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Project
국산풍력 100기 프로젝트, 네 번째 결실을 맺다
남부발전은 국내 최대 풍력발전 사업자다. 2004년 제주 한경풍력 1단계로 풍력발전을 시작한 이래 태백, 창죽, 평창에 이어 올해 정암풍력발전단지가 준공돼 상업운전을 시작하며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산풍력 100기 프로젝트의 4번째 사업인 정암풍력단지가 무사히 준공하기까지의 여정을 되돌아보았다.
글 편집실 사진 STUDIO 100
순수 민간자본을 투입한 친환경 풍력발전단지 탄생
오늘날 최고의 화두는 단연 신재생, 친환경 에너지다.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친환경 발전소에 정부의 강력한 방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공기업은 신성장동력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발굴하고 전개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는 험난하고 쉽지 않은 길이기에 믿을 수 있는 동반자가 있으면 큰 힘이 된다. 지난 10월 24일, 정암풍력단지가 종합 준공했다. 이는 초기 SPC 사업 단계부터 건설에 이르기까지 남부발전과 유니슨(주)이 든든한 파트너로서 힘을 모았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일원에 순수 민간자본을 투입해 조성된 정암풍력은 2.3MW 14기 등 총 32.2MW급 규모의 친환경 풍력발전단지다. 2012년 2월 공동개발사업 제안에 이어 같은 해 6월 남부발전 이사회의 지분출자 승인이 난 후 2013년 1월 SPC가 설립되었고, 이후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인허가 및 민원 해결과 금융약정 등을 체결하고 2016년 10월 착공에 들어갔고 2018년 8월 31일 종합 준공을 마무리했다. 올 3월 최초 호기를 시작으로 8월 최종 호기의 상업운전까지 안전하게 수행한 정암풍력이 준공됨에 따라 연간 2만 2,000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7만8,000MWh 전력 생산이 가능해져 연간 3만 3,000톤의 이산화탄소 절감효과를 기대하게 됐다.
108번의 난관을 극복하다
“정암풍력단지가 무사히 준공되고 나면 후련하고 기쁠 줄 알았는데 막상 건설이 끝날 시점이 되니 허무한 마음이 들더군요.” 정암풍력발전(주) 이우진 팀장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간 준비과정이 너무 길었고 정작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은 일 년 반 정도밖에 안 돼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니 그럴 법도 하다.
정암풍력은 그야말로 108번의 난관을 헤쳐 나왔다고 할 수 있다. 해발 1,250m 만항재에 위치해 연평균 초속 7m를 웃도는 우수한 풍력자원을 보유한 특징이 있는 반면, 겨울철 혹한과 폭설, 폐광 지역 지반침하 우려, 취약한 기자재 운송로, 각종 인허가 지연 등 해결해야할 숙제가 너무나 많은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19년 동안 국내외에서 유수의 풍력발전사업을 수행하며 정암풍력단지의 기자재 제작과 설치를 담당한 유니슨 풍력사업팀 석득원 부장도 이번 현장이 결코 만만치 않았지만, 도전 가치가 높은 만큼 자부심도 크다 말한다.
“정암풍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교단체 부지에 세워진 발전단지입니다. 신재생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민원인의 반발을 무시할 수가 없는데 조계종의 승인을 얻어냈고, 무엇보다 현장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지도록 정비돼 산림청과 지자체가 현장에 와서 보고 ‘정암풍력만큼만 하면 허가를 내줄 수 있겠다’고 호평을 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08가지 난관을 사업 참여사들의 협력과 지자체, 주민들의 지원으로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완수해낸 만큼 정암풍력발전 관계자들의 눈물과 땀, 자부심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진정한 의미의 국산풍력 발전단지 100기 건설
정암풍력은 유니슨과 남부발전이 처음으로 협업해 완성한 풍력발전단지다. 앞서 남부발전은 발전사 중 처음으로 국산풍력 발전단지 100기 건설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하고 국산 제품 사용에 앞장서왔다. 국내사업처 재생에너지실 신인식 차장은 국산 풍력기를 사용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어서 사업 초기엔 의견이 상충하기도 했지만, 관련 부서들의 이해와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유니슨 류지윤 대표는 요즘처럼 외산 제품들의 공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산 제품을 선택해주어 제조사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이고 큰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정암풍력이 들어선 지역이 풍력발전으로는 최고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높은 난류성 기류를 갖고 있는 지역적 특색 때문에 전력 생산 효율을 최대한 향상시키는 것 못지않게 기자재의 높은 내구성도 중요했습니다.”
유니슨은 250MW 시장에 공급한 실적이 있는 플랫폼을 적용한 2.3MW U113 모델을 정암풍력에 공급했는데, 이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발전효율을 30% 향상시켰고, 난류성 기류가 높은 지역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정암풍력의 지리적 특성상 폭설과 강추위로 인해 동절기인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공사를 진행하기 힘들었고, 폐광 지역이라 연약지반 등으로 건설과정에서 애로를 겪었습니다. 특히 동해 인근 항구에서 현장까지 이르는 기자재 운송로의 상태가 취약해 경로상에 있는 많은 교량의 보강공사를 수행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모든 교량을 보강하자니 납기 준수가 불가능하고 추가 비용 부담도 컸는데, 남부발전과 정암풍력의 협조로 삼척그린파워 물량장을 이용하는 경로로 변경, 터빈 기자재를 운반해 교량을 보강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일부 줄일 수 있었습니다.”
운송 문제로 지연된 일정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추진이 힘든 동절기에 풍력발전기 설치공사를 강행했고,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당초 계획된 준공 일정보다 2개월 단축한 8월 17일 전체 터빈을 성공적으로 상업운전하게 되었다.
유니슨 류지윤 대표는 남부발전과 함께 정암풍력 사업을 추진하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업무 진행으로 사업 전반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또 국내 풍력발전제조 사업이 더욱 발전해 산업으로 정착하려면 남부발전을 위시해 발전공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내 제조사도 더 좋은 품질과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암풍력발전단지 준공으로 남부발전은 국내 풍력발전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울러 국산풍력 트랙 레코드(Track Record) 확보로 국내 풍력 기자재사가 해외 진출의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이제 국산풍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 가운데 46기 건설을 완료한 만큼 앞으로도 남부발전의 힘찬 바람은 멈추지 않고 계속 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