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으며 전 세계가 ‘지속 가능한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인류는 탄소제로 에너지 시대를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기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글 UNIST 화학과 권태혁 교수·황은혜 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광발전 효율을 높이다
-
백금 기반 발수성 물질을 이용한 광하향변환 및 수분 차단 모식도.
-
탄소제로 에너지의 대표적인 주자로 현대인의 삶에 친숙하게 들어와 있는 태양광발전은 태양전지의 광활성층(Photoactive layer)이 태양광을 흡수했을 때 생성되는 엑시톤(Exciton)에서 전자와 정공을 분리하는 과정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저렴한 제작 단가와 더불어 25%가 넘는 높은 광발전 효율을 달성해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견할만한 효율을 보여줘 활발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으나, 자외선이나 수분에 대한 소자 내구성이 낮다는 문제가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정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 조성과 소자 구조 최적화를 통해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높이는 전략과 유리를 이용해 소자를 봉지화(Encapsulation)함으로써 주변 환경의 영향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등의 연구가 보고됐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들은 전체 제조공정을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소자 제작 비용을 크게 높일 뿐만 아니라 자외선과 수분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대한 내구성을 복합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최근 간단한 공정으로 자외선에 대한 안정성과 광발전 효율을 모두 높이는 광하향변환(Photon downshifting)* 전략이 다양한 태양전지 분야에서 제시됐다. 하지만 광하향변환만으로는 소자의 수분 안정성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는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2020년 8월 본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자외선과 수분으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광발전 효율을 높이는 1석 3조의 코팅 플랫폼을 개발해 발표했다.
* 광하향변환 특정 분자가 짧은 파장의 빛을 흡수했을 때, 물질이 흡수한 에너지가긴 파장의 빛으로 변환되어 재방출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경제성·범용성 갖춘
‘초음파 스프레이 방식’
-
개발된 소재를 코팅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향상 결과
-
연구팀은 물을 밀어내는 성질(발수성)과 광하향변환 능력을 강화한 새로운 유기금속을 개발해 ‘초음파 스프레이 방식’을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코팅막을 입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은 완성된 태양전지 표면에 손쉽게 물질을 입히는 후처리 공정으로, 제조공정을 바꾸지 않아 경제적이면서 소자 종류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어 범용성 또한 갖췄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기금속 코팅막은 페로브스카이트에 입사되는 자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바꿔준다. 자외선은 태양전지를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태양전지의 전류생산 효율이 낮은 영역인 것에 비해 가시광선은 태양전지가 전류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빛이다. 여기에 친유성 물질(플루오르화 알킬)을 도입해 유기금속 자체의 발수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태양전지의 수분 안정성을 높이고자 했다. 그 결과 한 번의 추가 공정만으로 자외선과 수분에 대한 안정성과 더불어 광발전 효율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본 연구팀은 “태양전지의 안정성과 성능 향상을 위한 다기능성 보호막을 단일물질, 단일공정을 통해 만든 것에 의의가 크다”고 설명한 바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태양전지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서도 그 가치가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
습도 환경에서 코팅 소재에 따른 소자 안정성 비교 (Pt-F: 개발된 유기금속 코팅, PMMA: 비교군 - 흡습성 물질 코팅, Ref: 코팅되지 않은 소자)
-
이처럼 탄소 제로 에너지 시대를 위해 태양에너지 활용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된다면 우리 인류는 우리의 계획보다 빨리 탄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