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충전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2018, 그리고 2019

모든 야구 선수에게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그곳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 덕분에 야구 덕후들도 울고 웃는 한 해를 보냈다. 2018년 시즌을 마무리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한 해를 돌아보고 내년 전망도 한번 살펴보자.
문화 충전 | 글 김희연 기자

류현진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류현진에게 이번 시즌은 더욱 중요했다. 지난 2013년 LA다저스와 맺은 6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었기에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시즌 초반엔 완벽한 ‘코리안 몬스터’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5월 사타구니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이탈했다. 재활을 거쳐 8월 복귀한 류현진은 올 시즌을 7승 3패 15경기 82⅓이닝 평균자책점 1.97로 마무리했다. 특히 9월에는 1.50이라는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다저스의 후반기를 이끌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가을야구에선 ‘빅게임 피처’의 위용을 과시했다. 10월 5일(한국시간)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제치고 1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타선의 화끈한 지원과 함께 5년 만에 가을야구 승리를 따냈다. 이어 10월 14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섰다. 지난 경기보다는 아쉬운 모습이었지만, 팀은 승리했다. 6차전에도 선발로 진출했지만, 3이닝 만에 조기 강판 당했고 팀은 패했다. 이후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7차전에서 승리한 다저스는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정상에 오르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와 류현진을 1~2차전 원투펀치로 발표했다.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선발 등판하는 것이다. 원정보다 홈에서 강한 류현진이기에 3차전 선발이 예상됐지만, 2차전 선발의 경우 7전4승제의 시리즈에서 두 경기를 맡을 수 있어 6차전을 의식한 감독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결국 6차전 선발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저스의 원투펀치가 무너지며 먼저 2패를 내줬고 3차전에서 겨우 승리했지만 4차전에서 또 패해 1승 3패로 몰렸다. 5차전엔 커쇼가 다시 선발로 나섰고 벼랑 끝에 몰린 다저스는 류현진을 불펜대기까지 시켰지만, 결국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을 내줬다.
미국 현지 매체들의 류현진 FA 예상은 아리송했다. 이번 정규 시즌과 가을야구에서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후 잦은 부상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건 2013시즌뿐이었기 때문에 언론은 다년 계약보다는 단발성 계약을 예상했다. 다저스가 먼저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할지도 큰 관심사였다. 퀄리파잉 오퍼는 연봉 협상을 거치지 않고 그해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하는 제도다. 퀄리파잉 오퍼를 받는 것은 특급 FA 대상자라는 것을 뜻하지만, 다년 계약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당초 현지 언론은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 봤지만, 다저스는 류현진을 잡았다. 류현진이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일 경우 1790만 달러(약 204억 원)를 받는다. 이를 거절하고 FA 시장에 나서 다년 계약을 할 팀을 찾는 방법도 있다. 메이저리그 2막을 준비하는 ‘코리안 몬스터’의 선택에 수많은 팬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신수

용두사미 시즌, 화려한 전반기 아쉬운 후반기

추신수의 전반기는 화려했다. 떨어진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레그킥 동작 적응에 열중했다. 그 덕분인지 5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부터 7월 2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까지 무려 5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5월엔 메이저리그 통산 176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마쓰이 히데키(175홈런)를 넘어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전반기 맹활약을 앞세워 7월 18일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한국인 타자로는 최초이자 박찬호와 김병현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인 올스타였다. 전반기에만 홈런 18개를 기록하며 3할 타율까지 바라보던 추신수는 올스타전 이후 급격한 침체기에 들어갔다.
올스타전 이전에는 타율 0.293, 18홈런, 출루율 0.405, OPS 0.911로 물오른 타격감을 보였지만, 올스타전 이후 타율 0.215, 3홈런, 출루율 0.329, OPS 0.645로 추락했다. 9월부터 방망이는 연일 허공을 갈랐고 타율은 1할대를 기록했다. 전반기에만 홈런 18개를 기록하며 개인 최다 홈런(22개) 경신을 기대했으나, 후반기 55경기 동안 홈런 3개만 추가하며 21홈런에 그쳤다.
시즌 막판 텍사스는 제프 베니스터 감독을 경질했다. 다음 시즌 새로운 사령탑이 이끄는 팀에서 계약 기간이 2년 남은 고액 연봉자 추신수의 입지는 오리무중이다.

오승환

한국인 최초 한·미·일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출전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은 ‘돌부처’ 오승환은 시즌 시작 전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에 합의했으나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입단이 무산됐다. 그는 결국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토론토에서 48경기 4승 3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68이라는 성적을 거둔 오승환은 지난 7월 말 콜로라도 로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포스트시즌 경쟁에 한창이던 콜로라도에서 핵심 셋업맨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적 후 25경기 2승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2.53으로 호투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콜로라도가 밀워크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3연패를 하며 짧은 포스트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오승환은 한국인 최초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선수가 됐다.
시즌을 마친 오승환은 귀국 인터뷰에서 한국 복귀 의사를 밝혔다. 지난 5년간 해외 리그에서 뛰면서 많이 지쳤고 더 늦기 전에 국내 무대에 복귀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은 지난 3월 토론토와 1+1 계약을 맺었고, 70경기 이상 등판하면 계약을 자동 연장하는 베스팅옵션을 뒀다. 콜로라도는 7월 오승환을 영입하면서 계약 내용도 이어받았다. 올 시즌 73경기에 등판했기 때문에 내년 시즌까지 계약이 연장된다. 콜로라도는 오승환 영입을 위해 유망주 셋을 토론토에 넘겼고, 2019시즌에도 오승환이 핵심 셋업맨으로 활약하길 기대하고 있다. 설령 콜로라도가 오승환을 놓아주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우선 오승환은 원정 도박 혐의로 KBO로부터 징계를 받아 72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또 삼성 구단과 임의탈퇴 신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오승환은 2005년 한국 프로 데뷔 후 올 시즌까지 통산 399세이브를 기록했다. 내년 시즌까지 활약하면 한·미·일 프로야구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명실상부한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다음 시즌 거취가 더욱더 기대되는 이유다.

최지만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

최지만은 2009년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여러 팀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올 시즌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시작했지만 6월 트레이드를 거쳐 탬파베이 레이스로 이적했다. 밀워키에서 주전 경쟁에 밀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최지만은 이적 후 49경기에 출전해 홈런 8개를 쏘아 올렸다.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현지 언론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최지만의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강정호

남느냐 떠나느냐

2016시즌을 마치고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비자 문제로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강정호는 시즌 막판 복귀에 성공했다. 4월 말 마이너리그에 복귀한 강정호는 실전 감각을 키웠고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정규시즌 마지막 세 경기에 강정호를 출전시켰다. 내년 시즌 거취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피츠버그는 다시 한번 강정호의 손을 잡았다. 2015년 맺은 4+1년 계약에서 재계약을 포기하고 바이아웃 금액만 지불한 후, FA 선수가 된 강정호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다. 강정호의 잠재력을 인정한 것이다.
2019 시즌, 강정호의 잠재력은 폭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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