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여행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대륙을 누비다

울퉁불퉁한 비포장길 위로 오토바이 한 대가 덜덜거리며 달려간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남자 둘이 오토바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꼭 붙들고 있다. 산길을 오르다 턱에 부딪힌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며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지만 두 남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를 여행하겠다는 꿈이 가슴속에 가득했기에. 책+여행 | 글+사진 이준명 작가 인용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황매, 2004 두 의학도의 충동적인 여행 1951년 10월 어느 날. 23살 청년 에르네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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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추억, 붉은 광장을 거닐다

드넓은 광장에서 한 남자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의 이름은 윈스턴 스미스. 직장에서 알게 된 줄리아와 광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얼마 후 그녀의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바로 다가가 말을 걸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못 본 척 딴짓을 하다가 군중 속에 파묻힌 후에야 가까이 다가섰다. 얼굴을 마주 보지도 못한 채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광장 곳곳에 감시용 카메라인 텔레스크린이 감추어져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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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을 품은 이들이 사는 땅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티베트고원. 해발고도가 4,000미터를 넘나드는 불모의 땅을 두 남자가 터벅터벅 걸어간다. 네팔에서 국경을 넘어 티베트의 수도 라싸로 향하는 중이다. 한겨울의 추위를 뚫고 1,000킬로미터나 되는 먼 길을 걸어왔다. 이들은 왜 목숨을 걸고 티베트고원을 횡단했을까? 하인리히 하러(Heinrich Harrer, 1912~2006)가 쓴 『티베트에서의 7년』에서 이유를 알아보자. 책+여행 | 글+사진 이준명 작가 인용 『티베트에서의 7년』 수문출판사·1989 금단의 땅으로 도망친 전쟁 포로 하러는 산악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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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깨달은 인간의 책임

1935년 12월 29일 앙투안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1900~1944)가 조종하는 비행기가 프랑스 파리를 이륙했다. 15만 프랑의 상금이 걸린 파리-사이공 간 장거리 비행 대회에 참여한 길이었다. 정비사인 프레보가 고독한 여정에 길동무가 되어주었다. 그런데 이튿날 새벽 2시 45분 비행기가 사막의 고원에 부딪혀 추락하고 말았다. 그들에게는 고작 5시간을 버틸 물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책+여행 | 글+사진 이준명 작가 인용 『인간의 대지』(펭귄클래식코리아, 2009) 대지에 묶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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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를 걸으며 사색하는 즐거움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알프스의 산자락. 큰 키에 비쩍 마른 남자가 멀리서 걸어왔다. 나이는 마흔 살쯤 먹었을까.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다 갑자기 발길을 멈췄다.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호수에 눈길을 빼앗겨버린 것. 한동안 경치에 빠져 있더니 근처의 마을로 발길을 돌렸다. 그의 이름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 얼마 전 집을 나와 세상을 떠도는 중이었다. 책+여행 | 글+사진 이준명 작가 산골로 숨어든 유명 작가 헤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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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을 사랑한 두 남자의 사랑

여기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애원하고 있다. 제발 내 손을 잡고 교수대에서 탈출하라고. 남자의 이름은 클로드.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1802~1885)가 쓴 『파리의 노트르담』의 등장인물이다. 하지만 클로드의 행위는 세상에 드러나선 안 되는 금지된 사랑이다. 그가 금욕을 서약한 성직자이기 때문이다. 책+여행 | 글+사진 이준명 인용 『파리의 노트르담』 민음사, 2005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성당 낭만의 도시 파리를 상징하는 건축물은 무엇일까? 대부분 하늘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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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1960년 9월 한 남자가 미국 일주를 떠났다. 덥수룩한 턱수염에 날카로운 눈빛. 언뜻 성질 사나운 할배처럼 보였다. 남자의 이름은 존 스타인벡(John Ernst Steinbeck, 1902~1968). 『분노의 포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명한 작가였다. 당시 스타인벡은 58세로 노년을 바라보는 나이였다. 그런데 직접 차를 몰고 미국 일주를 하겠다며 나선 것이었다. 책+여행 | 글+사진 이준명 인용 『찰리와 함께한 여행』(궁리, 2006) 미국 일주의 동반자 찰리 스타인벡이 미국 일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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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신사를 만나러 가는 길

19세기 영국은 ‘대영제국’이란 이름으로 번영을 자랑했다. 산업혁명과 식민지 지배로 유례 없는 경제적 호황을 누렸다. 템스 강변을 따라 런던 여기저기에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들어섰다. 그 사이로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온다. 산책하듯 느린 걸음이지만 눈빛만은 날카롭게 빛난다.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남자의 이름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 글감을 찾아 런던 거리를 쏘다니는 게 그의 일과였다. 책+여행 |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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