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충전
아름다운 기업 얼굴, 사옥
회사의 주요 업무를 보기 위한 사무실이 있는 건물, 사옥(社屋).
사옥은 단순히 구성원들이 모여 각자 맡은 일을 하는 공간만이 아니다. 사옥은 기업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경영철학과 가치관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자 기업의 얼굴이다. 자사의 경영철학과 시스템을 올곧게 반영하며 디자인까지 아름다워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사옥 세 곳을 소개한다.
문화 충전 | 글 이은정 기자 사진 (주)넥슨코리아·(주)IK·(주)다우기술 제공
(주)넥슨코리아 ‘판교사옥’
소통과 재충전의 장
(주)넥슨코리아(대표 이정헌)는 1994년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메이플스토리, 테일즈러너 등을 히트시키며 성장한 국내 대표 IT기업이다. 2014년에 새로 마련한 넥슨코리아 판교사옥은 모던함과 실용성이 묻어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넥슨코리아만의 기업철학을 담았다고 한다.
전체 건축 디자인은 단순해 보이는 직각 형태지만 ‘꼭 필요한 곳에 집중한 공간, 나와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 최고의 게임이 탄생되는 공간’이라는 세 가지 메인 콘셉트로 구성원들이 최상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서로 소통하며 피로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협업, 토론, 연구, 친목 등으로 공간을 나눠 구성원 간 활발하게 소통하고 업무 중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함으로써 새로운 원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
사내 구성원들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과도 교류하기 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넥슨작은책방 91호점’을 비롯해, 구성원들의 미취학 자녀를 위해 최적의 보육환경과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내 어린이집 ‘도토리소풍’, 구성원 간 최고의 소통공간으로 자리 잡은 카페테리아 ‘넥슨다방’ 등에서는 넥슨코리아만의 기업철학이 잘 묻어난다. 이 밖에 구성원들을 위한 수면공간, 문화 집회시설인 ‘팝업 뮤지엄’, 구성원들의 창의공간인 ‘크리에이티브 랩’, 체력단련실 ‘레벨 업’, 건강 보건소 ‘헬스 포인트’, 수유공간인 ‘맘스 룸’ 등 다양한 복지공간이 자리해 있다. ‘경청’을 중시하는 넥슨코리아가 이 사옥을 짓기 위해 1년 동안이나 구성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설계에 반영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주)IK ‘백년사옥’
친환경가치와 도전정신의 만남
인천 서구에 있는 건설폐기물처리 전문기업인 (주)IK(회장 김상문)는 국내 최초로 건축폐기물처리시설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옥내로 끌어들여 아름다운 공원 같은 사옥을 구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넓은 잔디밭 위에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로 마감한 건물이 마치 세련된 미술관 같다. 2011년 신축한 백년사옥은 친환경가치를 구현하고 건축적인 아름다움으로도 각광받으며 IK의 새로운 도약기를 연 계기가 됐다.
백년사옥은 인접한 서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닷바람이 건물을 관통해 쉽고 빨리 지나갈 수 있도록 건축물 우측 아래쪽 일부와 지하층 다목적 플라자를 비운 것이 특징이다. 건물 정면 왼쪽의 회랑에도 좁은 바람 길을 열어 구조적인 부담을 줄이고 여름철 환기 효과를 극대화했다. 비움으로써 커다란 바람 길을 만든 것. 이 같은 디자인은 지속가능한 생태적인 솔루션을 구현한 것으로 인정받아 세계건축가협회 특별상을 수상했다. 본사 옆에 있는 공장은 내외부의 심미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생산 효율성과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고려한 경영시스템 등을 인정받아 인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림과 글, 도자기 등 예술작품이 곳곳에 놓여 있는 백년사옥의 내부는 IK의 핵심가치인 114도전정신과 학습문화를 구현하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평소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경영철학은 회장 집무실뿐만 아니라 사내 곳곳에 구성원을 위한 서재를 두고 독서경영을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공간이 114홀. 이곳에서는 인문학 강연 등 다양한 사내 학습이 이뤄진다. ‘100년 이상 가는 기업’을 지향하는 IK의 비전이 백년사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주)다우기술 ‘다우디지털스퀘어’
아름다운 자연 속 소통의 공간
1986년 첫발을 내디딘 벤처 1세대로서 30년간 국내 IT산업을 선도해온 (주)다우기술(대표 김윤덕)은 2011년 경기도 죽전에 신사옥 ‘다우디지털스퀘어’를 짓고 새로운 도약을 선포했다. 다우디지털스퀘어는 자연 속에 소통공간을 만들어 마치 숲속에 있는 성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전체 건축물을 사각형이 아니라, 중간에서 한 번 꺾인 형태로 지었는데, 이는 ‘다우의 무한비상’을 나타내는 심벌마크를 형상화해 힘차게 비상하는 날개를 결합한 모양이다.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에 업무공간과 산책로, 문화공간, 홍보관, 접견실, 원형회의실, 교육원 등을 효율적으로 배치했다. 1층 로비는 기업 구성원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로 설계했다면, 2층 문화공간은 차분한 톤으로 연출했다.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된 2층 다움아트홀은 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해 다양한 공연이 이뤄지는 문화의 장이며, 공연이 없을 때는 대규모 회의나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업무공간인 ‘C-Space’는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 외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칸막이 창가자리를 따로 뒀다.
사옥 외부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만큼이나 사옥 곳곳에 있는 조형물도 무척 아름답다. 건물 입구에 있는 물방울 모양의 조형물은 온도를 감지해 색상이 변하고 1층 로비 천장에 설치한 꽃 조형물은 프로그램에 맞춰 열리는 봉오리의 수와 속도를 제어해 개화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디지털 꽃이다. 특히 사옥 내 테라스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옥상정원,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농구장, 1층 카페테리아 ‘cafe O’ 등 곳곳에 마련한 직원 쉼터는 자연과 함께하는 열린 공간에서 자연스러운 소통을 추구하는 다우기술만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