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Project

소수력발전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

수력은 바이오매스와 함께 인류 역사에서 오랜 기간 사용된 재생에너지원으로, 19세기 후반에 발전원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05년 평안북도 운산광산의 부대시설로 설치된 수력발전소에서 처음으로 수력이 이용되었고, 1961년에는 총설비용량 426,287kW의 33.7%인 143,480kW, 총발전량 1,936,418MWh의 33.7%인 652,611MWh를 기록해 전력부문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Project Ⅰ | 글 이석호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실 전문연구원 그림 이은호

 

수력은 태양광, 풍력과 비교해 에너지밀도가 높고, 우리나라 국토의 2/3가 산지로 구성되어 있어 지형과 수문학적으로 수자원을 이용하기가 쉬워, 에너지 자립을 위해 중요한 자원이다.
수력은 일반적으로 일반수력(대수력), 소수력, 양수발전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1987년 이전까지 ‘소수력발전 개발방안’ 업무처리 지침에 따라 3,000kW 이하의 수력설비를 소수력으로 정의했다. 이후 2003년 「대체에너지개발 및 이용 · 보급 촉진법」에서 10,000kW 이하로 설비 기준을 상향 조정했고, 2005년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 이용 · 보급 촉진법」으로 개정될 때 수력의 설비용량 기준을 삭제해 소수력과 대수력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다만,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에는 수력설비의 REC 가중치를 1.0으로 적용하며 5,000kW를 초과하는 수력설비로부터 발급된 공급인증서는 거래될 수 없고 공급의무자 자체 이행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 지원정책의 관점에서는 5,000kW를 지원이 필요한 소수력으로 볼 수 있지만, 과거 법에서 구분한 기준에 따라서 일반적으로 10,000kW를 소수력으로 본다.

2016년 소수력의 설비용량과 발전량은 각각 203,431kW, 687,127MWh를 기록해 총설비용량(109,789MW)의 0.2%, 총발전량(560,985GWh)의 0.12%를 차지했다.수력에서 소수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설비용량(6,485MW)의 3.14%, 발전량(6,634MWh)의 10.4%를 차지해 설비용량 대비 발전량 비중은 높은 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소수력발전소 현황을 살펴보면 142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발전기 수는 241개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48개소에서
93,068kW를 운영하고 있고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한전 및 자회사가 20개소에서 54,547kW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35개소에서 16,979kW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타 지자체를 비롯한 민간발전사업자가 38,837kW를 운영하고 있다.
소수력발전소를 설비용량에 따라 구분했을 때, 500~1,000kW 이하의 설비용량을 보유한 사업소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81개소였다. 이들의 설비용량은 36,943kW로, 비중은 18%를 기록했다. 전체에서 가장 많은 설비용량을 기록한 규모는 1,000~5,000kW 이하의 사업소로, 사업소 수는 전체의 36%인 51개소이나 설비용량의 69%인 140,203kW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500~1,000kW 이하 위주로 개발되고 있지만, 설비 비중은 크지 않다는 것
을 확인할 수 있다.

소수력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 필요

소수력발전은 최근 활발하게 개발되어 2014~2016년 3년간 36,234kW가 신규로 증가했고 이는 전체 설비용량의 18%에 해당한다. 특히 2016년에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19,160kW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수력발전의 개발이 향후 어느 정도로 지속할지 가늠해볼 수 있는 수단으로 자원잠재량을 확인하는 것이 유용하다. 최근 잠재량 산정으로 확인한 소수력발전의 시장잠재량은 발전량으로 6,224GWh, 설비용량으로는 1,776MW이고, 이는 2016년 평균 SMP와 REC합산 가격인 163.06원/kWh보다 낮은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잠재량이다. REC 없이도 공급 가능한 경제적 잠재량(77.06원/kWh 이하)은 발전량으로 2,017GWh, 설비용량으로는 576MW가 산정되었다. 이는 댐식으로 공급할 때만을 가정한 보수적인 기준이므로, 규제가 없는 지역에서 현재 소수력 설비용량의 2.8~8.7배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시설물을 활용한 소수력 발전의 잠재량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수력발전이 가능한 잠재량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성은 소수력 개발을 결정하는 한 가지 요인이다. 소수력을 포함한 수력발전은 높은 에너지밀도나 온실가스 배출이 없음에도 수력개발로 인한 환경피해 우려 때문에 주민수용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주민수용성 부족으로 소수력은 입지 선정에 많은 제약이 발생하고, 인허가 지연에 따른 사업기간 증가는 경제성을 떨어뜨려 소수력의 장점을 감소시킨다.
또, 정부의 정책목표도 중요한 변수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서 신규 설비용량의 95% 이상을 태양광과 풍력으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수력을 포함한 소수력은 정부가 집중해 보급하는 에너지원이 아니므로 소수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책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원이어서 백업 전원이 필요하다.
만약 소수력이 대수력이나 양수발전과 같이 첨두부하에 대한 기여도가 크고 백업 전원으로 활용도가 높다면 초기 건설비 투자의 부담을 줄이는 지원책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첨두부하에 대한 기여도가 낮고 발전량이 계절과 강수량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책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소수력발전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및 투자와 같은 기초적인 노력과 더불어 국내 사업 개발과 해외 진출을 병행해야 한다. 먼저 국내 사업은 개발이 가능한 입지를 적극
적으로 발굴하되 시설물을 활용한 소수력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상수도의 수도관, 양어장 순환수,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및 공장의 공업용수 등은 계절적 변동이 덜하고 발전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용수가 필요한 시설물이다. 이들 시설물을 활용해 설비이용률(capacity factor)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수력을 설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이며, 전체 전력계통의 변동성을 줄이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경쟁력 확보와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국내에서는 소수력 개발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으나 해외에서는 소수력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16년 세계 소수력의 추정 잠재량은 217GW이며, 36%인 약 78GW가 개발된 상태다. 이는 전체 설비 용량에서 1.9%,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에서 7%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 소수력에 투자된 금액은 35억 달러 규모이
며 연간 투자액은 매년 다르지만 2004년 이후 꾸준히 연간 27억 달러 이상 투자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수력이 가장 많이 개발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소수력 개발로 아시아의 설비용량 연간 증가 규모가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외에 유럽과 남미에서도 꾸준히 소수력이 확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소수력 개발에 진출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전문가들은 국내에 적합한 수차발전시스템을 개발하고 표준화해 건설비용을 줄이고, ICT 기술을 접목한 무인자동화 운영기술 개발로 운영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수년 전부터 주장해왔다. 이제 소수력발전은 기존의 소하천을 이용한 발전 방식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국내의 기존 시설물을 활용하는 개발이나 해외 진출을 위해서 이러한 기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의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우리나라 소수력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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