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트래블
자연 따라 평화 따라 철원 생태관광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풍경과 정취가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무장지대 주변은 자연 경관은 물론 잘 보존된 생태계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어낸다. 오롯이 자연의 힘으로 만들어낸 공간 속으로 평화로운 여행을 떠나보자.
그린 트래블 | 글 김희연 기자 사진 한국관광공사, DMZ두루미평화타운, 철원군 관광문화, DMZ생태평화공원
최근 남북 관계가 호전되면서 전쟁의 아픔을 가진 땅에서 평화의 땅으로 변신 중인 비무장지대(DMZ).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태의 보고로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철원은 겨울마다 철새들이 찾는 보금자리다. 겨울이 되면 월동 준비를 위해 철원으로 날아와 가을 추수가 끝난 논과 저수지에서 평화롭고 포근한 겨울을 보낸다.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철원은 철새뿐만 아니라 다양한 야생동물에게도 포근한 안식처다. 지역 특성상 개발이 제한된 점이 야생동물들에게는 최적의 조건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런 자연 환경 덕분에 철원은 생태관광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자연과 평화를 따라 철원 생태관광을 떠나보자.
철원읍 내포리에 있는 샘통은 천연 샘물이 사계절 내내 쉬지 않고 솟아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반경 2㎞ 이내(약 40만㎡)를 천연기념물 제245호로 지정해서 철새도래지로 관리하고 있다.
가을 추수가 끝난 철원 평야는 떨어진 이삭이 풍부하고,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DMZ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민통선 이북지역 저수지에 모여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지금은 철새들의 낙원이 되었다.
철새들이 저수지에서 비상하며 이루는 군무는 탐조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내고 평야를 유유히 노니는 두루미는 고고한 선비의 자태를 음미하게 하며 무리를 지어나는 기러기와 오리류들은 낭만을 느끼게 하는 데 아쉬움이 없다. 이곳을 빛내는 주인공은 두루미(천연기념물 202호)와 재두루미(203호)다. 또 쇠기러기, 독수리,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등 다양한 수리류와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조류 110여 종이 겨울을 보내는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위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일대
산이 마치 아이스크림 녹듯 흘러내렸다 하여 아이스크림 고지라 불리는 삽슬봉은 드넓은 평야 한가운데 솟아 있는 해발 219m의 낮은 산이지만, 입지적 이점이 많아 한국전쟁 때는 양측의 치열한 쟁탈전과 포격이 극심했던 곳이다. 예전에 이 산 밑에 삽송리(揷松里 또는 森松里)라는 마을이 있어서 이 산을 삽송봉(揷松峰: 삽슬봉은 삽송봉의 구전변형체)으로 불렀고, 또 그 모양이 흡사 투구 같다 해서 투구봉으로도 불린다. 또 삽슬봉은 고려시대에 산 정상에 봉수대(烽燧臺)를 만들어 북쪽에 있는 평강의 진촌산 봉수대와 남쪽에 있는 할미산(구수봉) 봉수대를 연결했다.
위치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태봉로 1825
홈페이지 http://tour.cwg.go.kr
문의 033-450-5365
전쟁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월정리역은 서울과 원산을 잇던 경원선 철마가 잠시 쉬었다 가던 간이역이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통일을 향한 염원을 담은 팻말과 함께 전쟁 당시 월정리역에서 마지막 기적을 울렸던 객차의 앙상한 골격만 남아 있다. 멈춰 선 열차는 한국 분단 역사의 상징물이다. 전쟁이 일어나면서 파괴되었던 역사와 기타 시설물을 1988년 철원안보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복원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는 비무장지대의 남방 한계선 철책에 근접한 최북단 지점에 자리해 안보관광코스로 운영되며 매년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월정리역 옆 폐쇄되어 있던 구월정전망대를 리모델링한 두루미관은 평화와 장수의 상징인 두루미와 철새를 주제로 만든 전시관이다. 두루미관, 자연관, 철새관으로 구성되어 철새도래지 철원의 자연과 두루미, 독수리, 철새 등 다양한 조류를 살펴볼 수 있다. 박제 약 50종 90여 점이 전시되어 있어 생생함을 더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안전상 이유로 폐쇄되어 현재는 외관만 볼 수 있다.
위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두루미로 1882
홈페이지 http://tour.cwg.go.kr
문의 033-450-5559
양지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2016년 11월 개관한 DMZ두루미평화타운은 철원 두루미 서식지와 관련된 연구사업 및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지역단체, 관계 기관, 전문가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철원 두루미 서식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도모하고 있다.
두루미를 비롯해 야생동물 등 자연생태와 관련된 지식 습득을 위한 도서관과 생태교육실, 탐방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준비되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방문하기 좋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두루미를 비롯한 다양한 겨울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겨울철새 탐조투어’와 동식물 보호교육, 두루미 에코백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뚜루교실’이 진행된다.
위치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양지2길 15-21
홈페이지 http://www.cwg.go.kr/site/dmzmpt/main.do 문의 033-452-9989
소이산은 철원 평야에 우뚝 솟은 해발 362m의 낮은 산이지만, 남과 북을 모두 품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의 군사기지이자 민간인 통제구역이었고, 2010년 통제구역이 해제된 후에도 지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었다. 2012년 철원군과 육군부대가 힘을 합쳐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탐방로로 재탄생했다.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은 지뢰꽃길, 소이산 생태숲길, 봉수대 오름길 등 세 구간으로 나뉜다. 철조망을 따라 꽃이 핀 지뢰꽃길을 걷다가, 소이산 생태숲길에서 무성한 숲을 지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군 작전로였던 봉수대 오름길에 오르면 정상부에 도착한다. 예전에 군사기지가 있던 자리는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마루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또 옛 미군 기지를 그대로 보존하여 전쟁의 아픔을 보여주기도 한다. 낮은 산이지만, 철원 평야와 비무장지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은 소이산의 자랑거리다.
위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금강산로 265
홈페이지 http://tour.cwg.go.kr
문의 033-450-4201
환경부·국방부(육군 제3사단)와 철원군이 공동협약을 맺고 전쟁, 평화, 생태가 공존하는 DMZ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다. 60년 동안 민간인에게 한 번도 개방되지 않았던 미지의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탐방코스를 구성하여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제1코스 십자탑 탐방로와 제2코스 용양보 탐방로로 구성되어 있다.
제1코스인 십자탑 탐방로는 육군 제3보병사단에서 북한에 사랑과 평화가 전달되기를 기원하며 성재산 위에 설치한 십자탑을 전망시설로 활용하여 남북한의 철책과 진지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DMZ 내부의 자연환경과 한반도의 냉전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제2코스인 용양보 탐방로는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의 한가운데 위치한 곳으로, 지금은 암정교와 금강산 전철의 도로원표에서 전쟁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용양보는 DMZ 통제구역 내에 있어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호수형 습지의 자연환경을 관찰할 수 있다. 탐방은 홈페이지와 전화로 예약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