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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션:
그린뉴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자연환경은 오히려 회복되고 있다는 뉴스가 종종 나온다.
전 세계 사람들의 이동이 줄고,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사람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한 것이다.
회복된 자연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답은 없을까.

박영경 칼럼니스트


코로나19로 에너지 수요량 줄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잠식했다. 전 세계 확진자가 점점 많아져 사실상 대도시 하나의 인구가 감염되는 시대까지 왔다. 참고로 대도시는 인구 50만 명 이상의 도시를 일컫는다. 이처럼 확진자가 많아지며 유럽의 여러 나라는 도시를 봉쇄했다.

사람의 이동 감소와 경제활동 위축은 곧 에너지 수요를 감소시켰다. 2020년 총 에너지와 최종에너지 수요는 전년 대비 각각 1.4%, 1.3% 감소할 전망이다. 매년 점점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례없는 변화다. 특히 수송부문에서 에너지는 전년 대비 5.7%가량 감소할 전망으로,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도로와 하늘길이 한산해졌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국내 역시 코로나19가 시작되자마자 에너지 사용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1월과 2월 총발전량은 96,019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가량 줄어들었다. 발전 비중이 가장 컸던 석탄 발전량은 40,799GWh에서 34,710GWh로 14.9% 하락했다.

전 세계 공기, 일시적으로 깨끗해지다

에너지 발전량이 줄자 오염됐던 자연이 일시적으로 회복됐다. 작년만 해도 늦겨울부터 늦봄까지 기승을 부렸던 미세먼지가 올해는 우리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줄었다. 코로나19로 석탄 발전량과 운송수단의 이동량이 줄면서 공기의 질이 개선된 것이다. 세계 최악의 미세먼지 국가라는 오명을 지니고 있던 인도에도 올해 초 국가 봉쇄 조치 이후, 청명한 하늘이 나타났다. 올해 3월 28일 인도 델리 지역의 공기질지수(AQI)는 45로, 공기 질이 가장 깨끗한 수준인 ‘좋음’을 기록했다. 델리의 공기 질이 ‘좋음’을 기록한 건 2019년 8월 18일이 마지막이었다.
벨기에 왕립우주항공연구소와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 이탈리아 지구관측센터 등 유럽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곳곳의 공기 질을 예년과 비교해봤다.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4월 까지 유럽 국가와 중국, 한국 등의 초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농도를 위성과 각종 지상관측 장비로 측정한 결과, 중국 북부지역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이전보다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60%까지 감소했다. 이산화질소는 적갈색의 기체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기 오염물질이다. 눈이나 코 등의 점막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폐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국뿐만 아니라 대기 질 향상은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서유럽과 미국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최소 20%에서 최대 38%까지 감소했다. 한국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서울특별시가 43%, 대구광역시가 24%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5월 12일 환경부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초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최대 2만2,000t이 감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배출량이 19.5% 정도 줄어든 수치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 ‘나쁨(농도 36μg/㎥ 이상 기준)’ 일수가 서울특별시 2일, 충청남도 9일, 전라남도 4일 등으로 감소했다.

대표적인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 농도도 크게 줄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이 2020년 4월의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2019년 평균보다 17%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지상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감소량은 36%에 달했다.

코로나19, 녹색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그린뉴딜은 코로나19가
종식 된 이후에도 환경을
지키는 유일하고, 가장
효과적인 답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경험한 깨끗한 환경은 우리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 그동안 우리의 경제활동이 지구에 미친 영향이 증명됐다. 다시 지구를 병들게 할 수 없다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그린뉴딜(Green New Deal)’이다.

그린뉴딜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확산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친환경 운송수단, 친환경 건물 등 녹색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담겨 있다.

그린뉴딜은 단지 환경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뉴딜’은 1900년대 초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시행한 정책이다. 정부 주도로 대규모 토목 공사를 진행하고, 인프라를 확충했다. 결과적으로 대공황이 초래한 실업난이 해소됐다. 뉴딜 정책이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대공황을 타개했듯이, 그린뉴딜도 환경산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산업 종사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로 인해 변수가 많은 글로벌 공급망에 의지해왔던 산업 구조에 대한 회의감이 우리나라 전반에 퍼졌다. 이는 그린뉴딜이 더 주목받는 계기로 이어졌다. 2021년엔 파리협정에 따른 신기후체제가 출범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자발적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예상치를 37%까지 줄여야 한다. 그린뉴딜은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답이다.

우리는 현재 기후비상 시대에 살고 있다. 유례없는 폭염, 기록적인 폭설, 100년 만의 홍수 등 매년 겪고 있는 이상 기후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 그린뉴딜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처럼 우리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곧 우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환경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은 일시적인 현상이다. 곧 백신이 개발되고 코로나19를 극복해내면 우리는 다시 쉼 없이 이동하고, 경제는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린뉴딜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환경을 지키는 유일하고, 가장 효과적인 답이 될 것이다.
  • 다시 지구를 병들게
    하기 싫다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그린뉴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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