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발전본부 2호기가 지난 6월 13일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이로써 세계 최초로 순환유동층 설비 2,000MW급 발전소 상용화 시대가 열렸다. 삼척발전본부 종합발전단지 준공은 열악한 현장 환경과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순환유동층 저열량탄 전소 발전소를 준공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오늘이 있기까지는 삼척발전본부 전 부서, 전 구성원의 노력과 헌신이 큰 원동력이 되었을 터. 그 가운데서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연료설비부의 ‘피, 땀, 눈물’ 스토리를 전한다. 파이팅! 발전소 | 글 편집실 사진 STUDIO100
석탄화력발전소에는 연료설비부가 있다
요즘 SNS상에서 가장 핫한 단어가 ‘아모르파티(Amor Fati)’다. 니체가 한 말이라는데, 운명은 필연적이지만 이를 긍정하고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여 사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이 잘 어울리는 이들이 바로 삼척발전본부 연료설비부 구성원들이다. 연료설비부는 전기 생산의 기본이 되는 석탄에 관한 모든 것을 관장하는 부서다. 인도네시아에서 석탄을 싣고 배가 들어오면 부두에 접안, 하역을 하고 저탄장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보일러까지 이송해주는 일을 담당하고, 여기에 필요한 석탄 설비 운영, 보수를 담당하는 것이 연료설비부의 주요 업무이다. 삼척발전본부 내에 있는 저탄장은 최대 65만 톤의 석탄을 저장할 수 있으며, 4대의 상탄기로 상탄하여 최종적으로 보일러의 Daily Coal Silo로 이송하게 된다. 삼척발전본부에서는 하루 평균 2만 4천 톤의 석탄을 보일러 4대에서 연소하고 있는데, 무려 25톤 트럭 1,000대 분량이라고 하니 그 엄청난 규모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연료설비부가 석탄 화력에만 있다 보니, 우리 회사는 하동과 삼척, 두 곳에만 연료설비부가 있죠. 석탄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작업 환경이 험하고 어려워 사실 직원들이 기피하는 부서기도 하고요. 다른 사업소에는 없는 부서다 보니 업무 시 애로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경 부장은 석탄은 화재에 취약해 화재 위험이 크고, 또 미세한 가루분이 많이 발생하는 까닭에 근무 환경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삼척발전본부에서 사용하는 석탄은 아역청탄으로, 휘발성분이 46%, 아주 미세한 분진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착화온도가 230도로 너무 낮아 폭발 위험성이 높다. 일반 발전소에서는 설계조건상 아역청탄을 사용할 수 없다. 기존 발전소에서 쓰지 않는 저열량탄을 연료로 사용하면서도 최신 초초임계압 기술을 적용해 효율이 높다는 것이 삼척발전본부의 자랑. 이 자부심을 지켜내기 위해 연료설비부는 무거운 작업복을 입고 하루에도 수십 번 저탄장을 들락거리며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석탄을 지켜내려 노력한다.
‘자연발화’하는 끈끈한 동료애
최경 부장을 비롯해 전 부서원의 휴대폰에는 분진이 잔뜩 묻은 채 ‘꾀죄죄한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있다. 탄광에 들어갔다 온 광부들의 새까만 얼굴이 바로 작업하고 나온 자신들의 얼굴이라 말하는 이들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실감한단다. 그래서 힘든 작업을 마치고도 피곤한 기색 없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웃다 보면 스트레스가 달아나버린다니 이만하면 무한 긍정의 사나이들이 아닌가 싶다.
연료설비부는 네 개의 파트로 나뉜다. 전기제어와 공무 파트를 담당하는 심재룡 차장, 연료설비부의 핵심인 저탄장부터 상탄 계통을 담당하는 김치환 차장, 석탄 하역에서 저탄장까지 석회석 취급설비를 맡고 있는 이남열 차장, 취약설비 복구를 책임지는 한용섭 차장을 중심으로 13명의 부서원이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 서로 힘을 모은다.
같은 급여를 받는다면 누구나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고 싶지, 석탄가루 마시며 업무 가중한 부서를 좋아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최경 부장은 “무림의 세계에서 내공을 쌓으려면 소림사에 가서 강한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이곳이 바로 소림사이며, 신입사원들이 여기서 3년만 수련하면 장풍은 기본”이라며 웃는다. 설비부서의 보람은 설비의 문제점을 여러 사람이 같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 정상화했을 때의 후련함과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라 말하는 연료설비부. 2017년 하반기에 계획하고 있는 보강공사만도 20건이라고 하는데, 부족한 설비를 완벽에 가깝게 정상화하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이자, 회사에 몸담고 있는 이유란다.
“우리는 소통, 협력, 창의 세 가지를 모토로 함께 움직이는 부서입니다. 특히 젊은 직원이 많은 부서임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거의 없고, 많은 일을 하면서 많이 배운다는 말을 해줘서 직원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삼척발전본부 연료설비부가 자주 외치는 구호를 끝으로 이들과의 만남을 마무리하려 한다. “석탄 좋아 콜!”
mini interview
“Wonderful 삼척본부!”
삼척발전본부 1, 2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하며 종합발전단지로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국내 최초의 초초임계압 1,000MW급 국산화 발전소이자, 대용량 CFBC발전소로서 저탄소 녹색경영과 기술혁신이 집약된 발전소 건설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구성원에게 수고 많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삼척발전본부는 남부발전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함과 동시에 해외사업의 전진기지로 거듭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설비 안정과 직원복지 향상에 주안점을 두고, 하계 전력피크에 안정적인 전력공급뿐 아니라 원가절감에 노력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명품발전소로 자리매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