 아무도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라고 마드리드를 추억했다. 마드리드의 삶은 광장에서 빛난다. 마드리드의 모든 축제와 길목은 ‘뿌에르따 델 솔’로 집결한다. ‘태양의 문’을 뜻하는 작은 광장은 마드리드 구시가의 관문이자 스페인의 중심인 의미를 지녔다.

가장 넓은 대로인 ‘그랑비아’가 시작되는 지점에는 스페인 광장이 있다. 스페인의 소설가 세르반데스가 돈키호테, 산초를 그윽하게 내려다보는 동상과 돈키호테의 여인 드루네시아가 광장 한편을 지킨다. 건축가 후안 데 에레라의 설계로 조성된 마요르 광장은 화려한 프레스코화 건물이 도드라진다. 건물 1층 아케이드는 선술집들이 가득하며 투우 경기, 축제, 교수형이 이 광장에서 거행됐다. 광장 뒤편 길은 산 미구엘 시장으로 연결된다. 스페인의 별미인 따빠스(Tapas)는 이 시장에서 죄다 맛볼 수 있다.

05

    05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스카이라인

06

    06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르셀로나에 깃든 가우디의 건축

동부 카탈루냐 지방의 중심도시는 바르셀로나다. 독립을 꿈꾸는 도시에서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추억한다. 바르셀로나의 건축물에서는 가우디가 빚어낸 유연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구엘 공원은 자연에서 모티브를 빌린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들이 기이하다. 야자수를 닮은 돌기둥과 담장에 새겨진 모자이크에도 건축가의 열정이 스며들었다. 이방인들은 예술품인 벤치에 기대 지중해를 바라보며 바람을 맞는다.

파도의 굴곡이 깃든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에는 “곡선은 신의 선”이라고 제창한 가우디의 철학이 담겨 있다. 1882년 짓기 시작한 대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현재진행형이다. 가우디는 40여 년간의 생애를 대성당 건설에 바쳤고 사후에는 성당 지하에 안치됐다. 가우디가 19세기 말 20세기 초 쌓아 올린 바르셀로나의 건축물 중 다수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피카소, 미로 등 예술가의 흔적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산 파우 병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가우디의 거리로 불린다. 이방인들은 밤늦도록 노천 바에 앉아 대성당을 바라보며 가우디를 찬미한다.

바르셀로나의 건축미는 가우디 혼자만의 열정으로 완성된 것은 아니다. 스페인의 도시 중 유럽대륙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했던 바르셀로나는 제1의 상공업 도시로 성장했고, 부를 자양분 삼아 수준 높은 예술을 꽃 피웠다. 피카소, 미로 등도 이 도시에서 작품 활동을 펼친 예술가들이다. 피카소가 청년기를 보냈던 몬트카다 거리에는 14세기에 지어진 아퀼라르궁을 개조해 만든 피카소 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바르셀로나에는 개성 넘치는 건축물이 보석처럼 간직돼 있다. 몬타네르가 지은 까딸라나 음악당과 산 파우 병원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첨단 돔형의 아그바르 타워는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우뚝 섰다. 고딕지구의 700년 세월의 건물과 1840년대에 조성된 산 쥬셉 시장 역시 짙은 향수를 자극한다.

T I P B O X

교통

프랑스 남부해안에서 바르셀로나를 거쳐 마드리드까지 열차 이동이 일반적이다. ‘바이싱’이라는 자전거 렌탈 시스템은 2007년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도입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음식

스페인식 철판볶음밥인 ‘빠에야’는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따빠스’는 간단하게 곁들이는 술안주로 익숙하다. ‘메뉴 델 디아’로 불리는 오늘의 요리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점심 정식 코스를 내놓는다.

기타 정보

마드리드와 라이벌 도시 바르셀로나의 축구 대결인 ‘엘 클라시코’는 국가 최대의 축제이자 이벤트다. 500년 역사를 지닌 스페인의 투우 경기는 대도시에서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플라멩코 공연은 전통 광장에서 조우할 수 있다.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