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이 무서워서 에어컨을 바라보기만 한다면 무더운 여름이 더욱 더울 수밖에 없다. 가전제품 사용 요령과 전기요금 부과 원칙만 잘 알아두면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무더위와 함께 전기료에 대한 부담도 날려버리는 요령을 알아보자. 에너지 테크 | 글 손지혜 기자
에어컨과 선풍기에 먼지가 많이 끼면 냉방 효과가 떨어지므로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번, 선풍기 날개는 한 달에 한 번씩 물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똑같은 에어컨도 사용하기 나름
여름철이면 24시간 찾게 되는 에어컨은 선풍기 30대와 같은 양의 전기를 소모하지만 덥고 습한 날씨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가전제품이다. 전기료가 무서워 틀 때마다 시간을 체크하게 되는데, 희망 온도를 평소보다 2~3도가량 높게 설정하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최대 14%까지 전기를 절약할 수 있으며 에어컨을 처음 틀 때 바람의 세기를 강하게 하여 실내를 빠르게 시원하게 한 뒤 약풍으로 전환하고 선풍기를 틀어주면 효율적이다. 에어컨과 선풍기에 먼지가 많이 끼면 냉방 효과가 떨어지므로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번, 선풍기 날개는 한 달에 한 번씩 물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처음 전원을 켤 때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므로 자주 껐다 켰다 하면 전기요금이 늘어나니 유의하자. 또 가정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때 순간 전력 사용량이 높은 다리미나 진공청소기,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등을 함께 사용하면 에어컨 두 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양의 전기가 소모되므로 냉방 전력이 집중되는 시간대는 피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력량을 체크하며 현명한 에너지 소비
전기 누진제는 사용하는 만큼 내는 금액이 아니라, 전기를 많이 사용할 때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금액을 뜻한다. 예를 들어, 평소에 전기밥솥을 1시간 사용하는 가정에서 3시간을 사용하면 전기료를 3배로 내는 것이 아니라 3.5배로 내는 것으로, 전력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순차적으로 높은 단가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 전기요금 누진제가 개편돼, 누진 구간이 6단계에서 3단계로, 최고 요금과 최저 요금의 차이는 11.7배에서 3배로 조정되어 주택용 전기요금이 평균 11.6%나 인하되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염려는 덜어도 될 듯하다. 하지만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무더위와 미세먼지로 인해 창문 한 번 속 시원히 열 수 없는 날씨에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을 멈출 수 없다면 틈틈이 사용 전력을 체크하고, ARS 123번을 통해 전력사용량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 된다.
가전제품도 시원시원하게
TV부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밥솥까지. 대부분의 가전제품은 특성상 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냉방기기 자체에서 열이 발생하면 주변 온도가 상승할 뿐 아니라, 통풍이 잘되지 않아 전력소비량이 늘고 기능은 떨어진다. 대형 가전제품은 면이 마주하는 벽과 10cm, 천장과 30cm 이상 떼어서 설치하도록 하자. 세탁기는 바닥과 수평을 이루지 않으면 과부하가 걸려 전력 낭비의 원인이 되므로 사용하면서 눈여겨보고 작동 시 둔탁한 소리 등 이상 증상이 보이면 반드시 전문가를 불러 확인해야 한다.
전체 전기료를 줄이는 게 관건
에어컨을 적게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기료 자체를 줄이는 게 문제다.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힘들지만 보통 도시의 4인 가구가 냉방비를 많이 안 쓰는 봄, 가을에는 한 달에 보통 280kWh 정도 전기를 사용한다. 올해부터 가정의 전기료 누진제가 3단계로 나눠지는데 전기료의 두 번째 구간이 200kWh부터다. 여름엔 에어컨을 쓰니까 200kWh보다 적게 쓰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평소에 쓰던 전기를 줄이고, 최고 수준의 전기료로 바뀌는 400kWh까지만 에어컨을 효율적으로 돌리면, 시원하게 지내면서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전기료가 한 달에 6만 6,000원 정도 나온다.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보온 상태로 두는 전기밥솥을 끄는 것. 밥솥이 그 자체로 난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쓰지 않으면 에어컨이 식혀야 하는 열이 많이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밥솥을 하루 6시간만 보온 상태로 둬도 한 달에 20kWh 정도의 전기를 사용하게 된다. 전기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꽤 크다. 에어컨을 틀 때는 전기밥솥의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도 전기료 절약에 도움이 된다.
대기전력만 줄여도 쑥쑥 줄어드는 전기료
핸드폰 충전기,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컴퓨터, 오디오, 비데 등 플러그를 뽑지 않고 1년 내내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을 줄이기만 해도 전기요금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멀티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용하지 않는 제품의 스위치는 꺼두고,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뽑는 것을 습관화하자. 특히 전력소비량이 많은 전기 압력밥솥에 밥을 지은 후 그대로 보관하는 것은 전력 낭비의 지름길이다. 압력밥솥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며, 전기밥솥에 밥을 짓더라도 취사가 완료된 후 여유분은 그릇에 담아 냉동 보관한 뒤 필요할 때 해동하면 갓 지은 밥과 같이 된다.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컴퓨터도 모니터를 항상 꺼두고, CD-ROM 안에 CD를 넣어두거나 USB를 꽂아두면 전원을 켤 때마다 전력 소비가 크므로 사용 후에는 항상 빼놓도록 하자.